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디보의 세계/세계의 소프라노

19세기 최고의 프리마 돈나 Giuditta Pasta (주디타 파스타)

정준극 2008. 2. 27. 12:22

19세기 최고의 프리마 돈나 Giuditta Pasta (주디타 파스타)


이탈리아의 주디타 파스타는 19세기 초반에 세계 오페라 무대에 있어서 가장 위대한 성악가중의 한 사람으로 간주되고 있는 인물이었다. 파스타는 소프라노이지만 메조소프라노 역할과 콘트랄토까지 맡아 할수 있는 특별한 성악가였다. 오페라 성악가 중에서 그런 폭넓은 재능을 가진 경우는 정말로 드물다. 주디타 파스타(원래 이름은 Negri Pasta)는 1798년 밀라노 부근 바레세(Varese) 지방의 사론노(Saronno) 마을에서 태어났다. 밀라노에서 공부한 파스타는 1815년, 17세라는 신예의 나이로 이탈리아 브레스키아(Brescia)에서 처음 오페라에 데뷔했다. 주세페 스카파(Giuseppe Scappa)의 Le tre Eleonore라는 오페라였다. 그러나 이 공연은 별로 성공적이지 못하였다. 2년후에는 런던의 무대에 데뷔하였다. 그러나 이 공연도 역시 실패였다. 그로부터 파스타는 작곡가인 스카파로부터 직접 가르침을 받고 다시 2년후인 1819년 이번에는 베니스의 무대에 등장하여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그 성공은 시작일 뿐이었다. 성공의 여신은 드디어 1821년 파스타를 찾아왔다. 파리 이탈리아극장(Théâtre Italien)에서 오텔로(로시니)의 데스데모나를 맡은 것이 대성공을 거두었다. 사람들은 파스타의 찬란한 음성과 드라마틱한 연기에 감동하여 갈채를 아끼지 않았다. 그로부터 파스타는 파리의 프리마 돈나로서 몇 년동안 파리의 오페라 무대를 주름잡았다. 주로 로시니와 도니체티의 작품으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대부분 메조소프라노 역할이었다. 

 

 

전성기  파스타                                                       데뷔 당시

 

그로부터 15년후, 이번에는 소프라노로 변신하여 19세기 초반의 위대한 이탈리아 오페라에서 주역으로서 활동하였다. 훌륭한 소프라노였다. 도니제티와 벨리니가 파스타의 음성과 연기에 부합하는 작품들을 썼다. 도니제티의 '안나 볼레나'(Anna Bolena)는 파스타를 위해 작곡한 것이다. 벨리니는 '텐다의 베아트리체'를 파스타를 위해 작곡하였다. 파스타는 1831년에 밀라노에서 '몽유병자'와 '노르마'의 타이틀 롤을 맡아 대인기를 차지했었다. 파스타는 뛰어난 소프라노 음성으로 주인공의 역할을 통쾌하게 표현했다. 파스타는 파리 이외에도 런던, 상트 페테르부르크등지에서 거의 15년 동안 최고의 오페라 성악가로서 찬사를 받았다. 후세의 사람들은 파스타가 19세기의 오페라를 압도했던 것은 20세기의 마리아 칼라스를 예비한 것이었다고까지 말했다. 그러나 영광 뒤에는 시련이 있기 마련이다. 메조에서 소프라노로 전환하여 활동한 것이 무리였던것 같았다. 결국 음성에 긴장이 오기 시작했다. 이로 말미암아 파스타는 1837년, 40세의 한창 나이로 무대에서 은퇴하였다.

 

파스타는 한창 시절에 당대에서 가장 주도적인 오페라 성악가였다. 그의 음역은 놀랄만큼 폭이 넓어서 아래 A 음으로부터 하이 D 음까지였다. 이같은 놀라운 음역은 벨칸토의 뒷받침을 받아 화려하고도 숭고하며 장엄한 색채를 만들어 냈다. 여기에 그의 드라마틱한 표현력과 무대 맨너는 그를 디바 중의 디바로 찬미를 받게  해주었다. 벨리니는 파스타의 이러한 스타일을 ‘숭고한 비극적 소프라노’라고 정의했다. 파스타는 1865년, 블레비오(Blevio)에서 69세로 세상을 떠났다. 로시니는 파스타에 대하여 ‘그의 목소리는 특별난 것이 아니다. 그저 보통보다 음역이 더 넓고 표현력이 더 강력할 뿐이다. 그러나 그는 마음 속에서 우러나오는 노래를 한다’고 말했다.

 

노르마 초연의 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