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318. Verdi, Giuseppe (베르디) [1813-1901]-레냐노 전투

정준극 2007. 7. 5. 11:21

주세페 베르디

 

[레냐노 전투]


타이틀: La Battaglia di Legnano (The Battle of Legnano). 4막의 서정적 비극(Tragedia lirica). 대본은 요� 메리(Joseph Méry)의 소설 La bataille de Toulouse(툴루스의 전투)를 기본으로하여 살바도레 카마라노(Salvadore Cammarano)가 썼다.

초연: 1849년 로마의 아르젠티나극장

주요배역: 프레데릭 바르바로싸(신성로마제국의 황제), 코모(Como) 시장, 롤란도(밀라노의 지도자), 리다(롤란도의 부인), 아리고(베로나의 군인), 마르코발로(독일 포로), 이멜다(리다의 시녀)

베스트 아리아: Ah, Rolando[아, 롤란도](S), Quante volte come un dono(S), A frenarti o cor nel petto(S), Ah, se di Arrigo e Rolando(S), Viva Italia[이탈리아 만세](합창), La pia materna mano(T)

사전지식: 베르디의 오페라 중에는 당시 오스트리아제국에 의해 점령당한 이탈리아의 해방을 위해 국민들에게 애국심을 고취하는 내용이 상당히 담겨있다. 죽음의 기사단이 조국을 위해 서약하는 대목은 오페라 문학에서 귀중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레냐노는 밀라노 서북쪽 스위스의 알프스 자락에 있는 도시이다. 10세기 이후부터 북쪽 독일의 공격을 저지하는 밀라노 공국의 전략적 거점이 되고 있는 곳이다. 스토리는 1176년 레냐노 들판에서 있었던 신성 로마 제국의 프레데릭1세와 밀라노공국을 주축으로 한 이른바 롬바르디 연맹간의 역사적인 전투를 다루고 있다. 당시 롬바르디 연맹은 북부 이탈리아의 상당 지역을 점령하고 있었던 독일왕이며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인 프레데릭1세(Frederick Barbarossa: 붉은 수염의 프레데릭)를 이탈리아에서 몰아내기 위해 힘겨운 저항을 하고 있었다. 프레데릭황제가 이탈리아 북부를 공격하여 점령한 것은 롬바르디 연맹국들이 로마 교황에게만 충성하고 신성로마제국에게는 충성을 맹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베르디가 12세기의 사건을 주제로하여 이 오페라를 작곡할 때에는 이탈리아의 북부가 오스트리아의 점령 아래 있었다. 이탈리아 국민들은 베르디가 이 오페라를 작곡한 의도를 알고 환호하였다. 특히 제1막의 시작과 함께 병사들이 부르는 ‘비바 이탈리아!’는 국민들의 애국심을 저절로 고취시키는 감격적인 합창으로 나부코의 ‘히브리노예들의 합창’과 함께 이탈리아의 비공식 국가처럼 사랑받는 곡이 되었다. 베르디가 이 오페라를 처음 내 놓을 당시에는 열화와 같은 환호를 받았으나 그 이후 이탈리아가 통일을 이룩하자 자연히 관심이 적게 되었다. 그러나 서곡은 아직도 콘서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에피소드: '레냐노 전투'도 베르디가 이탈리아 통일운동을 염원하여 내놓은 작품이다. 이 오페라에는 몇가지 특징이 있다. 제4막에서의 기도 장면은 대단히 스펙터클하다. 주인공 리다(Lida)가 부르는 아리아는 다른 어느 오페라에서도 찾아 보기 힘든 위대한 것이다. 음역이 대단히 넓은 소프라노만이 부를수 있는 아리아이다. 마치 무지개와 같은 아치를 이루는 아리아라는 평을 받고 있는 것이다.


줄거리: 제1막 (그는 살아있다). 롬바르디 연맹군이 이탈리아를 침공한 프레데릭 바바로싸(Frederick Barbassosa)에게 반격을 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아리고(Arrigo)가 베로나로부터 기사들을 이끌고 밀라노로 돌아온다. 아리고는 밀라노에서 약혼녀인 리다(Lida)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그러나 리다는  벌써 몇 년전에 있었던 큰 전투에서 아리고가 전사한줄 알고 죽어가는 아버지의 마지막 부탁에 못이겨 밀라노의 기사 롤란도와 결혼한 처지이다. 롤란도는 아리고와 함께 오랫동안 수많은 전투에 함께 참여했던 전우이다. 롤란도도 아리고가 죽은줄 알고 있다. 실상 아리고는 전투에서 큰 부상을 입고 기억상실증에 걸려있어서 그 동안의 일에 대하여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한편, 롤란도는 베로나에서 온 기사중에 아리고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너무나 놀랍고 기쁨에 넘쳐 달려가 손을 잡는다. 기억상실증에 걸렸던 아리고는 어느덧 상당히 회복하여있었다. 오랜 친구 롤란도를 다시 만난 아리고는 전투에서 큰 부상을 당한 후 베로나에 있는 고향집으로 갈수 있어서 몇년동안 어머니의 간호를 받아 살아났다고 하며 이탈리아의 자유를 위해 다시 싸우러 왔다고 말한다. 두 사람과 주위에 있는 병사들은 이탈리아를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지키자고 하며 ‘이탈리아 만세’라는 합창으로 각오를 다진다.

 

프랑스군의 이탈리아 침공이 있지 로마를 방어하는 이탈리아 병사들이 레냐노에서 프랑스 군과의

일전을 앞두고 있다.


장소는 바뀌어 교외에 있는 롤란도의 별장이다. 리다는 또 다른 큰 전투가 준비되고 있다는 얘기 때문에 무척 걱정하고 있다. 지난번 전투에서 리다의 가족이 모두 세상을 떠난 것은 물론이고 사랑하는 아리고도 전사했기 때문이다. 사실 리다는 몇 번이고 죽을 결심을 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죽지 못하고 사는 것은 어린 아들 때문이다. 롤란도의 집에는 얼마전 독일과의 전투에서 포로로 데려온 마르코발도(Marcovaldo)가 함께 살고 있다. 롤란도는 그가 이탈리아 사람이면서 어쩔수 없이 독일군대에 들어가서 있었다고 믿고 그를 자기 집에서 자유롭게 살게 했다. 그러나 본심이 사악한 마르코발도는 아름다운 리다에게 은근히 흑심을 품고 함께 멀리 도망가자고 종용하며 집요하게 접근해왔다. 마르코발도는 마치 리다의 일상을 감시하는 것 같았다. 잠시후 하녀 이멜다(Imelda)가 들어와 지금 남편 롤란도가 친구 아리고와 함께 오고 있다고 전한다. 리다는 아리고가 살아있다는 소식에 무척 놀라며 거의 실신할 지경이 된다. 하지만 정작 아리고를 보자 기쁨 마음을 억제치 못한다. 이 모습을 마르코발도가 놓칠리 없었다. 롤란도의 집에 온 아리고는 자기와 결혼하기로 약속한 리다가 롤란도의 아내가 되어 있는 것을 알고 죽고 싶은 심정이다. 롤란도가 잠시 자리를 뜬 사이에 아리고는 리다에게 자기의 사랑을 헌신짝처럼 져버린것을 크게 비난한다. 리다가 그렇게 할수밖에 없는 사정을 얘기하지만 아리고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는다. 리다는 눈물로서 아리고를 아직도 사랑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밖으로 뛰쳐나간다. 롤란도는 이 모든 것을 모르고 있다.

 

 베르디의 이탈리아 통일운동 오페라 중 하나이다. 합창이 특별한 감동을 준다.

무대 뒤에서 유니송으로 부르는 합창은 특히 감동적이다.


제2막 (바바로싸). 코모(Como)시는 밀라노와 독일 침략군과의 사이에 있는 도시이다. 코모시의 원로들이 시청사에 모여 롬바르디 연맹의 대표단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코모시는 전쟁의 재난을 피하기 위해 독일 침공군인 프레데릭 바바로싸와 이미 평화조약을 맺어 놓은바 있다. 롬바르디 연맹의 대표단에는 밀라노를 대표하여 롤란도와 아리고가 포함되어있다. 롬바르디 연맹의 대표단은 코모가 연맹에 가담하여 독일군을 몰아내는 일에 힘을 합치자고 설득한다. 롤란도와 아리고는 코모의 명예와 역사에 호소하여 코모 원로들의 마음을 거의 바꾸어 놓는다. 그때 갑자기 프레데릭 바바로싸가 회의장에 도착하여 부하 병사들에게 창문을 모두 열도록 명령한다. 창문 밖으로 내다보이는 평야에는 수많은 독일 군대가 운집하여 있다. 바바로싸는 만일 밀라노가 순순히 항복하지 않으면 밀라노를 잿더미로 만들겠다고 위협한다. 롤란드와 아리고가 그런 위협에 구애받지 않고 죽음으로서 대항할 것을 굳게 밝힌다.


제3막 (불명예). 코모의 기사들이 죽음으로서 적군과 싸울 특공대인 ‘죽음의 기사’(Knights of Death)들을 선발키 위해 모여 있다. 기사들은 베로나의 아리고를 ‘죽음의 기사’중의 한사람으로 선발한다. 엄숙한 의식과 함께 아리고에게 해골이 수놓아져 있는 검은 휘장과 홀(忽)이 주어진다. 다시 장면은 바뀌어 롤란도 성에 있는 리다의 방이다. 리다는 아리고가 죽음의 기사로서 다시 전투에 나간다는 소식을 듣고 아리고에게 제발 전투에 나가지 말아 달라고 간청하는 내용의 편지를 쓴후 그 편지를 하녀 이멜다에게 주어 아리고에게 전하도록 한다. 이때 롤란도가 들어와 아내 리다와 어린 아들에게 비장한 이별을 고한다. 롤란도는 자기가 죽더라도 아들만은 훌륭하게 키워서 훗날 복수를 하게 해 달라고 당부한다. 롤란도는 이미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칠 결심을 했다. 리다가 아들을 데리고 방을 나간후 아리고가 기사들과 함께 등장한다. 이라고는 기사들에게 오래전 전투에서 롤란도가 자기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싸운 얘기를 해준다. 기사들은 롤란도를 죽음의 기사단을 이끌 대장으로 선정한다. 죽음의 기사단의 목표는 바바로싸를 급습하여 죽이는 것이다. 롤란도는 아리고가 죽음의 기사단에 선발된 것을 알지 못하고 아리고에게 만일 자기가 죽으면 친구로서 자기의 가족을 지켜 줄것을 부탁한다. 아리고는 죽지 않으면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한다.


한편, 마르코발도는 하녀 이멜다를 협박하여 리다가 아리고에게 보내는 편지를 빼앗아 롤란도에게 보이며 리다가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롤란도가 편지를 읽어본다. ‘당신이 죽음의 기사단에 들어가 죽음으로서 싸울것을 서약한 것을 알고 있습니다. 남편이 죽음의 기사들을 이끌고 프레데릭 바바로싸를 공격하려고 합니다. 전투에 나가기 전에 꼭 한번 만나고 싶습니다. 당신에게 간청하노니 우리들의 옛 사랑을 생각하여...’라고 적혀있다. 롤란도는 더 이상 편지를 읽지 못하고 아리고와 리다에게 피의 복수를 할것을 다짐한다.


아리고는 성루에 있는 자기 방에서 고향의 사랑하는 어머니에게 작별의 편지를 쓰고 있다. 그때 리다가 아리고를 찾아온다. 리다는 아리고에게 마지막으로 한번 만나야 한다는 편지를 보냈는데 아무런 답장이 없자 직접 작별을 고하러 찾아온 것이다. 아리고는 리다가 자기를 더 이상 사랑할수 없는 처지가 된것을 비관하며 자기가 더 이상 살아갈 이유가 없음을 얘기한다. 리다는 아리고에게 그를 사랑하는 마음에는 변함없으나 그 사랑을 잊어야 한다고 말한다. 마침 누가 찾아오는 소리가 들린다. 롤란도가 아리고를 찾아온 것이다. 리다는 얼른 발코니에 숨는다. 그러나 롤란도는 이미 리다가 와서 있는 것을 알고 있다는 듯 창문을 열어 리다를 찾아낸다. 아리고와 리다는 두 사람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으므로 오해하지 말아 달라고 간청하지만 롤란도는 이미 더 이상 변명을 듣고 싶지 않다는 듯 리다에게 부부로서의 인연을 끊겠다고 말하고 아리고를 죽이려고 칼을 빼어든다. 리다가 실신하여 쓰러진다. 그때 새벽에 출전할 죽음의 기사단을 부르는 나팔소리가 들린다. 롤란도는 이 자리에서 아리고를 죽이느니 보다는 모든 사람들 앞에서 아리고의 명예를 땅에 떨어지도록 하는 것이 더 합당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아리고를 방에 가두어 죽음의 기사단에 참여치 못하도록 한다. 잠시후 죽음의 기사단이 성루 밑을 지나간다. 아리고는 창문을 열고 죽음의 기사단의 검은 휘장을 흔들며 ‘이탈리아 만세!’를 외친후 창문을 통해 강물로 뛰어든다.


제4막 (조국을 위해 죽다). 성당에서 기도하는 소리가 들린다. 말라노의 시민들이 출전한 병사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군중속에 리다의 모습도 보인다. 리다는 아리고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성루에서 강물로 뛰어 들었지만 살아서 죽음의 기사단에 합류한 사실을 알고 있다. 롬바르디 연맹군이 승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군중들은 이탈리아가 구원되었음을 일고 환호한다. 용감한 아리고가 프레데릭 바바로싸를 말에서 끌어내려 무찔렀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멀리서 장송곡이 들린다. 잠시후 살아남은 죽음의 기사들이 중상을 입은 아리고를 밀라노대성당에 데려온다. 아리고는 주위의 사람들에게 조국을 위해 명예롭게 싸웠음을 자랑으로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롤란도에게 리다의 무고함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두 사람의 행복을 빈다. 롤란도와 리다는 화해를 한다. 아리고는 롬바르디의 깃발에 입을 맞춘후  숨을 거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