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총정리/7월의 성인과 축일

7월 25일: 성 크리스토퍼(St Christopher)

정준극 2007. 8. 9. 11:33
 

14 사역자중 한명. 여행자, 특히 자동차 여행자들의 수호성인. 상징: 강, 꽃이 핀 지팡이, 화살, 개의 머리.


크리스토퍼는 장대한 사나이였다. 그래서 그는 자기의 역발산하는 힘을 지상의 위대한 왕을 위해 봉사할 기회를 찾고 있었다. 이러한 생각에 사탄이 작용하지 않을수 없었다. 크리스토퍼는 사탄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왕이라고 생각하고 사탄을 찾아 나섰다. 크리스토퍼는 사탄을 만나러 가는 도중 어떤 이상한 은둔자를 만났다. 그 은둔자는 크리스토퍼에게 물결이 거센 강의 한 가운데 서서 나그네들이 강을 안전하게 건널수 있도록 도와주라고 말하였다. 크리스토퍼는 은둔자의 말에 순응하여 며칠 동안을 그렇게 했다. 어느 폭풍이 치는 밤이었다. 이 날도 크리스토퍼는 강 가운데 서서 강을 건너려는 나그네들이 있으면 업어주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어떤 어린아이가  폭풍치는 어두운 밤에 강을 건너고자 나타났다. 크리스토퍼는 어린아이를 어깨에 올려놓고 강을 건너기 시작했다. 그런데 크리스토퍼가 한 걸음씩 옮길 때마다 물결은 한 층 더 거세졌고 아이의 무게는 한 층 더 무거워졌다. 크리스토퍼는 힘이 장사인 인물이었지만 도저히 감당키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악물과 비지땀을 흘리면서 겨우 강을 건널수 있었다. 건너편 강변에 도착하여 어린아이를 어깨에서 내려놓자 그 어린아이는 예수님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예수께서는 크리스토퍼에게 온 세상을 창조한 사람을 어깨에 메고 강을 건넜으니 천하에 그만한 장사가 없다고 말하신후 그의 이름을 크리스토퍼(그리스도를 옮긴 사람: Christ-bearer)라고 선언하였다. 이어 예수께서는 크리스토퍼에게 가지고 있는 지팡이를 집 문밖에 심으라고 지시하였다. 이튿날 그 지팡이에서 잎이 나고 꽃이 피어 아름다운 과일이 주렁주렁 열리게 되었다. 예수께서는 한밤중에 자기를 어깨에 올려놓고 강을 건넜던 일이 사실이었음을 보여주기 위해 크리스토퍼의 지팡이를 도구로 삼았던 것이다.


크리스토퍼는 열두 사도중 한 사람에게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였다. 그러나 이내 기독교를 추종한다는 이유로 체포되었다. 크리스토퍼는 기독교 신앙을 버리고 우상을 섬기라는 요청을 거부하고 스스로 순교자의 길을 택하였다. 관헌은 창녀를 그의 감방에 들여보내 욕정으로 유혹하였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크리스토퍼는 쇠몽둥이로 매를 맞았고 그래도 숨이 붙어 있자 화살을 쏘아 죽이도록 했다. 그러나 쏘는 화살마다 크리스토퍼를 피해갔으며 마지막 화살 한 대는 크리스토퍼의 피부를 스치고 지나간후 왕의 눈을 맞추어 실명케 했다. 그는 결국 목이 잘려 죽었다. 크리스토퍼는 죽기 전에 누구든지 자기의 이름으로 기도하면 화재와 폭풍과 지진으로부터 보호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하였다.

 

 성 크리스토퍼가 아기 예수를 업고 강을 건너고 있다.


중세에는 교회마다 남쪽문 입구에 크리스토퍼의 초상화를 걸어 놓아 누구든지 교회에 발을 들여 놓는 사람은 그의 모습을 볼수 있도록 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성 크리스토퍼의 얼굴을 보는 사람은 그날 하루 동안 어떠한 재난으로부터도 보호를 받게 되며 특히 죽음의 위험으로부터 구원된다고 믿어졌기 때문이었다. 이같은 크리스토퍼에 대한 믿음은 자동차와 비행기 여행이 보편화된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여행과 관련된 포스터나 책자, 뱃지 등에 성 크리스토퍼의 초상화를 넣는 경우는 그 때문이다. 성화에서 크리스토퍼는 간혹 걸인으로 표현되고 있다. 그의 발아래에는 개의 머리가 보일 경우도 있다. 크리스토퍼는 어떠한 여성의 유혹에도 이겨낼수록 자기의 모습이 개의 머리와 같이 생기게 해달라고 간청한바 있다. 어떤 성화에는 두어명의 창녀들이 크리스토퍼의 주위에 함께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또 다른 성화에는 창녀들을 반라의 인어로 표현된 경우도 있다. 어느 경우에도 크리스토퍼는 유혹을 이겨 냈다. 크리스토퍼가 어린 예수를 등에 태우고 강물을 건너는 성화도 많이 볼수 있다. 이밖에도 은둔자의 모습, 강물, 꽃이 피고 열매가 매달린 지팡이, 물고기, 보트, 왕에게 상처를 입힌 화살 등이 그림에 표현되기도 한다.

 아기 예수를 등에 이고 강을 거너는 성 크리스토퍼

손에는 잡은 물고기를 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