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331. Verdi, Giuseppe (베르디) [1813-1901]- 왕궁의 하루

정준극 2007. 7. 5. 11:33

주세페 베르디

 

왕궁의 하루(가짜 스타니슬라오)


타이틀: Un giorno di regno (Il finto Stanislao: A Day in the Realm 또는 하루동안의 통치: King for a Day: 하루동안의 왕). 유명한 대본가 휄리체 로마니(Felice Romani)가 피노-뒤발(Pineau-Duval)의 소설 Le faux Stanilas를 오페라 대본으로 각색하였다. 또 다른 제목으로는 '가짜 스타니슬라오'(Il finto Stanislao)

초연: 1840년 밀라노 스칼라극장

주요배역: 벨휘오레(폴란드의 기사), 스타니슬라오(폴란드의 왕), 포지오후작부인(왕의 옛 애인)

베스트 아리아: Grave a core innamorato...Si, scordar sapro infido(S), Pietoso al lungo pinato(T)


왕궁 주방의 장면. 빌바오 오페라


사전지식: 베르디가의 첫 오페라 Oberto conte di San Bonifacio는 그런대로 성공이었다. 베르디의 재능을 높이 평가한 스칼라 극장의 음악감독 메렐리(Merelli)는 베르디에게 새로운 오페라 작곡을 의뢰했다. 다만, 오페라 부포(코믹 오페라)였다. 스칼라극장측은 베르디에게 당대의 대본가인 휄리체 로마니가 만들어 놓은 대본 중에서 하나를 고르도록 했다. 베르디가 고른 것은 이미 1818년에 어떤 무명의 작곡가가 Il finto Stanislao라는 제목으로 오페라를 작곡했던 대본이었다. 베르디는 제목을 Un giorno di regno라고 바꾸기로 하고 스칼라극장과 계약을 맺었다. 베르디가 스칼라극장으로부터 작곡 주문을 받은 1840년은 베르디로서 새로운 경력의 첫 스타트인 시기였다. 특히 모든 오페라 작곡가들의 등용문인 스칼라극장과의 유대관계는 베르디로서 대단히 중요한 것이었다. 하지만 1840년은 베르디에게 개인적으로 매우 불행한 해이기도 했다. 베르디는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형편이었다. 부인인 마르게리타 바레찌(Margherita Barezzi)의 친정아버지가 보내주는 생활보조비로 겨우 연명하던 시절이었다. 어떤 때는 몇 달동안이나 친정에서 돈이 오지 않자 베르디의 부인은 가지고 있던 약간의 패물을 처분하여 집세를 내야했다. 결국 베르디의 부인은 추운 방에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지내다가 폐렴에 걸려 몇달후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베르디는 그때에 나름대로 후두염에 걸려 고생을 하고 있었다. 고생만 하다가 세상을 떠난 부인때문에 슬픔에 젖어있는 베르디로서, 후두염 때문에 만사가 힘든 베르디로서 아무리 스칼라 아니라 스칼라 할머니의 부탁이라고 해도 코미디를 작곡할 기분이 아니었다. 베르디는 스칼라의 메렐리에게 계약을 파기해 달라고 부탁했다. 스칼라 측은 펄쩍 뛰며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그리하여 베르디는 자기의 본심과는 정반대의 가볍고 즐거운 내용의 이 오페라를 작곡했다. 스칼라에서의 초연은 9월초에 있었다. 별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아무튼 Un giorno di regno는 청년 베르디의 유일한 코믹 오페라이다.

 

피날레. 플로리다 오페라 무대.


줄거리: 적군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 폴란드의 왕 스타니스라오(Stanislao)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자기의 모습이나 체격과 비슷한 기사(騎士) 벨휘오레(Belfiore)에게 왕으로 가장하여 왕의 역할을 하도록 지시한다. 왕의 역할을 맡은 벨휘오레는 너무나 기분이 좋고 흥분한 나머지 왕의 옛 애인인 포지오(Poggio)후작부인에게도 왕처럼 행동한다. 다행히 후작부인은 세월이 흘렀기 때문에 왕의 얼굴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 벨휘오레는 궁전에서 시종들의 극진한 대우를 받으며 지낼뿐만 아니라 궁전에 있는 여러 귀부인들과 날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며칠후 진짜 왕이 무사하며 곧 왕궁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벨휘오레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찾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다. 마침내 스타니스라오왕이 돌아온다. 아무것도 모르는 왕은 벨휘오레의 충성심을 높이 치하하여 그를 대장군으로 임명한다. 벨휘오레는 포지오후작부인에게 자기의 진짜 신분을 밝히며 처분을 바란다. 포지오후작부인은 그런 벨휘오레가 더 좋아져서 결국 결혼한다.

 

스타니슬라오와 벨휘오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