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총정리/1월의 성인과 축일

1월 17일: 성 안토니(St Anthony)

정준극 2007. 8. 9. 11:01
 

성 안토니오. 수도사들의 아버지. 동물들의 수호성인. 상징: 수도사들의 고깔 두건. 야수처럼 생긴 악마, 돼지, 종.


4세기 이집트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청년인 안토니(안토니오)에게는 누이동생이 하나 있었다. 일찍이 기독교를 받아들인 안토니는 훌륭한 교육을 받은 누이동생이 집안일을 관리할수 있을 만큼 유능하게 성장했다고 생각하자 자기에게 주어진 모든 재산을 누이동생에게 맡기고 사막으로 고행수도의 길을 떠났다. 극단으로 검약한 생활을 추구한 그는 짐승의 털로 만든 옷을 입고 하루 한끼의 식사를 했으며 잠도 거의 자지 않고 명상과 기도에만 전념하였다. 사탄이 안토니의 수행을 파괴하려고 아름다운 반라의 아가씨로 변하여 찾아와 유혹하였다. 안토니는 광야에서 그리스도가 마귀에게서 받은 시험을 생각하여 육신의 유혹을  단호히 물리쳤다. 안토니는 하이에나와 같은 맹수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마귀가 하이에나의 모습으로 나타나 안토니를 공격했던 것이다. 안토니는 오로지 반석과 같이 굳센 믿음으로 마귀에게 대항하였다. 하이에나도 안토니의 신실함에 이기지 못하여 물러나고야 말았다.


안토니의 수행에 대한 얘기가 전파되자 각처에서 안토니를 만나러 오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이들은 드넓은 사막에서 어떤 때는 며칠씩이나 안토니를 찾아 헤매기도 했다. 안토니를 찾아온 수도사들은 안토니의 가르침에 무한 감명을 받아 떠나기를 주저하였다. 이에 안토니는 동료들과 함께 사막에 수도원을 건설하고 수도사들이 안식처로 삼도록 했다.

당시 이집트에는 은둔자중의 은둔자라고 하는 바울이란 분이 있었다. 안토니는 바울을 찾아 나섰다. 그러나 아무도 찾아도 찾을수 없었다. 바울은 아무도 없는 외로운 사막의 한 곳에 기거하고 있었다. 매일 아침 까마귀 한 마리가 빵 반덩어리를 물고 와서 바울에게 떨어트려 주었고 바울은 그것으로 생계를 이었다. 마침 안토니가 찾아오자 까마귀는 빵을 한 덩어리나 물고 와서 떨어트려 주었다. 두 사람은 까마귀가 하나님의 천사인 것으로 믿고 감사하였다. 얼마후 연로한 바울이 세상을 떠났다. 사자 한 마리가 나타나 땅을 파주어서 바울을 그 곳에 장사 지낼수 있었다. 안토니는 90세에 세상을 떠났다. 안토니는 자기를 사막의 아무 곳이나 묻되 아무런 표시도 하지 말도록 당부했다.


성화에서 안토니는 보통 돼지 한 마리와 함께 표현된다. 돼지는 그가 가질수 있는 음란하고 추잡한 생각을 떨치도록 경계토록 한다는 의미이다. 다른 그림에는 안토니가 종을 들고 있는 모습이 있다. 종은 마귀를 쫓아내는 소리를 내기 위함이다. 12세기에 성 안토니를 기념하는 ‘병원수도회’가 설립되었다. 당시 이집트와 근동에는 이른바 에르고트(Ergot)독이라는 질병이 심심찮게 퍼지고 있었다. 이 질병은 ‘성 안토니의 불길’이라고도 불린다. 에르고트 독병은 환각증세의 정신질환을 수반하며 경련을 일으키게 한다. 안토니가 사막에서 마귀의 유혹을 받았을 때와 같은 현상일 것이라는 데에서 ‘성 안토니의 불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어쨌든 ‘성 안토니 병원수도회’는 에르고트 병자들을 고치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였다.


13세기 말, 이탈리아의 파두아(Padua)에 살았던 안토니오도 성인의 칭호를 받은 인물이다. 프란체스코 수도회의 수도승이었던 안토니오는 여러 기적으로 이름을 떨쳤으며 자기의 전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나누어 준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또한 유명한 설교자이기도 했다.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 설립된 ‘성 안토니의 빵’(St Anthony's Bread)이라는 단체는 지금도 가난한 사람들에게 입을 것과 먹을 것을 지원해주는 활동을 하고 있다. 성 안토니오에 대한 바자회는 그의 축제일인 6월 13일에 열린다. 성화에서 성 안토니오는 보통 백합 한 송이와 책을 들고 있는 것으로 표현된다. 또는 물고기들에게 설교하는 모습도 있다. 그의 성골( 聖骨 (성골) )은 파두아에 있다. 성 안토니오에게 간구하면 잃은 물건을 찾을수 있는 효험이 있다고 한다. 성 안토니는 동물들(가축)의 수호성인이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마구간이나 외양간에 성 안토니의 초상화를 붙여 놓아 가축들이 안전하게 지내기를 기원한다. 1월 27일, 성 안토니의 축일에는 가축들을 부리지 않으며 먹이를 넉넉하게 주는 풍습이 있다. 그리고 누구도 밤중에는 마구간이나 외양간에 머물지 못하도록 하였다. 가축들이 편하게 쉬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마귀의 유혹을 받았으나 이를 단호하게 물리치고 있는 성 안토니(안토니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