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총정리/1월의 성인과 축일

1월 3일: 성 즈느비에브(St Genevieve) 축일

정준극 2007. 8. 8. 16:27
 

생 드니(St Denys)수도단체 창시자. 파리와 어린이들의 수호성인. 상징: 양치는 목동의 지팡이와 촛불. 어떤 경우에는 물레.


즈느비에브는 5세기경 낭테르(Nanterre)의 양치는 목동으로서 어릴 때부터 신앙생활에 몰두한 신실한 처녀였다. 어느때 그의 어머니는 즈느비에브가 집안 일은 제대로 하지 않고 들녘에서 기도만 한다고 야단치며 심하게 때렸다. 그 결과 즈느비에브의 어머니는 하늘의 벌을 받아 눈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즈느비에브가 자기의 눈물에 고약을 섞어 어머니의 눈에 발라 주어 눈을 뜨게 했다. 즈느비에브의 기적은 널리 알려지게 되어 마을 사람들은 그를 존경하고 두려워했다. 아름다운 즈느비에브는 꽃같은 15세에 주의 종으로 일생을 살것을 서약을 하였다.


얼마후 부모가 세상을 떠나자 즈느비에브는 파리의 친척 집에 가서 살게 되었다. 마침 그 때 훈족의 아틸라가 파리를 점령코자 공격해 왔다. 서기 451년이었다. 파리는 야만인 훈족의 발에 무참하게 짓밟힐 위기에 처하였다. 즈느비에브는 금식과 기도로서 훈족이 파리를 공략하지 않고 발길을 되돌려 퇴각하도록 했다. 즈느비에브는 대단한 금식자였다. 1주일에 두 번 정도만 식사를 했다. 그것도 콩과 빵 한조각이 전부였다.


얼마후 파리가 프랑크의 쉴드릭(Childeric)이 이끄는 대군에 의해 다시 포위당하자 즈느비에브는 세느강의 적진을 뚫고 다른 지역에서 식량을 구해 와서 굶주린 병사들과 시민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같은 사실을 알게된 쉴드릭은 즈느비에브를 크게 칭찬하고 파리에 대한 포위를 풀었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포로도 석방하였다. 즈느비에브는 나이 들어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으며 그의 유해는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성당에 안치되었다.


1129년 프랑스에는 뜻하지 아니한 에르고트(맥각독성균) 전염병이 돌게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환각증세와 경련을 일으키며 고통을 받았다. 마침 어떤 성당에서 즈느비에브의 성골을 옮기는 행진이 있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즈느비에브의 성골이 지나가자 에르고트 전염병이 그 자리에서 멈추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기적이 일어났다고 하면서 더욱 즈느비에브를 존경하였다. 이후 중세에 이르기까지 프랑스에서 어떤 예기치 못했던 자연재해가 일어난다든지 또는 전염병이 돌게 되면 즈느비에브의 성골을 모셔와 거리를 행진토록 했다.


성화(聖畵)에서 즈느비에브의 상징은 촛불이다. 간혹 촛불의 주변에는 사탄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한다. 즈느비에브가 한 밤중에 기도할 때에 사탄이 기도를 방해하고자 바람을 일으켜 촛불을 끄려고 했다는 얘기에서 파생된 그림이다. 즈느비에브를 모신 성당은 프랑스혁명 당시 파손되었다.

 

 

 성 즈느비에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