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오페라 페스티벌/세계의 오페라 축제

뫼르비슈 오페레타 페스티벌(Mörbisch Operetta Festival)

정준극 2007. 10. 1. 18:06

뫼르비슈 오페레타 페스티벌(Mörbisch Operetta Festival)

뫼르비슈 호수극장(Seefestspiele-Mörbisch): Mörbisch Lake Festival

오페레타의 메카

 

환상적인 뫼르비슈 호수무대. '베니스의 하룻밤'(Eine Nacht in Venedig)

 

세계의 오페라 페스티벌을 미진하나마 섭렵하면서 세계 오페레타의 메카라고 하는 뫼르비슈(Mörbisch)호수무대를 지나친다면 대단히 미안한 일이므로 차제에 간단히 소개코자 한다. 뫼르비슈 호수무대는 매년 여름 시원한 야외에서 비엔나 오페레타를 전문으로 공연하는 곳이다. 정식으로는 2000년부터 신장개업하여 세계 각국으로부터 관객들을 초청하고 있다. 뫼르비슈 호수무대는 비엔나에서 남동쪽으로 약 60 km 떨어진 부르겐란트(Burgenland)의 노이지들 호수(Neusiedler See)에 마련된 환상적인 무대이다. 아이젠슈타트를 지나서 헝가리 쪽으로 계속가면 나온다. 그래서 호수 건너편으로는 그림과 같은 헝가리의 작은 마을이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관광에 손해 볼 일이 없는 곳이 뫼르비슈이다. 하지만 한여름밤에는 웬놈의 모기와 날파리는 그렇게도 있는지! 모기와의 신경전을 각오하고 여름밤을 보내야 할 것이다. 노이지들 호수는 헝거리와 국경을 이루는 내륙호수이다. 헝가리어로는 페르퇴토(Fertoto)라고 부른다. 그리고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어로는 네지데르스코 예제로(Nezidersko jezero)라고 부른다.

 

뫼르비슈 암 제의 한적한 거리. 앞쪽에 있는 교회가 뫼르비슈 암 제의 상징인 그리스도교회.

 

노이지들 호수는 사해처럼 물이 흘러 들어가기는 하지만 빠져 나가는 것은 없는 내륙호수이다(Drainage basin). 호수에 갈대밭이 많기 때문에 스테프 호수(Steppe lake)라고 부르기도 한다. 노이지들 호수는 중부유럽의 내륙호수로서는 두번째로 크다. 그리고 자연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호수의 전체 면적은 315 평방킬로미터라고 한다. 그중에서 240 평방킬로미터는 오스트리아에 속하여 있고 나머지 75 평방킬로미터는 헝가리에 속하여 있다. 뫼르비슈 호수무대가 있는 마을의 이름은 정식으로 뫼르비슈 암 제(Mörbisch am See)이다. 그리고 호수 건너편에 있는 헝가리의 마을은 일미츠(Illmitz)이다. 노이지들 호수는 '비엔나 사람들의 바다'(Sea of the Viennese)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비엔나 사람들이 여름이면 휴가를 와서 세일링도 하고 윈드서핑도 하며 낚시도 즐기는 호수이기 때문이다.

 

칼 밀뢰커의 '거지 학생' 무대

 

야외극장의 스탠드 좌석은 6,500명을 수용할수 있다. 무대는 뭍에 있지만 무대는 호수에 떠 있다. 물에 비친 조명이 가슴을 설레게 하며 호수 물을 이용한 분수 무대 장식도 환상적이다.  많은 관객을 수용하는 스탠드이지만 어느 곳에 앉아 있던지 음향이 똑 같이 좋으며 무대를 볼수 있는 시계도 거칠 것이 없어서 훌륭하다. 호수의 여름 저녁, 안개가 슬며시 일어나는 수면위를 바라보며 환상적인 무대 장치와 흥겨운 비엔나 왈츠와 폴카의 멜로디를 듣고 있으려면 낙원이 바로 이곳이구나 라는 생각을 절로 들게 한다. 비엔나를 관광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며칠동안 비엔나 시내만 뱅뱅 돌다가 가게 마련이다. 그러나 한번 시간을 내서 뫼르비슈 호수극장을 관람한다면 잊지 못할 평생의 추억이 될 것이다. 미리 관광회사에 예약하면 편하게 왕복할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젠슈타트(Eisenstadt)의 하이든가쎄에 있는 뫼르비슈 오페레타 페스티벌 사무실에 연락해도 된다. 그러나 일찍 예약을 해야 한다. 적어도 1년전에! 메르비슈 오페레타 페스티벌을 성공으로 이끌고 있는 현 음악감독인 하랄드 제라핀(Harald Serafin)의 기여는 놀랄만한 일이다.

 

음악감독 하랄드 제라핀

 

뫼르비슈 오페레타 페스티벌의 조명과 음향은 가히 첨단을 자랑한다. 해마다 모습을 달리하는 무대 세트는 숨을 막히게 할 정도로 환상적이다. 매년 페스티벌 기간중에는 한편 이상의 오페레타와 표준 오페라 한편 정도를 무대에 올린다. 얼마전에는 푸치니의 투란도트를 무대에 올려 절찬을 받은바 있다. 북경의 자금성을 그대로 옮겨온듯한 환상적인 무대였다. 지금까지 공연된 오페레타중 대표적인 것은 요한 슈트라우스의 '집시 남작'과 '비엔나 기질', 프란츠 레하르의 '메리 위도우'와 '웃음의 나라', 엠메리히 칼만의 '집시 공주' 등이다. 외국에서 온 관광객들에게 오페레타는 약간 부담이 될수도 있다. 오페레타에는 일반적 대화 스타일이 자주 등장한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비엔나 사투리, 헝가리 사투리를 사용한다. 그러므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아름다운 왈츠의 선율과 화려한 무대를 보는 것만으로도 그런 부족한 면을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런데 모기는 동양사람을 더 좋아하나? 이 나라 사람들은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기 때문이다.


파울 아브라함이 작곡한 오페레타 '빅토리아와 후자르 병사(Viktoria und Ihr Husar)의 무대

 

기왕 얘기가 나온 김에 부연하자면 오스트리아는 과연 오페레타의 본고장 답게 오페레타 공연이 이곳 저곳에서 열린다. 비엔나의 폭스오퍼(Volksoper)는 대표적인 장소이다. 오스트리아의 지방에서 열리는 오페레타 공연을 찾아 가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그나마 위안을 주는 곳이다. 잘츠부르크 가까이에 있는 바드 이슐(Bad Ischl)의 오페레타 페스티벌은 옛 합스부르크의 향수를 불러 일으켜 주는 아름다운 무대이다. 바드 이슐은 요한 슈트라우스의 대표적인 오페레타 '박쥐'의 무대가 되는 곳이며 프란츠 레하르 기념관이 있는 곳이다. 바드 이슐은 역사적으로는 이곳에서 프란츠 요셉 황제가 16세의 꽃같이 아름다운 바바리아의 엘리자베트 공주(씨씨)에게 청혼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바드 이슐 인근 마을에는 모차르트의 부모가 살던 집이 있다. 또 바드 이슐에서 잘츠부르크 쪽으로 조금 더 가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결혼식을 올렸던 유서 깊은 몬트제(Mondsee) 성당이 있어서 발길을 멈추게 한다. 비엔나 근교의 유명한 온천장인 바덴(Baden)의 오페레타 페스티벌도 빼놓을수 없는 귀중한 행사이다. 바덴은 베토벤, 모차르트, 요한 슈트라우스 등이 휴양하면서 작곡을 했던 아름다운 온천 도시이다. 뫼르비슈 이외에도 오스트리아가 자랑하는 또 한 곳의 호수극장은 스위스와 의 국경지대에 있는 브레겐츠이다. 그 곳에 대하여는 이미 앞에서 설명하였다.



뫼르비슈 호수극장 무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