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세기의 브륀힐데 Hildegard Behrens (힐데가르트 베렌스)
‘금세기의 브륀힐데’라고 불리는 힐데가르트 베렌스는 이 시대의 가장 위대한 바그너 소프라노이다. 드라마를 휘몰아가며 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엘렉트라, 이졸데, 브륀힐데 또는 레오노레(휘델리오)와 같은 역할이라면 우선 베렌스를 마음에 떠올리게 될 정도로 그는 뛰어난 독일의 영웅적 소프라노이다. 보통 독일의 영웅적 레퍼토리의 주인공이라고 하면 상당한 몸집의 성악가를 연상케한다. 그러나 베렌스는 예외이다. 어찌보면 연약하게 보일 정도의 체격이다. 아마 부지런하고 재빠른 그의 성격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서 나오는 음성은 바그너, 베토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어떤 역할이라도 소화할수 있는 강력하고 풍성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레하르의 오페레타도 훌륭하게 맡아할수 있다. 그의 음성은 한없이 아름다워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신비롭게 감싸준다. 1937년 독일 북부의 바렐(Varel)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베렌스는 1997년으로 60회 생일을 맞이하였다. 세계의 베렌스 팬들은 2월 9일, 베렌스의 60회 생일을 기념하여 여러 행사를 가졌다. 베렌스의 과거 빛나는 승리를 되돌아보며 부디 앞으로도 계속 훌륭한 노래를 들려 달라는 부탁의 모임이었다.
베렌스를 발견한 것은 카라얀이었다. 뒤셀도르프의 도이치오퍼에서였다. 카라얀은 베렌스에게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살로메 레코딩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그는 세계 오페라무대에 두각을 나타내게 되었다. 레코딩후, 베렌스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발의 무대에서 살로메를 불렀고 이 시대에서 가장 탁월한 살로메 해석으로 찬사를 받았다. 어느해 베렌스는 잘츠부르크에서 카라얀의 지휘로 휘델리오의 레오노레를 불렀고 이어서 칼 뵘의 지휘로 ‘낙소스의 아리아드네’의 엘렛트라를 부르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었다. 공교롭게도 그 해에 베렌스는 메트로에서 칼 뵘의 지휘로 이번에는 레오노레를 불렀다. 베렌스의 존재는 눈부신 태양처럼 솟아 오르기 시작했다. 1982년 베렌스는 다시 메트로에 돌아와 이도메네오(모차르트)의 새로운 제작에서 엘렛트라(Elettra)를 맡았다. 타임지는 베렌스의 공연에 대하여 ‘파바로티보다 더 훌륭하였다’고 평하였다. 과연 베렌스는 드라마틱 콜로라투라로서 관중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슈트라우스의 엘렛트라 역할은 베렌스를 위해 작곡한듯 했다. 베렌스도 엘렛트라가 자기에게 가장 맞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몇 년후 그는 파리에서 유명한 연출가인 오또 셴크기 새로 제작한 ‘낙소스의 아리아드네’(R 슈트라우스)에 출연하여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베렌스는 같은 역할로서 메트로를 다시 방문하였다. 뉴욕 뉴스데이지는 ‘메트로가 생긴 이래 가장 황홀한 공연이었다. 음악이 끝나는 순간 관중들의 열광적인 갈채는 장내를 진동하였다’고 썼다.
1983년 그는 바이로이트에서 조지 솔티경의 지휘로 브륀힐데를 맡았다. 대단한 성공을 거둔 것이었다. 이로부터 베렌스는 이 시대의 가장 뛰어난 브륀힐데로 인정받았다. 이듬해 그는 메트로에서 이졸데를 불렀다. 이졸데는 과거에도 몇 번 맡았었으나 엄청난 갈채를 받은 것은 메트로가 처음이었다. 이 두 역할로서 베렌스는 1980년대 최고의 바그너 소프라노로 인정을 받았다. 그후 베렌스는 링 사이클의 전편을 메트로와 바바리아 국립오페라에서 공연하였다. 링 사이클 전편을 공연한다는 것은 최고의 바그너 성악가만이 도전할수 있는 것이다. 메트로와 바바리아에서의 링 사이클은 모두 전세계에 중계되었다. 베렌스의 상표와 같은 브륀힐데에 대하여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처럼 가슴 벅차게 만드는 아름다운 노래를 들으려면 평생을 기다려야 할것이다’라고 썼다. 바이로이트에서 브륀힐데를 부르기 몇해전, 베렌스는 레오나드 번슈타인의 지휘로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레코딩했다. 번슈타인은 ‘이졸데는 모든 음악 역사의 중심에 있으며 베렌스는 그 가운데에 있다’고 말했다. 베렌스는 가곡 연주에도 놀라운 재능을 보여주었다. 최근 카네기 홀에서 피아니스트 크리스토프 에센바하의 반주로 독일 가곡 리사이틀을 가진 것은 음악사의 한 페이지를 찬란하게 장식하는 것이었다. 베렌스는 레오니 리자네크를 이어 로테 레만 반지의 제3대 소유자이다.
'디바·디보의 세계 > 세계의 소프라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크로아티아의 나이팅게일 Ilma De Murska (일마 데 무르스카) (0) | 2008.02.27 |
---|---|
루마니아의 미미 Ilena Cotrubaş (일레나 코트루바스) (0) | 2008.02.27 |
비엔나의 마음 Hilde Güden (힐데 귀덴) (0) | 2008.02.27 |
가면무도회의 아멜리아 Herva Nelli (헤르바 넬리) (0) | 2008.02.27 |
당대의 이졸데 Helena Braun (헬레나 브라운) (0) | 2008.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