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이야기/명소와 공원

알테 도나우 (Alte Donau)

정준극 2007. 4. 11. 15:43

알테 도나우

지하철(U1) 알테 도나우역 하차

 

알테 도나우의 한 부분

 

알테 도나우는 보트놀이를 하거나 요트를 즐기는 사람들의 낙원이다. 여름철에는 비엔나 특유의 일광욕 장소로 이용된다. 알테 도나우의 남쪽 강변은 이른바 누디스트들의 낙원이 된다. 알테 도나우의 북쪽에는 갠제호이펠(Gänsehäufel)이라고 부르는 섬이 있다. 점잖게 말해서 거위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는 의미이지만 실은 거위 배설물이 쌓여 있는 곳이라는 뜻이다. 강변의 풀밭에서 피크닉을 하거나 나무 그늘에서 책을 읽으면서 여유를 부리는 데에는 알테 도나우만한 곳이 없다. 알테 도나우의 호반에는 비엔나의 명물인 돼지 갈비집들이 있다. 예를 들면 슈트란트카페(Strand Cafe)이다. 슈트란트라는 단어는 강뚝이라는 뜻이다. 알테 도나우에서 잡은 생선구이 요리도 일품이다.

 

알테 도나우 강변에 늘어선 별장들

 

알테 도나우는 '옛 도나우'라는 뜻이다. 예전에는 도나우였으나 홍수조절을 위해 새로 수로를 마련하자 도나우 본류와는 차단된 강이 되었다. 그래서 물이 흘러 들어오는 입구와 흘러 나가는 출구가 막혀 버린 호수 아닌 호수가 되었다. 원래 강물이 흐르던 곳이었기 때문에 수심이 깊지 않다. 그러다보니 유원지로서 제격이 되었다. 알테 도나우는 비엔나 21구인 플로리드스도르프에 속하여 있다. 심심하기 짝이 없는 플로리드스도르프에서 그나마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유원지가 되었다. 알테 도나우는 카그라너 브뤼케로서 두 파트로 나뉜다. 북쪽 파트는 오베레 알테 도나우(Obere Alte Donau)라고 부른다. 플로리드스도르퍼 브뤼케와 카그라너 브뤼케 사이를 말한다. 남쪽 파트는 운테레 알테 도나우(Untere Alte Donau)라고 부른다. 카그라너 브뤼케로부터 남쪽 프라터브뤼케까지를 말한다. 프라터브뤼케로 가면 도나우 본류를 막아 새로운 물길을 만든 댐을 볼수 있다.

 

알테 도나우의 슈트란드바드

 

알테 도나우는 넓이가 1.6 평방킬로미터에 이른다. 평균 수심은 2.5 미터이다. 가장 깊은 곳은 6.8 미터이다. 알테 도나우에는 두개의 섬이 있다. 모두 갠체호이펠이라고 부르지만 하나는 크로세스 갠제호이펠(Grosses Gänsehäufel)이라고 부르며 다른 하나는 클라이네스 갠제호이펠(Kleines Gänsehäufel)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갠제호이펠에 가자고 하면 큰섬인 그로세스 갠제호이펠을 말한다. 그로세스 갠제호이펠에는 비엔나에서 가장 유명한 대중 리도(Lido: 옥외수영풀)가 있다. 바다를 구경할수 없는 비엔나 사람들로서는 알테 도나우가 바로 바다이다. 알테 도나우에는 휴일이지만 별로 갈데가 없는 일반 노동자층들이 많이 오던 곳이었다. 1920년대에 특히 그러했다. 돈많은 사람들이야 잘츠캄머구트의 별장으로 가면 그만이지만 돈 없는 서민들은 알테 도나우에 와서 그나마 흘러내리는 땀을 식히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다.

 

알테 도나우의 보트 선착장

 

알테 도나우에는 갠제호이펠의 강수욕장 이외에도 강수욕을 즐길수 있는 지점이 많다. 마치 해변처럼 모래밭이 있어서 더욱 안성마춤이다. 그런 곳은 앙겔리바드(Angelibad), 아이젠바너바드(Eisenbahnerbad), 아르바이터슈트란트바드(Arbeiterstrandbad), 슈트란트바드 알테 도나우(Strandbad Alte Donau), 분데스슈포르트바드(Bundessportbad) 등이다. 모두 오베레 알테 도나우 지역에 있다. 운테레 알테 도나우에는 갠제호이펠(Gänsehäufel), 폴리차이바드(Polizeibad), 슈트라센바너바드(Strassenbahnerbad)가 있다. 이들 강수욕장은 어떤 단체들이 소유하고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이름들이 경찰강수욕장, 철도강수욕장, 전차강수욕장 등이 된 것이다. 유럽의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흔히 있는 사례이다.

 

일광욕 하는 사람들. 햇빛만 나왔다하면 직장 일도 미루고 나와서 우선 벗고 누워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알테 도나우의 주변 지대는 예전에는 소규모 주말농장들이 많았다. 별장과 같은 작은 오두막집이 있고 겨울철을 제외하고는 사람들이 주말이나 휴일에 와서 채마밭을 일구고 소작품을 거두며 즐거워하는 마을이 있었다. 지금도 그런 주말농장들이 많지만 평소에는 비어 두었다가 주말이나 휴일에 와서 묵고 가던 그런 오두막집들은 사라진지 오래이며 모두 집들을 확장해서 아예 살고 있다. 그리고 1978년에 UNO City가 완성되자 그후로 카이저뮐렌 지역은 오피스 건물들이 들어서는 비엔나의 마천루촌이 되었다. 알테 도나우에서는 요트를 타거나 윈드 서핑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도나우시티에 고층건물들이 들어서자 풍향을 바꾸어 놓는 바람에 요트나 윈드 서핑이 예전처럼 즐겁지마는 않다는 것이다.

 

알테 도나우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고층건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