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335. Wagner, Richard (리하르트 바그너) [1813-1883]-2) 발퀴레

정준극 2007. 7. 5. 11:36

 

리하르트 바그너

 

[2) 발퀴레]


타이틀: Die Walküre (The Valkyrie). 전3막. 작곡자 자신이 대본을 썼다.

주요배역: 지그문트(보탄의 아들), 지글린데(지그문트의 쌍둥이 여동생), 훈딩(지글린데의 남편), 보탄(하늘과 땅의 지배자), 프리카(보탄의 부인), 발키리(보탄과 에르다의 딸들) - 브륀힐데, 헬름비게, 오르트린데, 게르힐데, 발트라우테, 지그루네, 로쓰봐이쎄, 그림게르데

음악 하이라이트: 볼숭(Volsung)의 사랑 모티프, 지그문트의 봄의 노래, 브륀힐데의 입장 음악, 죽음에 대한 예감 음악, 보탄의 창 모티프, 브륀힐데의 아버지를 위한 사랑 음악, 보탄의 이별 음악, 마법의 불꽃 모티프

베스트 아리아: Ein Schwert verhiess mir der Vater[아버지가 검을 약속했는데](T), Der Männer Sippe sass hier im Saal![이 홀에 사람들이 가득 앉아 있었는데](S), Winderstürme wichen dem Wonnemond[겨울 폭풍이 기쁨의 달을 기울게 하네](T), Du bist der Lenz[그대는 봄이다](S), So ist denn es aus[그게 전부라면 끝이다](B), Als junger Liebe Lust mir verblich[젊은 사랑의 기쁨이 나를 떠날 때](B), Todesverkündingung[죽음의 발표](S), War es so schmählich?[그것이 그렇게도 부끄러운가?](S)

사전지식: 발퀴레의 서곡은 너무나 유명하다. ‘지옥의 묵시록’이란 영화에 나온다. 제2막의 발퀴레들의 여행 부분에서도 서곡의 라이트모티브가 나온다. 대단한 인상을 주는 음악이다. 히틀러가 특히 좋아 했다는 음악이다.

 

 지그문트의 쌍동이 여동생 지글린데


배경이야기: 마치 스타워스 2편처럼 ‘발퀴레’와 ‘라인의 황금’은 연계되어있다. 발퀴레(영어로는 발키리)는 북구의 신 오딘(Odin)의 12신녀로서 전사한 영웅들의 영혼을 올림퍼스, 즉 발할라(Valhalla)에 안내하여 시중든다고 하는 여신들이다. 제2막에서는 상당히 긴 독백 장면이 나온다. 여기에서 발퀴레에 대한 스토리의 배경을 들을 수 있다. 신들의 제왕인 보탄왕(제우스)은 권력의 황금반지를 거인에게 주고 나서 아까운 생각에 자기 몸의 일부가 떨어져 나간 느낌이다. 반지는 두 거인중 죽지 않고 남아있는 파프너(Fafner)의 손에 있다. 어느 날 보탄왕은 ‘지금쯤 반지는 어디에 있을까?’라는 생각에 지상 세계로 내려갔다가 어떤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 잠자리를 같이 한다. 결과는 쌍둥이 남매 지그문트(Siegmund)와 지글린데(Sieglinde)이다. (잠깐! 바그너는 상당히 까다로운 버릇이 있었다. 주인공들의 이름을 비슷비슷하게 설정하여 혼돈을 주고 있는 것이다. 지그프리트, 지그문트, 지글린데... 누가 누군지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쌍둥이 남매는 어릴 적에 운명적으로 서로 헤어지게 된다. ‘링 사이클’의 두 번째 이야기 ‘발퀴레’는 성장한 이들 남매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지그문트와 지글린데가 헤어진후 세월은 흘러 여자인 지글린데는 결혼까지 했다.

 

 브륀힐데 역의 전설적인 브리기트 닐슨


줄거리: 제1막. 폭풍노도와 같은 전주가 끝나면 어느 한적한 숲속, 지글린데와 사냥꾼 남편 훈딩(Hunding)이 살고 있는 오두막집이 보인다. 폭풍 속을 뚫고 어떤 청년이 뛰어 들어온다. 지글린데의 쌍둥이 오빠 지그문트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당연히 서로 알지 못한다. 운명의 수레바퀴는 서서히 이들 남매를 향하여 돌아가고 있다. 지그문트는 지글린데와 훈딩에게 폭풍을 피하고자 하니 하룻밤 지내게 해 달라고 청한다. 하룻밤 신세를 지게 된 지그문트는 자기의 지나온 날들에 대하여 기나긴 이야기를 해준다. 그가 아직 소년일 때, 어느 날 집에 돌아와 보니 집은 불타고 있고 어머니는 죽어있으며 쌍둥이 여자 동생은 종적을 찾을수 없었다는 얘기와 세월이 흘러 이리 저리 여동생을 찾아 헤매던 중, 얼마전 어떤 연약한 소녀가 어떤 못된 사냥꾼에게 강제로 결혼하게 된것을 구해 주려고 한 일도 있었으나 힘이 부족하여 실패하게 되었다는 얘기까지 해 주었다. 자, 이쯤 되면 지글린데로서는 이 청년이 누구인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바로 그 연약한 소녀를 구해준 청년이 아닌가? 지글린데는 자기를 위해 목숨까지 버리려 했던 그 청년을 만나게 되어 한없이 기쁘다. 그러면서 그때 그 사냥꾼과 결혼할 수밖에 없었던 자기의 불운한 운명을 슬퍼한다. 한편 지글린데의 남편 훈딩은 얘기를 듣고 보니 바로 이 청년이 자기의 결혼을 방해하려고 했던 그 미지의 청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다음날 아침 일찍 복수의 칼날을 휘두르기로 결심한다. 그런 남편의 속셈을 눈치 챈 지글린데는 남편에게 슬쩍 약을 먹여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도록 하고 지그문트가 쉬고 있는 방으로 스며들어간다. 두 사람은 마치 오래된 연인이나 되듯 포옹한다. 오빠 지그문트가 유명한 ‘봄노래’를 부른다. 실제로 두 사람은 노래만 부르고 헤어진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무언가를 했을 것이다. 왜냐면 나중에 이들의 사랑의 결실로서 지그프리트가 태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발퀴레가 근친상간을 강조한 오페라라고 비하하기도 했다. 집 밖으로 나온 지그문트는 물푸레나무속에 숨겨져 있는 칼을 발견하고 꺼낸다. 마치 아더왕이 영웅적으로 마법의 칼을 꺼내는 것과 흡사하다. 지그문트와 지글린데는 저 멀리 도망간다. 아직도 두 사람은 쌍둥이 남매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지글린데 역의 플로레스틴 이스턴(Florestin Easton)


제2막. 신들의 제왕 보탄(제우스)에게는 아홉 딸들이 있다. 이들을 발퀴레소녀들이라고 부른다. 이 여자들이야 말로 XXL 싸이즈의 가슴받이 방패를 입고 뿔달린 바이킹 투구를 썼으며 긴 창과 방패를 들고 있는 여장부들이다. 그중에서 브륀힐데(Brühnhilde)는 보탄왕이 가장 사랑하는 딸이다. 신화에 의하면 브륀힐데는 대단한 미모의 늘씬한 여자로 되어 있다. 그러나 오페라에서는 대체로 이 역을 거구의 뚱뚱한 여성이 맡는다. 대체로 바그너리안 소프라노들은 당당한 체격들이다. 때문에 발퀴레, 또는 브륀힐데라고 하면 의례 그렇게 생긴줄로 알지만 그건 잘못된 인식이다. 대단한 미인들이다. 브륀힐데는 하늘을 마음대로 날아다니는 천마를 가지고 있다. 보탄왕은 딸 브륀힐데에게 세상으로 내려가 지그문트와 지글린데가 도망가고 있으니 이들을 도와주라고 당부한다. ‘노 프로블렘!’이라고 대답한 브륀힐데는 여덟명의 자매들을 부른다. 따지고 보면 지그문트는 보탄왕의 아들이며 자기들의 남동생이 아니던가? 그리고 지글린데는 자기들의 여동생이 아닌가? 한편 보탄왕의 부인인 프리카(Fricka)는 남편 보탄왕이 지상에 내려가 자기도 모르게 웬 여자와 객기를 부리고 쌍둥이 남매까지 두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그동안 감쪽같이 속아 살았다는 생각에 분해서 눈물을 흘리며 슬퍼한다. 보탄왕이 어쩔수 없이 변명 겸 용서를 빌지만 미시즈 보탄은 들은척도 하지 않는다. 보탄왕은 궁여지책으로 황금의 반지를 구해 줄테니 제발 화를 풀라고 말한다. 하지만 미시즈 보탄은 요지부동이다. 프리카는 명색이 ‘결혼서약 및 축복의 여신’인데 자기 남편에게 사생아가, 그것도 둘씩이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 자기 체면이 뭐가 되겠느냐는 생각이다. 그래서 아무리 황금반지 아니라 슈바로브스키 반지를 준다고 해도 ‘용서할수 없어요!’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결국 보탄왕은 아내를 속인 벌로 아들 지그문트를 죽여 없애겠다고 최종 합의한다. 그럼 지글린데는 살려둔다는 것인가?

 

 발퀴리들의 합창


보탄왕은 이미 출장 준비를 마친 브륀힐데 및 그 일행 (실은 자기의 딸들)을 급히 소환하여 사정이 이러저러하니 지그문트를 도와주는 대신 그를 죽이라고 지시한다. 하지만 브륀힐데는 자기의 남동생이 되는 지그문트를 죽일수 없노라고 단호히 말하며 아버지 보탄왕의 지시에 불복한다. 보탄왕으로서는 체면이 말이 아니어서 화를 내지만 늠름한 브륀힐데가 ‘무슨 아버지가 이래! 우리 아버지 맞아?’라면서 떡하니 버티고 말을 듣지 않는다. 보탄왕은 어쩔수없이 ‘에라, 나도 모르겠다!’면서 자리를 뜬다. 다시 장면을 바뀌어 지상이다. 지그문트와 지글린데(간략히 S&S라고 부르기로 하자)는 사악한 남편 훈딩의 추격을 피하여 필사적으로 도망가고 있다. 지글린데는 훈딩에게 잡혀 죽느니 차라리 스스로 죽음을 택하겠다는 환각에 빠져 칼을 빼어 죽으려고 까지 한다. 이때 브륀힐데가 나타나 지그문트와 그의 예쁜 여동생을 보호해 주겠다고 제안한다. 하지만 이미 훈딩이 바짝 뒤쫓아 왔다. 영웅 지그문트와 사악한 훈딩이 산꼭대기에서 결투를 한다. 보탄왕의 부인 프리카가 두 사람의 결투 소식을 듣고 ‘아니, 당신! 아직도 지그문트를 없애지 않고 무얼 하고 있어요? 엉?’이라며 바가지를 심하게 긁자 공처가클럽 고문인 보탄왕은 이번에는 지그문트를 꼭 없애주겠다고 말하고 결투하고 있는 지그문트의 칼을 부러트린다. 이틈을 타서 훈딩이 지그문트를 죽인다. 보탄왕은 약간의 자책감에 훈딩까지 죽인다. 지그문트가 죽는 모습을 본 지글린데는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이복 언니인 브륀힐데가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가엾은 지글린데를 안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이를 본 보탄왕은 딸 브륀힐데가 자기의 일을 방해한데 대하여 화를 내며 브륀힐데까지 죽이겠다고 맹세한다. 정말 콩가루 집안이다.

 

 브륀힐데, 보탄(브륀힐데의 아버지), 프리카(브륀힐데의 어머니)


제3막. 막이 오르면서 노도광풍과 같은 ‘발퀴레의 질주’라는 곡이 무대를 압도한다. 어디서 많이 듣던 곡이다. 그렇다. Apocalypse라는 영화에서 미군 장병 로버트 듀발을 태운 헬리콥터가 굉음을 내며 출발할 때에 나오는 음악이다. 음악과 함께 브륀힐데와 그의 여덟명 여동생인 발퀴레들이 하늘을 나는 말을 타고 달리며 아버지 보탄의 노여움을 피하여 산정으로 향한다. 브륀힐데는 지글린데가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영웅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발표하며 그런 여인을 구해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지글린데는 지그문트의 아이를 잉태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 보탄왕의 추격은 계속되어서 결국 브륀힐데의 소재가 밝혀진다. 보탄왕은 여신으로서 브륀힐데의 능력을 박탈하고 사슬에 묶어 영원한 불길속에 잠든채 가두어 둔다. 보탄왕은 그래도 아버지랍시고 슬픈 마음에 딸에게 이별을 고하고 떠난다. 누구도 아버지 노릇이 쉽다고 얘기한바 없다.

 

 발퀴리들의 행진


[발퀴레 CD 레코딩]

Siegmund: 제임스 킹(James King)

Sieglinde: 레지느 크레스팽(Regine Crespin)

Hunding: 고트로브 프리크(Gottlob Frick)

Wotan: 한스 호터(Hans Hotter)

Brünnhilde: 비그기트 닐쓴(Birgit Nilsson)

Fricka: 크리스타 루드비히(Christa Ludwig)

Schwertleite: 브리기테 파쓰밴더(Brigitte Fassbaen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