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336. Wagner, Richard (리하르트 바그너) [1813-1883]-3) 지그프리트

정준극 2007. 7. 5. 11:37

리하르트 바그너

 

[3) 지그프리트]

 

타이틀: Siegfried. 3막의 음악극. ‘니벨룽의 반지’ 제2일째 스토리이다. 대본은 작곡자 자신이 썼다.

초연: 1876년 바이로이트의 훼스트슈필하우스(Festspielhaus)

주요배역: 지그프리드, 미메(난쟁이), 알베리히(미메의 동생), 브륀힐데(에르다와 보탄의 딸), 방랑자(보탄), 파프너(두 거인중 하나: 용으로 변하여 나타남), 에르다(운명의 여신)

음악 하이라이트: 대장간 용광로 모티프, 미메의 모티프, 용 모티프, 지그프리트의 호른 모티프, 지그프리트의 쇠달구기 노래, 숲의 중얼거림 음악

베스트 아리아: Heil dir, weiser Schmied!(T)

사전지식: ‘니벨룽의 반지’ 4부작의 세 번째 작품. 지그프리드에서도 주인공의 성격과 이상을 표현한 라이트모티브가 전편을 통하여 엮어져 있다. 전주곡은 미메의 불평을 표현하고 있다. 2막에서는 파트너(거인)와 반지와의 관련을 모티브로 삼았다. 여기에 반지에 대한 알베리히의 저주가 담겨있다. 3막은 방랑자 보탄이 자기 운명에 대한 회상을 표현했다.

 

지그프리트와 브륀힐데

 

줄거리: 지글린데가 사내아이를 출산한다. 지그프리드(Siegfried)이다. 이름이 자기 아버지 및 어머니의 이름과 비슷해서 혼돈스럽지만 어쩔수 없다. 서양사람들은 1세, 2세, 3세라면서 똑같은 이름을 쓰는 경우가 많지 않던가? 얼마후 불쌍한 지글린데마저 세상을 떠난다. 어머니 없는 지그프리트는 난쟁이 미메(Mime)에 의해 양육된다. 난쟁이 니벨룽인 미메가 지그프리트를 정성을 다해 키운 이면에는 그에게 바라는 사항이 서너가지 있기 때문이다. 첫째는 지그프리트에게 검술을 가르쳐 거인 파프네를 죽이는 일이다. 파프네는 황금의 반지 덕분에 지금은 용으로 변하여 세상을 호령하고 있다. 둘째는 파프네를 죽이고 나서 황금 반지를 뺏어 오는 일이다. 셋째는 자기가 난쟁이 세계의 전지전능한 지배자가 되는 일이다. 미메는 대장장이이다. 어린 지그프리트는 대장간에서 칼만드는 기술을 익힌다. 지그프리트는 날로 장성하여져서 그의 손에 맞는 칼이 없을 정도이다. 난쟁이 미메가 열심히 칼을 만들어 주지만 몇 번 사용하다보면 부러지기가 일수이다. 할수없이 지그프리트가 스스로 칼을 만든다. 어떤 버전에는 하늘에서 떨어진 운석을 용광로에 녹여 불멸의 칼을 만들었다고 되어 있다. 아무튼 이 장면에서 오케스트라의 음악은 참으로 용광로에서 쇠가 활활 타는 듯 격렬하다.  

 

 지글린데 역의 마리아 굴레기네(Maria Guleghine). 메트로폴리탄.


제2막. 용의 동굴. ‘라인의 황금’에서 만났던 늙은 난쟁이 알베리히가 아직도 살아 있어서 잃어버린 반지를 되찾기 위해 이를 갈고 있다. 난쟁이 미메와 소년 용사 지그프리트가 용의 동굴 안으로 몰래 숨어들어 간다. 용을 처치하기 위해서이다. 그 용이 누구냐 하면 말할 필요도 없이 보탄을 위해 발할라를 건설했던 두명의 거인중 하나인 파프네이다. 지그프리트가 뿔피리로 새소리를 흉내 내는 바람에 용이 잠에서 깨어난다. 처절한 싸움이 시작된다. 드디어 지그프리트가 승리한다. 지그프리트가 죽은 용의 피를 한 모금 마시자 그는 새들의 얘기 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귀가 밝아진다. 그리고 결국 마법의 반지와 투구에 대한 이야기도 알게 된다. 어떤 버전에는 지그프리트가 용의 피로 샤워를 함으로서 어떠한 창칼로도 뚫을수 없는 철갑피부가 되었으나 마침 샤워할 때 나뭇님 하나가 어깨 한 쪽에 떨어지는 바람에 그 부분에는 용의 피가 묻지 않아 약점으로 남아 있게 되었다는 얘기도 있다. 지그프리트가 반지와 투구를 움켜쥐자 두 명의 난쟁이, 즉 알베리히와 미메가 서로 자기 것이라며 다투기 시작한다. 미메는 본색을 드러내어 한창 목마른 지그프리트에게 독약이 든 술을 마시게 한다. 하지만 우리의 영특한 지그프리트는 미메의 간교를 알아채고 자기를 길러준 은혜가 있지만 무시하고 그를 단 칼에 죽여 버린다. 숲속에서 새 한 마리가 나타나 지그프리트에게 옛날 산 저쪽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 어떤 놀라운 여인이 잠들어 있다고 얘기해 준다. 지그프리트는 그 여인을 구하는 것이 자기의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알베리히는 어디 갔나? 도망갔나?

 

 새들의 합창


제3막. 지그프리트는 우선 보탄을 찾아간다. 활활 타는 불길이 어디 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서이다. 인간적으로 말하면 보탄은 지그프리트의 할아버지가 된다. 보탄은 지그프리트가 누구인지 자세히 알지 못하고(신들의 제왕이 자기 손자도 알아보지 못하다니 이상하긴 하지만) 그걸 알아서 무얼 하냐면서 되돌아 갈것을 종용한다. 그러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보탄왕은 무심코 자기가 지그문트의 칼을 부러트려 죽게한 장본인이라고 밝힌다. 지그프리트는 분노하여서 칼로 보탄왕을 죽이려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자만 보탄왕의 유명한 창을 두동강 내버린다. 이 장면을 마지막으로 보탄왕은 더 이상 ‘링 사이클’에 나타나지 않고 방랑자가 되어 무대에서 사라진다. 지그프리트는 산꼭대기로 뛰어 올라가 그곳에서 아직 옛 모습 그대로의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쓴채 잠들어 있는 어떤 전사(戰士)를 발견한다. 지그프리트는 도대체 아직까지도 불의 방벽에서 굳세게 견디어 살아난 저 전사가 누구인지 궁금해 한다. 지그프리트가 가슴받이 갑옷과 투구를 벗기자 아름다운 브륀힐데의 풍만한 가슴과 금발의 머리칼이 드러난다. ‘아니, 여자가 아닌가?’ 지그프리트는 놀란다. 그가 브륀힐데에게 키스를 하자 마치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오로라공주처럼 브륀힐데가 오랜 잠에서 깨어난다. 브륀힐데는 자기를 구해준 청년을 보고 자기가 인간과 결혼하게 될 운명임을 알게 된다. 두 사람은 열정적으로 서로 포옹하며 사랑의 감정을 표현한다. 이렇게 하여 조카와 고모는 사랑에 빠진다. 아무튼 바그너의 오페라에서는 아무리 연애자유주의라고 해도 인륜을 초월하는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전개된다. 모두 신들이기 때문이다.

 

브륀힐데 역의 에바 마튼(Eva Mar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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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프리트 CD 레코딩]

Siegfried: 볼프강 빈트가쎈(Wolfgang Windgassen)

Brünnhilde: 비르기트 닐쓴(Birgit Nilsson)

Der Wanderer: 한스 호터(Hans Hotter)

Fafner: 쿠르트 뵘(Kurt Böh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