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워킹 투어/제5일 투어

1. 슈테판스플라츠 (Stephansplatz)

정준극 2007. 4. 11. 15:14

슈테판스플라츠 (Stephansplatz)

 

슈테판스플라츠. 가운데 하얀 선으로 그린 것같은 표시는 비르길카펠레가 발견된 지점이며 검은 윤곽의 선은 성막달레나 카펠레가 있었던 곳의 표시이다.

 

지하철 1호선(U1) 3호선(U3)이 통과하는 슈테판스플라츠역으로 내려가보자. 이 역을 건설할 때에 공사장 인부들이 우연히 지하 깊숙한 곳에서 중세에 있었던 성막달레나(St Magdalena)카펠레의 유적지를 발견했다18세기에서 19세기 초까지 지금의 슈테판성당 주변에는 공증인과 사법서사 연맹사무실이 줄지어 있었다. 그보다 더 옛날에는 슈테판성당을 둘러싸듯 공동묘지가 있었다. 슈테판성당을 짓기 전부터 지금의 슈테판성당이 있는 곳의 옆에는 성막달레나 카펠레가 있었고 역시 그 카펠레의 주변에도 공동묘지가 있었다. 성막달레나 카펠레는 1781년까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가 도시계획에 따라 성막달레나 카펠레를 포함한 주변 건물들을 정리하게 되었다. 이때 성막달레나 카펠레 주변의 공동묘지에 묻혔던 유골들은 성막달레나 카펠레의 지하에 있는 별도의 납골당에 보관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때만해도 성막달레나 카펠레의 지하 납골당 아래에 또 다른 오래된 카펠레가 있었다는 것은 알지도 못했다. 그 성막달렌 카펠레와 납골당이 있었던 위치가 바로 슈테판스플라츠 지하철역 구내였다.

 

지하철 U2 - U 3 슈테판스플라츠-씨티에 있는 비르길카펠레의 유적

 

슈테판스플라츠 지하철역 공사를 할때에 인부들이 땅을 깊이 파고 들어가자 놀랍게도 또 하나의 채플을 발견했다. 지상에 성막달레나 카펠레가 있었던 것은 알겠는데 바로 그 지하에 또 다른 석조의 카펠레가 있었으니 놀라운 일이었다. 도대체 언제 누가 만든 카펠레인가? 14세기의 기록에 성슈테판성당 납골당 아래에 작은 카펠레가 있었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것을 보면 우연히 발견된 이 카펠레는 성막달레나 카펠레의 지하에 있었던 것이 틀림없으며 또한 적어도 14세기 이전의 유적임에 틀림없다고 관찰되었다. 그러나 연대측정이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아서 정확한 연대는 아직도 모르고 있다. 고고학자들은 적어도 기록보다 1세기나 앞선 13세기의 건물이었다고 보았다. 슈테판성당은 처음 1263년 봉헌되었다. 보헤미아 출신의 오토카르2세가 비엔나를 통치하던 시기였다. 최근의 학설에 따르면 성막달레나 카펠레의 지하납골당은 슈테판성당의 대정문(Risentor)이 만들어졌던 때와 거의 같은 시기에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런 주장이 있지만 불행한 것은 이에 대한 기록이 아무데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언제 지하납골당이 만들어졌는지도 아직까지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성막달레나 카펠레의 지하에 또 다른 카펠레가 언제 만들어졌는지가 무슨 큰 문제냐고 생각할지 모르나 학자들에게는 큰 문제였다. 그리고 지하 카펠레에 대한 아무런 기록도 남아 있지 않다는 것 역시 이상한 일이었다.

 

성비르길리우스카펠레가 있었다는 도로의 안내판. MARIA MAGDALENA KAPELLE BIS 1781 DARUNTER VIRGILIUS-KAPELLE ALS MUSEUM ZUGANGLICH 라고 적혀 있다. '1781년까지 마리아 막달레나 카펠레가 있었으며 그 아래에 비르길리우스 카펠레가 있었다. 기념관으로서 들어갈수 있다'이다.

 

슈테판성당 지하에서 발견된 카펠레에 대하여 더 이상한 것은 카펠레로 들어가는 입구의 흔적이 도무지 없다는 것이다. 문도 없고 계단도 찾지 못했다. 유일하게 드나들수 있는 방법은 지붕에 문을 만들어 그곳으로 오르내리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이다. 여러가지 추측이 이어졌다. 예를 들면 예배처(카펠레)가 아니라 피난처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누구를 위한 피난처였다는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건설할 때 자금이 부족하여 문이나 계단을 만들지 못하고 그대로 방치해 두었던 것일까? 일설에는 성콜로만(St Coloman)의 무덤을 웅장하게 만들기 위해 별도로 만든 건물이라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근거는 없다. 그건 그렇고 슈테판스플라츠 지하철역을 공하할 때 발견된 교회는 성비르길(St Virgil)카펠레란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14세기에 만들었다는 납골당의 제단에 그렇게 적혀있다. 당시 이 카펠레는 크란네스트(Chrannest)가의 가족묘지로서 성비르길에게 봉헌했기 때문에 그런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아무도 비르길 펠레가 왜 이곳에 만들어 졌는지 모르고 있다. 비르길카펠레는 지하철역 지하 1층 매표소 옆의 큰 유리창을 통해 안을 들여다 볼수 있다. 보수를 해서 비교적 깨끗하다. 이제 지하에서 밖으로 나와 보자.

           

비르길카펠레

 

슈테판스플라츠에서 그라벤으로 가는 입구에 현대식 유리건물이 서있다. 1985-90년에 건축한 하스 하우스(Haas House)이다. 중세의 아름다운 길에 현대식 건물이 들어서게되자 논란이 많았다. 심지어는 슈테판성당의 미관을 해치는 것이라고 하며 반대의 물결이 높았었다. 비엔나 시당국은 여러 차례에 걸쳐 설계도를 검토한 끝에 건축허가를 내주었다. 이 건물의 5층에 있는 DO&CO의 커피하우스는 유명하다. 커피 맛이 좋아서가 아니라 이곳의 창문을 통해서 바라보는 슈테판성당의 모습이 고틱한 분의기의 멋을 주기 때문이다.

 

슈테판스플라츠와 하스하우스. 그라번 쪽을 바라보며


슈테판스플라츠. 캐른트너슈트라쎄를 바라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