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오페라 페스티벌/세계의 오페라 축제

산타페 오페라 페스티벌(Santa Fe Opera Festival)

정준극 2007. 9. 25. 07:33

산타페 오페라 페스티벌(Santa Fe Opera Festival)

 

산타페 크로스비극장 

 

산타페 오페라 페스티벌은 1956년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던 지휘자 존 크로스비(John Crosby)가 설립한 산타페 오페라단이 주관하는 오페라 축제이다. 산타페 오페라 페스티벌은 뉴멕스코주 산타페시의 북쪽 7마일에 있는 대목장에서 열린다. 거의 200에이커에 달하는 대목장에는 크로스비극장(The Crosby Theater)등 공연시설이 완비되어 있다. 산타페 오페라 페스티벌은 산타페 오페라단이 설립된 다음해부터 시작되었다. 설립자 존 크로스비의 목적은 미국의 성악가들이 리허설과 학습을 통하여 충분한 오페라 무대경험을 갖도록 하자는 것이다. 산타페 오페라단은 미국 작곡가의 창작 오페라를 소개하는데에 앞장서고 있다. 지금까지 40여편에 이르는 미국 창작 오페라를 처음으로 무대에 올렸다. 그중에는 산타페 오페라단(SFO)이 작곡을 의뢰한 작품도 거의 10편에 이른다.

 

'라 보엠' 무대. 산타 페 오페라의 크로스비 극장


존 크로스비는 SFO의 총감독으로서 그리고 산타페 오페라 페스티벌의 책임자로서 거의 40년을 일했다. 미국 오페라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오페라 감독을 맡은 인물이다. 크로스비는 2000년에 은퇴하였으며 2002년에 세상을 떠났다. 크로스비의의 뒤를 이어 리챠드 개디스(Richard Gaddes)가 SFO의 총감독이 되었다. 산타페 오페라 페스티벌은 매년 6월말이나 7월초부터 8월 셋째 주까지 5편의 오페라를 번갈아 무대에 올리며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5편의 오페라중에서 2편은 대중들이 잘 아는 작품을 공연한다. 모차르트의 작품이 가장 많이 등장한다. 또 한편은 SFO가 의뢰한 오페라의 세계 초연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최소한 미국 초연의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또 한편의 오페라는 거의 예외 없이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작품이다. 크로스비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에 대한 평생 애호가였다. 1964년에는 다프네(Daphne)를 미국 초연한 것은 좋은 예이다. 또 다른 오페라는 세계적으로 거의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발굴하여 공연하는 것이다. 이렇듯 산타페 오페라 페스티벌은 뚜렷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존 크로스비와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2006년도 시즌의 레퍼토리를 보면 일반인들이 좋아하는 작품으로서 카르멘(Carmen)과 마적(The Magic Flute)이 공연되었으며 미국 초연으로서는 토마스 아데(Thomas Ades)의 템페스트(The Tempest)가 무대에 올려졌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작품으로서는 살로메(Salome)가 새로운 연출로서 공연되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으로서는 마스네의 신데렐라(Cendrillon)를 소개하였다. 이같은 스타일은 2007년도에도 마찬가지였다. 푸치니의 라보엠과 모차르트의 ‘여자는 다 그래’, 탄 던(Tan Dun)의 창작 오페라 ‘차, 영혼의 거울’(Tea: A Mirror of Soul)의 미국 초연,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다프네, 그리고 SFO가 처음 도전하는 라모(Rameau)의 플라테(Platee)가 공연되었다. 2008년에는 베르디의 활슈타프,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카이야 사아리아호(Kaija Saariaho)의 아드리아나 마테르(Adriana Mater: 미국 초연), 브리튼의 빌리 버드(Billy Budd), 그리고 헨델의 라다미스토(Radamisto)가 계획되어 있다.

 

산타 페 오페라 극장에서의 '콜드 마운틴' 무대


SFO는 특유의 도제(徒弟)훈련 프로그램(The Apprentice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10명 이내의 훈련생을 선발하여 중세에 도제를 양성했던 것처럼 집중 훈련을 하여 현장의 일꾼으로 내보내는 프로그램이다. 이같은 훈련 프로그램은 미국 오페라 역사에서 가장 혁신적인 프로그램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1950년 이래 지금까지 1,500명 이상이 SFO의 도제훈련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았다. SFO는 오페라 성악가들만 아니라 오페라 공연을 위한 기술자들(연출에서부터 조면, 관리에 이르기까지)에 대한 도제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산타 페 오페라 극장


미국은 물론 국제적으로 활약하고 있는 음악가중에서 SFO의 도제훈련 프로그램을 거친 인물들은 대충 다음과 같다. 소프라노 주디스 블레겐(Judith Blegen), 애슐리 푸트남(Ashley Putnam), 첼레나 셰이퍼(Celena Shafer), 메조소프라노 조이스 디도나토(Joyce DiDonato), 수잔 퀴트마이어(Susan Quittmeyer), 미셸 드영(Michele DeYoung), 테너 칼 탠너(Carl Tanner), 윌리엄 버든(William Burden), 라챠트 크로프트(Richard Croft), 크리스 메리트(Chris Merritt), 닐 쉬코프(Neil Shicoff), 바리톤 데이비드 가클리(David Gockley: 나중에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의 총감독이 됨), 셰릴 밀느스(Sherrill Milnes), 베이스 마크 도쓰(Mark Doss), 제임스 모리스(James Morris), 사무엘 레이미(Samuel Ramey)등이다. 이들중에는 SFO에 다시 돌아와 산타페 오페라 페스티벌을 빛낸 인물들도 많다. 조이스 디도나토는 2006년에 마스네의 신데렐라에서 타이틀 롤을 맡아 찬사를 받았으며 크리스 메리트는 템페스트(2006)에, 칼 탠너는 투란도트(2006)에 주역으로 출연했다.  

 

산타 페 오페라 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