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311. Verdi, Giuseppe (베르디) [1813-1901]-죠반나 다르코 (쟌 다크)

정준극 2007. 7. 5. 11:15

주세페 베르디

 

조반나 다르코(잔 다크)


타이틀: Giovanna D'Arco (Jean d'Arc, Joan of Arc). 전3막. 독일의 문호 프리드리히 쉴러(Friedrich Schiller)의 Die Jungfrau von Orléans(오를레앙의 처녀)를 원작으로 솔레라(T. Solera)가 대본을 썼다.

초연: 1845년 밀라노 스칼라극장

주요배역: 카를로 7세(샤를르 7세, 프랑스의 왕), 자코모(돔-헤미 마을의 양치기), 조반나(자코모의 딸), 델릴(프랑스 장교), 탈보트(영국군 사령관)

베스트 아리아: Ai fidi itene tosto d'Orleans(T), Sotto una quercia[참나무 아래에서](T), Ben s'addice(S), O faridica foresta[오 앞날을 얘기해주는 숲](S)

사전지식: 베르디의 일곱 번째 오페라 작품이며 스칼라를 위해 쓴것으로는 다섯 번째가 된다. 미안한 말이지만 스칼라 공연은 실패였다. 베르디는 그로부터 30여년을 밀라노의 극장들과 연락을 하지 않고 지냈다. 베르디가 다시 스칼라와 인연을 맺은 것은 1881년의 시몬 보카네그라였다. '조반나 다르코'는 3악장 형식의 서곡으로부터 시작한다. 스토리는 역사적 사실과는 약간 차이가 난다. 카를로왕의 아리아 ‘참나무 아래에서’는 신비한 꿈을 얘기하는 것이며 조반나의 아리아 ‘오 앞날을 얘기해 주는 숲’은 천진하던 어릴때의 꿈을 회상하는 아름다운 곡으로 서로 같은 주제를 말해주고 있다.


 숲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나라를 위해 일어서는 조반나 다르코

         

에피소드: 차이코브스키도 2879년에 The Maid of Orleans(오를레앙의 처녀)이라는 타이틀의 오페라를 작곡했다. 차이코브스키의 오페라는 프리드리히 쉴러의 소설뿐만 아니라 쥘르 바비에르(Jules Barbier)의 Jeanne d'Arc(잔댜크)라는 소설을 바탕으로 했다. 베르디의 '조반나 다르코'는 위대한 내용이지만 그의 오페라 중에서 별로 공연이 되지 않는 작품이다. 대본의 취약함 때문이라고 한다.

줄거리: 잔다크에 대한 스토리는 누구나 다 아는 것이지만 다시한번 음미하는 뜻에서 오페라의 내용을 소개한다. 우리가 보통 영화에서 본 내용과는 약간 다르다. 시기는 1429년. 영국이 프랑스를 침공하였고 프랑스의 전략적 요충지 오를레앙은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여있다. 카를로(샤를르)7세 왕은 전쟁으로 피폐한 백성들을 위해 스스로 영국군에게 투항할 결심을 한다. 그러던 어느날, 카를로왕은 꿈속에서 성모마리아의 초상화를 본다. 하늘에서 왕에게 투구와 칼을 벗어 성모상의 앞에 내려놓으라는 소리가 들린다. 꿈에서 깨어난 카를로는 마을로 내려가 꿈에서 본 성모상이 어디 있느냐고 묻는다. 마을 사람들은 그 성모상이 숲속 외지고 어두운 곳에 있다고 알려준다. 마을 사람들은 그 숲 속에 악마와 마녀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아무도 가려하지 않는다고 덧 붙여 말한다. 카를로왕은 직접 가서 성모의 초상화에게 적에게 항복하려는 자기의 결심을 말하고 도움을 청하는 기도를 드리기로 작정한다. 장면은 바뀌어 숲의 어귀에 있는 성모성당 앞이다.

 

감옥에 갇힌 조반나 다르코. 라 스칼라

 

조반나(Giovanna, Jeanne)의 아버지 자코모(Giacomo)는 마음이 편치 않다. 딸 조반나가 기도하러 성당에 들어간지 며칠째이지만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자코모는 딸 조반나가 자기의 영혼을 악마에게 팔아버리지 않았을까 하고 두려워하고 있다. 마침내 조반나가 기도를 끝내고 성당에서 나온다. 조반나는 조국 프랑스가 적군의 발아래 짓밟히는 것을 걱정하여 성모에게 무기를 들고 나가 싸울수 있는 용기와 힘을 달라고 기도했다. 카를로 왕이 도착한다. 카를로는 그곳이 꿈에서 본 곳과 똑같기 때문에 놀란다. 이번에는 성당 안에서 조용히 있던 조반나가 꿈을 꾼다. 처음에는 마귀들이 나타나 조반나에게 젊음과 아름다움을 엔조이하라고 유혹한다. 마귀들이 물러가자 이번에는 천상으로부터 소리가 들린다. 무기를 주겠으니 어서 가서 프랑스를 구하라는 천사들의 합창이다. 하늘의 소리는 조반나에게 세상의 사랑을 멀리하고 마음을 순결하게 할것을 당부한다. 조반나는 성모에게 했던 기도가 응답을 받았다고 믿어 기쁨에 넘친다. 꿈에서 깨어난 조반나가 카를로 왕이 있는 것을 알아본다. 조반나는 왕에게 자기가 선봉을 서서 적군을 물리치고 승리를 가져오겠으니 함께 전쟁터로 가자고 권한다. 이상이 프롤로그이다.

 

샤를르 7세(프란체스코 멜리)와 조반나 다르코(안나 네트렙코)


제1막. 영국군은 조반나가 이끄는 프랑스군의 불같은 공격을 받아 패배하여 사기가 땅에 떨어진다. 영국군은 사령관 탈보트(Talbot)에게 후퇴하자고 주장한다. 조반나의 아버지 자코모가 전선을 찾아온다. 자코모는 카를로가 딸 조반나를 유혹했다고 믿어서 그런 부정한 딸은 조국을 위해 싸울 가치가 없으며 벌을 받아야 한다고 믿는다. 자코모는 조반나를 영국군에게 넘겨주겠다고 약속한다. 조반나는 조국을 영국의 침공으로부터 구하는 자기의 임무는 끝났다고 믿고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이다. 카를로가 조반나를 막으면서 실은 사랑하고 있다고 고백한다. 조반나는 처음에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거부하지만 어느덧 자기의 마음도 카를로에게 향하고 있는 것을 깨닫는다. 조반나는 카를로의 사랑을 받아들이며 자기도 그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한다. 순간, 조반나는 세상 사랑을 포기해야할 운명이라는 하늘의 음성이 있었음을 기억한다. 조반나는 당혹과 두려움으로 몸을 떤다. 그러나 하늘의 음성에 대하여 알지 못하는 카를로는 갑작스런 조반나의 태도변화에 당황한다. 이때 백성들이 들어와 영국군이 모두 후퇴하였으므로 이제는 카를로왕에게 대관식을 가져야 한다고 주청한다. 카를로는 이 주청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조반나에게 대관식에서 자기의 머리에 왕관을 직접 씌어 달라고 부탁한다. 카를로를 프랑스의 정식 왕으로 즉위토록 하는 것이 꿈이었던 조반나는 아무 생각도 없이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한다. 순간, 사탄을 찬양하는 악마들의 합창 소리가 들린다. 불쌍한 처녀 조반나의 순결이 무너진데 대한 승리의 찬양이다.

 

칼을 들고 전장에 나가야 하는 계시를 받은 조반나 다르코

 

제2막. 백성들이 카를로왕의 대관식을 준비하며 용감한 처녀 전사 조반나를 찬양하는 노래를 부른다. 카를로와 조반나가 나란히 생 드니 성당에 들어선다. 성당 밖에는 조반나의 아버지 자코모가 기다리고 있다. 자코모는 아직도 카를로가 순진한 조반나를 유혹했다고 믿고 하늘을 대신하여 조반나를 정죄할 작정이다. 대관식을 마친 카를로가 조반나와 함께 성당에서 나온다. 갑자기 자코모가 뛰어나와 왕과 백성들 앞에서 조반나를 부정한 여자라고 정죄하며 비난한다. 카를로가 조반나에게 변호하라고 하지만 조반나는 자기를 구하기 위한 어떠한 희망도 포기한다고 말한다. 하늘에서 천둥 번개가 친다. 마치 자코모의 비난을 확인해 주는것 같다. 두려움에 넘친 백성들은 조반나를 마녀로 믿기 시작한다. 자코모는 조반나에게 영혼을 구원할 유일한 방법은 화형장에 몸을 던지는 것뿐이라고 얘기한다. 카를로는 성나고 두려워하는 백성들로부터 조반나를 구해주지 못하여 낙담하면서도 자기의 앞날을 위해 ‘저 여자가 프랑스의 영광에 먹칠을 했다.’고하면서 조반나를 궁지로 몰아넣는다.

 

갑옷을 차려입는 조반나 다르코


제3막. 사슬에 묶여 있는 조반나는 화형의 시간만을 기다리고 있다. 조반나는 하늘의 도움을 받아 전장에 나가서 싸워 승리를 거두었던 일을 생각한다. 그러한 조반나에게 이번에는 카를로가 영국군에게 포위되어 있는 모습이 보인다. 조반나는 카를로가 위기에 처해 있음을 믿는다. 조반나는 자기를 버리지 말아 달라고 하나님께 간구한다. 조반나는 자기의 마음을 한때 사랑했던 카를로에게 잠시 동안만이라도 전해 달라고 기도한다. 그리고 자기는 영원히 순결한 마음으로 남아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감방에 몰래 들어왔던 자코모는 딸 조반나의 이 모습을 보고 자기의 잘못을 깨닫는다. 자코모는 조반나를 구출하려 하지만 조반나는 이를 거절하고 대신 자기에게 갑옷과 칼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한다. 조반나는 백마를 타고 은빛 갑옷을 번쩍이며 적군 가운데로 뛰어 들어 프랑스군을 승리로 이끌고 카를로왕을 구출한다. 곧이어 영국군이 퇴각을 하고 있는 중에 조반나가 전쟁터에서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온다. 조반나의 시신이 성으로 운반되고 있다. 갑자기 조반나가 마치 초자연적인 힘에 의한듯 눈을 뜨고 손을 뻗어 카를로의 손으로부터 프랑스의 인시그니아(프랑스왕을 상징하는 홀)를 빼앗아 이 세상의 영광으로부터 영원한 이별을 고하도록 한다. 그런후 조반나는 다시 차디찬 시신으로 돌아간다. 하늘에서는 찬란한 광채가 내려 비치고 저주 받은 자의 고통으로부터 구원에 이르는 축복의 소리가 들린다.

 

조반나 다르코의 죽음. 후회하는 자코모와 카를로. 사라소타 오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