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326. Verdi, Giuseppe (베르디) [1813-1901]-오텔로

정준극 2007. 7. 5. 11:30

 

 주세페 베르디

 

[오텔로]


타이틀: Otello (Othello). 전4막의 서정적 드라마. 셰익스피어 원작인 Othello, The Moor of Venice(베니스의 무어인, 오텔로)를 아리고 보이토(Arrigo Boito)가 이탈리아어 대본으로 썼다.

초연: 1887년 2얼 5일 밀라노 스칼라극장

주요배역: 오텔로(무어인, 베니스군 장군), 데스데모나(오텔로의 부인), 이아고(오텔로 휘하의 장교), 로데리고(베니스의 신사), 카시오(오텔로의 부관), 에멜리아(이아고의 부인), 몬타노(사이프러스총독, 오텔로의 전임자), 로도비코(베니스공국의 대사)

음악 하이라이트: 이아고의 축배의 노래, 이아고의 크레도(Credo), 오텔로의 입장 음악, 오텔로의 작별의 노래, 오텔로와 이아고의 복수의 듀엣, 데스데모나의 기도(아베 마리아), 데스데모나의 버들의 노래, 데스데모나와 오텔로의 사랑의 듀엣, 죽어가는 오텔로의 키스 모티프, 오텔로의 탄식과 고통에 대한 테마음악, 마지막 장면에서의 비극적 운명에 대한 모티프

 베스트 아리아: Ave Maria[아베 마리아](S), Salce, salce(S), Num mi tema(T), Credo in   un Dio crudel[잔인한 신을 믿노라](B), Era la notte[밤이되었다](T), Dio, mi potevi      scagliae tutti i mali della miseria[신이여, 당신은 비참한 모든 악을 나에게 던지시라](T),   Ora e per sempre addio, sante memorie[이제로부터 영원히 작별이다, 성스러운 추억     들]Una vela[돛이다](합창), Esultate![즐거워하라!](합창), Fuoco di gioia[기쁨의 불길](합창)

사전 지식: 셰익스피어의 유명한 비극을 3막의 뮤지컬 버전으로 만든 것. 사랑과 동경, 그리고 갈망의 감미로운 멜로디가 수놓은 가운데 오페라 배역 중에서 가장 악질이며 치사한 인물 (이아고: 아이고가 아님)이 나오는 작품이다. 물론 그 인물은 나중에 심판을 받는다.

에피소드: 일반적으로 오텔로는 베르디의 오페라 중에서 가장 훌륭한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74세의 노인이 작곡했다고는 믿어지지 않는 작품이라고나 할까? 아이다이후 16년만에 내놓은 대작이다. 대본을 맡은 보이토는 그 자신이 오페라 작곡가이다. 메피스토펠레(Mefistofele)를 작곡했다. 보이토는 오텔로에 이어 활슈타프로서 베르디와 셰익스피어의 걸작에 함께 도전했다. 

 

 오텔로 포스터


줄거리: 너무나 잘 알려진 이야기이므로 줄거리 소개를 생략하려 했으나 그래도 오페라 무대를 연상하는 일은 즐거운 일이므로 간단히 소개코자 한다. 무대는 사이프러스 섬. 사람들이 항구에 모여 적과의 전투에서 승리를 거둔 오텔로가 폭풍을 헤치고 무사히 귀환할 것을 기원하며 기다리고 있다. 무어인인 오텔로는 사이프러스의 총독이다. 드디어 오텔로의 전함이 항구에 도착한다. 백성들은 환호하고 오텔로는 승리의 노래를 부른다. 그러나 오텔로의 부하 장교중 두 명은 축하할 기분이 아니다. 오텔로의 아름다운 부인 데스데모나(Desdermona)를 사모하고 있는 베니스의 한량신사 로데리고(Roderigo)는 만일 오텔로가 전투에서 패배한다면 데스데모나와 어떻게 해보려고 생각했으나 그렇지 못하게 되어 기쁜 마음이 아니다. 이아고(Iago)는 그토록 열망하던 장교 진급에서 오텔로의 부관인 카시오(Cassio: 전자시계 제조회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음)가 승진되고 자기는 누락되었기 때문에 기분이 매우 나쁘다. 오텔로는 이아고가 성실치 않고 책임감이 없으며 다른 사람을 모함하기 잘 한다는 이유 때문에 진급시키지 않았다. 그러나 이아고는 자기의 부족함은 생각하지 않고 오텔로에게 반감을 갖는다. 병사들이 술집에 모였다. 이아고는 카시오의 진급을 축하한다면서 카시오에게 계속 술을 따라 준다. 술에 취한 카시오가 사소한 일 때문에 어떤 귀족을 칼로 찌른다. 이 소동을 오텔로가 알게 된다. 오텔로는 카시오의 직위를 박탈한다. 이아고가 바라던 일이었다. 사람들이 모두 흩어지자 오텔로와 데스데모나만 남는다. 두 사람은 모처럼의 시간을 가지며 유명한 사랑의 듀엣을 부른다. 오텔로는 자기 아내에게 세 번 키스를 한다 (Un bacio-un bacio-ancore un bacio).

 

 이아고가 오텔로를 멸망시키기 위해 음모를 꾸미지만 오텔로는 이아고의 말을 믿는다.

오텔로 역은 플라치도 도밍고


제2막. 오텔로에게 반감을 지니고 있는 아이고는 또 다른 음모를 꾸민다. 자격을 박탈당한 카시오에게 ‘오텔로의 사모님에게 가서 사정을 얘기하고 부탁하면 사모님이 오텔로에게 잘 얘기해서 복직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속삭인다. 이아고는 ‘나는 신의 추악하고 잔인한 이미지를 안고 태어났다’고 하면서 오텔로에 대한 증오심도 증오심이지만 그보다도 자기는 천성적으로 남을 모함하고 음모를 꾸미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독백한다. 이아고의 조언을 받은 카시오가 데스데모나를 만나러 간다. 오텔로는 카시오가 자기 아내와 만나 얘기를 나누는 것을 보고 의아해한다. 카시오가 데스데모나에게 자기의 복직을 부탁하는 모습은 마치 사랑을 고백하는 것 같았다. 이 모습을 숨어서 지켜보고 있던 오텔로에게 이아고가 다가와 두 사람은 전부터 아주 친했지만 요즘에는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하면서 혹시 남들이 보면 오해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슬쩍 말한다. 얼마후 데스데모나가 오텔로에게 카시오의 복직을 부탁하자 오텔로는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하여 더욱 의심하는 마음이 생긴다. 왈칵하는 성미의 오텔로는 급기야 사랑하는 아내가 다른 사람과 내통하고 있다는 생각에까지 미친다. 그보다도 무어인이라는 자격지심 때문에 데스데모나를 더욱 의심했는지도 모른다. 오텔로의 얼굴은 상기되고 이마에는 땀이 흐른다.

 

데스데모나(Raina Kabaivanska)와 오텔로(Mario del Monaco)

 

이런 모습을 본 데스데모나가 딸기(웬 딸기?)를 수놓은 예쁜 손수건을 꺼내어 남편 오텔로의 이마에 있는 땀을 닦아 주려하자 오텔로가 이를 뿌리친다. 손수건이 바닥에 떨어진다. 당황한 데스데모나는 남편의 심기를 더 이상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바삐 안채로 들어간다. 데스데모나의 시녀인 에밀리아(Emilia)가 바닥에 떨어진 손수건을 얼른 집어 들지만 아이고가 에밀리아의 손에서 손수건을 낚아채어 뺏는다. 에밀리아는 이아고의 부인이며 데스데모나의 시녀이다. 이아고는 아내를 의심하기 시작한 오텔로의 마음에 불을 지피기로 한다. 오텔로가 이아고에게 데스데모나와 카시오의 불륜에 대한 증거를 대라고 다그치자 이아고는 카시오가 잠결에 ‘데스데모나’라고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다고 얘기해 준다. 불길 같은 성미의 오텔로는 카시오를 가만 두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이아고는 한술 더 떠서 데스데모나에게 손수건이 어디 있는지 물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해준다. 딸기를 수놓은 손수건은 오텔로가 데스데모나에게 애정의 표시로 준 것이다.

 

 데스데모나(Shirley Verrett)를 오해하는 오텔로


제3막. 오텔로는 데스데모나에게 손수건이 어디 있느냐고 추궁한다. 데스데모나가 손수건을 찾아보지만 어디에 두었는지 알수 없다. 오텔로는 자기가 준 손수건을 함부로 잃어버리는 것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하면서 화를 낸다. 데스데모나는 남편의 이상한 다그침에 당황하지만 자기는 누가 무어라고 해도 당신만을 사랑한다고 말해준다. 혼자 남은 오텔로는 자기가 왜 이런 상심을 해야 하는지 저주하지만 한편으로는 자기 아내가 딴 사람과 놀아난다는 생각이 환영처럼 떠올라 견딜 수 없다. 이때 카시오가 오텔로에게 집에 갔더니 웬 예쁜 손수건이 있기에 이게 도대체 어떻게 자기 집에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면서 보여준다. 데스데모나의 손수건이 틀림없다. 한쪽 귀로만 얘기를 들어온 오텔로는 카시오에게 복수하기로 마음먹는다. 이아고가 나서서 자기가 대신 카시오를 처치하겠다고 말한다. 오텔로는 이아고의 진급을 약속한다. 마침 베니스의 사절단을 태운 배가 도착하여 오텔로에게 베니스(당시 사이프러스는 베니스공국의 영토였음)에 가도록 전한다. 승전으로 승진이 결정되었다는 것이다. 사절단은 오텔로의 출장 중 직무대리를 누구로 할 것인지 묻는다. 사람들은 성실하고 충성스러운 카시오가 되어야 한다고 외친다. 이 외침을 들은 오텔로는 갑자기 열을 받아 데스데모나를 떨쳐 밀어버린다. 그런후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군중들은 ‘베니스의 사자’라면서 오텔로의 승진을 축하한다. 하지만 진짜 축하의 웃음을 웃는 자는 이아고였다. 이아고는 ‘베니스의 사자의 사자는 바로 여기 있다!’라고 내뱉는다.

 

 오텔로 역의 마리오 델 모나코(Mario del Monaco)


제4막. 데스데모나의 침실. 데스데모나는 시녀 에밀리아에게 침대 시트를 결혼 초야의 것처럼 하연 것으로 갈아 달라고 부탁한다. 만일 자기가 죽임을 당하게 되면 이 시트에 싸서 묻어 달라고까지 말한다. 오텔로가 들어와 데스데모나에게 세 번 키스를 한후 카시오와 불륜의 관계에 있음을 비난한다. 데스데모나가 그런 일 없다고 말하면 말할수록 오텔로의 마음은 것잡을수 없이 불길에 쌓인다. 오텔로는 그 힘센 팔로 연약한 데스데모나의 목을 조른다. 이때 시녀 에밀리아가 뛰어 들어와 지금 막 카시오가 로드리고와 결투를 하다가 로드리고를 죽였다고 전한다. 로드리고는 오래 전부터 데스데모나를 사모하던 사람이다. 전총독인 몬타나가 들어와 로드리고가 숨을 거두기 전에 이아고의 악독한 음모를 모두 고백했다고 전한다. 그리고 데스데모나와 카시오 사이에는 아무런 일도 없었음을 증언했다고 말한다. 오텔로는 비로소 정신을 차린다. 자기가 얼마나 우둔하였는지를 깨닫는다. 그는 단도를 빼어 들어 자기 자신을 찌른다. 그리고 이미 싸늘해진 사랑하는 아내 데스데모나의 몸에 엎드려 세 번 키스를 하고 숨을 거둔다.

 

 오텔로가  데스데모나를 죽이고 나서 후회의 절규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