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333. Wagner, Richard (리하르트 바그너) [1813-1883]-사랑금지

정준극 2007. 7. 5. 11:35

 

 리하르트 바그너

 

[사랑금지]


타이틀: Das Liebesverbot (The Ban on Love: The Novice of Palermo: 팔레르모의 견습수녀). 전2막. 셰익스피어의 코미디 Measure for Measure(눈에는 눈)을 바탕으로 작곡자 자신이 대본을 썼다.

초연: 1836년 마그데부르크 시립극장

주요배역: 프리드히리(시실리 총독 직무대리의 독일인), 마리아나(총독의 부인), 루치오와 클라우디오(젊은 귀족), 안토니오와 안젤로(친구들), 이사벨라(클라우디오의 여동생: 현재는 견습수녀), 마리아나(견습수녀), 브리겔라(경찰서장), 다니엘리(여관집 주인), 도렐라(이사벨라의 전하녀), 폰티오 필라토(다니엘리의 하인)

사전지식: 바그너 추종자들은 오페라 ‘사랑금지’에 대하여 이를 철모르는 시절에 바그너가 저지른 실책이라고 하며 용납하지 않았다.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내놓은 바그너가 어찌하여 이런 유치하고 보잘것없는 카니발 얘기를 담아서 작품이라고 내놓았는지 모르겠다는 혹평도 있었다. 바그너로서는 처음 시도한 코미디였다. 초연에서 참패를 당한 이 오페라는 바그너 생존시 더 이상 공연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1983년, 이 오페라가 마그데부르크에서 처음 공연된지 거의 150년만에 바바리아 슈타츠오퍼가 처음으로 무대에 올렸다. 위트에 넘치는 이 오페라는 오펜바흐와 페이도(Feydeau), 심지어는 이오네스코(Ionesco)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이 오페라는 바그너 당시 불이 붙었던 ‘젊은 독일’(Young Germany) 운동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젊은 독일’운동은 프랑스에 와서 활동하고 있는 독일 예술가들의 모임이었다. 하인리히 하이네(Heinrich Heine), 루드비히 뵈르네(Ludwig Börne)등도 이 운동의 참여자였다. 이들의 사상은 곧 이어 다른 젊은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젊은 작가들은 속물근성의 사고방식과 과거의 낡아빠진 도덕성을 반대하였다. 이 젊은이들은 유토피아 정신을 작품에 심었으며 나중에는 자신들의 개념을 Sturm und Drang(노도광풍)운동으로 발전시켰다.

에피소드: 마그데부르크에서의 초연은 단 열흘간 연습을 거치고 무대에 올려졌다. 테너는 기억이 흐린 사람이었다. 가사를 빼먹거나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관중들은 전체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후 바그너는 라이프치히, 베를린, 파리에서 공연코자 했으나 이루어지지 않았다. 셰익스피어의 Measures for Measures는 원래 1565년 시실리에서 출판된 지암바티사 지랄디(Giambattisa Giraldi)의 '1백개의 스토리‘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다.  바그너는 이 오페라에서 순진한척하는 위선으로부터의 자유와 관능적인 해방을 주창하였다.


줄거리: 제1막. 무대는 팔레르모의 외곽이다. 시실리의 총독의 직무대리를 하는 독일인 프리드리히(Friedrich)는 해마다 열리는 시실리 카니발을 폐쇄하고 누구든지 이 기간동안 술을 마시거나 여자들과 놀아나는 짓을 하면 사형에 처하겠다고 공포한다. 모든 시민들은 정숙하고 도덕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새로운 포고령의 첫 번째 희생자는 젊은 귀족 클라우디오(Claudio)였다. 카니발 금지를 반대했기 때문이다. 감옥에 갇혀 사형선고를 받은 클라우디오는 여동생 이사벨라(Isabella)에게 꼼짝없이 죽게 생겼으니 어떻게 좀 도와 달라고 구원을 청한다. 이사벨라는 성엘리자베스 수녀원의 견습수녀이다. 이곳 수녀원에 와서 외롭게 지내고 있는 마리아나(Mariana)는 이사벨라에게 자기가 프리드리히 총독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부인이라고 밝히며 서로 의지하고 지내자고 말한다. 클라우디오의 친구인 루치오(Lucio)는 친구를 살리기 위해 여러방면으로 노력하지만 별로 효력이 없자 프리드리히 총독에게 직접 탄원서를 낸다. 무대는 바뀌어 총독궁이다. 카니발 금지 반대자에 대한 재판이 열리려고 한다. 모두들 총독이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총독의 주구인 브리겔라(Brighella)는 마치 자기가 재판관이나 된 것처럼 끌려온 위반자들을 핍박한다. 드디어 나타난 프리드리히는 루치오 등이 제출한 탄원서를 기각하고 오히려 루치오까지 사형에 처한다고 하며 완강하다. 한편 이사벨라는 수녀복을 벗고 멋진 옷으로 갈아 입은후 프리드리히 총독에게 접근하여 클라우디로를 석방시키면 자기 몸을 총독에게 대신 제공하겠다고 약속한다.

 

제2막. 감옥의 마당이다. 이사벨라로부터 자기를 석방키 위해 총독에게 몸을 제공키로 했다는 얘기를 들은 클라우디오는 죽음이 두려워 여동생의 창녀와 같은 행동을 승인한다. 오빠의 그런 태도에 기가 막히고 분통이 터진 이사벨라는 자기의 원래 계획을 얘기해 주지 않고 그대로 나간다. 마리아나가 자기 대신에 프리드리히의 침실로 찾아간다는 계획이다. 다시 무대는 총독궁이다. 총독은 이사벨라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을 생각이다. 총독(실은 총독직무대리)은 사면장을 써주는 대신 사형집행장에 서명하여 보낸다. 마지막 장면은 필레르모의 길거리이다. 카니발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팔레르모의 시민들이 길거리로 쏟아져 나와 카니발을 시작할 태세이다. 모두들 카니발 마스크 차림이다. 잔인하고 탐욕스러운 경찰서장이 나타나 시민들을 체포하려다가 비밀애인인 예쁜 도렐라(Dorella)를 만나자 둘이서만 즐기기 위해 슬며시 함께 다른 곳으로 사라진다. 이어 프리드리히 총독이 약속대로 이사벨라를 만나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나타난다. 잠시후 이사벨라가 역시 마스크를 쓰고 등장한다. 실은 총독의 부인인 마리아나이다. 총독이 이사벨라(실은 마리아나)에게 수작을 걸며 어서 조용한 곳으로 가서 즐기자고 하는 때에 진짜 이사벨라가 나타나 모든 시민들에게 총독의 위선을 백일하에 폭로한다. 총독은 복수할수 없게 된다. 시실리 왕이 돌아와 곧바로 총독의 직무대리를 하던 프리드리히를 파면했기 때문이다. 카니발은 예정대로 열릴수 있게 된다.

 

 이사벨라가 카니발에서 총독의 파렴치함을 폭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