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대한 바그너 소프라노 Marjorie Lawrence (마조리 로렌스)
비르기트 닐쓴 이후 가장 위대한 바그너 소프라노인 마조리 로렌스는 메트로에서 활약하여 명성을 떨친 호주 출신의 드라마틱 소프라노이다. 로렌스는 1909년(어떤 자료에는 1908년), 호주의 멜버른에서 태어났다. 로렌스는 이미 10대의 소녀시절에 각종 성악경연대회에서 우승하여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어 그는 본격적인 공부를 위해 파리로 가서 유명한 세실 질리(Cecile Gilly)에게 사사했다. 로렌스의 첫 오페라 데뷔는 1932년 몬테카를로에서 탄호이저의 엘리자베트를 맡은 것이었다. 이듬해, 그는 파리 오페라에서 로엔그린의 오르트루트(Ortrud)로 데뷔하여 갈채를 받았다. 2년후 그는 메트로에 진출하여 발퀴레의 브륀힐데를 맡아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정작 로렌스의 이름을 세계에 떨치게 한것은 ‘신들의 황혼’의 마지막 장면 때문이었다. 바그너는 브륀힐데가 화장터의 화염속으로 사라질때 말을 타도록 의도했다. 하지만 무대에서 말을 타고 달린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므로 지금까지 그 역할을 맡아했던 소프라노들은 순한 노새를 타거나 또는 마부가 옆에서 고삐를 쥐고 안내하는 대로 잠시 말을 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로렌스는 무대 감독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만류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말을 타고 무대 위를 용감하게 달렸다. 바그너가 바라던 그대로였다. 로렌스는 바그너뿐만 아니라 베르디와 푸치니, 그리고 다른 작품에서도 뛰어난 노래와 무대 연기를 보여주었다. 그는 마스네의 에로디아드(Herodiade)에서 살로메, ‘유태여인’에서 라헬,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에서 돈나 안나, 그리고 카르멘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재능을 보여주었다.
1941년 어느날 멕시코에서의 공연때, 그는 자리에서 일어서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진찰 결과 소아마비가 발전되었다는 것이었다. 로렌스는 휠체어를 타야했다. 그는 무대에 돌아가려 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공연을 취소해야만 했다. 그로부터 몇 년 동안 로렌스는 소아마비 치료를 받았고 상당히 호전되는 듯싶었다. 그러는 중 2차대전이 일어났다. 애국심이 누구보다도 드높았던 그는 더 요양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유럽과 태평양의 연합군 장병들을 위한 위문공연에 스스로 참여하여 장병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허신을 다하였다. 어느때는 휠체어를 탄채 노래를 부르기도 하였다. 그러한 로렌스에 대하여 장병들의 박수는 천지를 진동할 정도였다. 전쟁이 끝난후인 1946년, 어느 정도 건강이 회복되었다고 생각한 그는 예정되어 있는대로 파리에서 아이다의 암네리스를 공연했다. 공연이 끝나자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나 로렌스의 불굴의 의지에 대하여 열화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그는 암네리스 이후 다시는 무대에 서지 못하였다. 로렌스는 같은 시기에 활동하였던 키르스텐 플라그스타드(Kirsten Flagstad)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아마 소아마비에 걸리지 않고 계속 무대 활동을 했다면 더 높은 평가를 받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불우한 이 디바에 대한 사람들의 사랑은 하늘보다 높았다. 로렌스의 경력은 불행하게도 10여년을 넘기지 못했다. 안타까운 일은 많은 사람들이 로렌스가 얼마나 훌륭한 음성을 가지고 있으며 얼마나 뛰어난 소프라노인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시에 세계적인 뛰어난 성악가들이 대거 메트로에 몰려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당시 메트로에는 노르웨이 출신인 키르시텐 플라그슈타드를 비롯하여 역시 노르웨이 출신의 테너 로리츠 멜키올, 독일의 로테 레만, 엘리자베트 레트버그, 카린 브란첼(Karin Branzell), 프리드리히 쇼르(Friedrich Schorr)등이 쟁쟁하게 포진하고 있었다.
1955년 MGM사는 마조리 로렌스의 노래인생을 스토리로 하여 ‘중단된 멜로디’(Interrupted Melody)라는 영화를 만들었다. 로렌스역은 유명한 엘레아노 파커(Elanor Parker)가 맡았고 상대역인 남편 토마스 킹(Thomas King)은 글렌 포드가 맡았다. 이 영화로 엘라아노 파커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의 후보에 올랐었다. 이 영화에는 오페라의 여러 장면이 나온다. 돈 카를로, 삼손과 델릴라, 라 보엠, 나비부인, 카르멘, 일 트로바토레, ‘트리스탄과 이졸데’, ‘신들의 황혼’ 등이다. 영화에서 이들 오페라의 아리아는 매혹적인 소프라노 아일린 화렐(Eileen Farrell)이 불렀다. 이 영화에는 로렌스의 고국인 호주의 민요 Waltzing Matilda 등도 나온다. 화렐의 노래와 파커의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룬 이 영화는 아카데미 최우수 각본상과 각색상을 받았다.
무대를 떠난 로렌스는 아칸소 주에서 후진들을 양성하며 지내다가 1979년 1월 10일 세상을 떠났다. 그가 세상을 떠난후 그를 기념하기 위해 워싱턴에서는 해마다 ‘마조리 로렌스 국제성악경연대회’가 열리고 있다. 그리고 메트로는 벌써부터 2007년의 로렌스 탄생 1백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마조리 로렌스는 바그너 오페라를 가장 완벽하게 해석한 아티스트로 꼽히고있으며 장상에 올라가서 그 정상에 계속 머물렀던 음악인으로 존경을 받고 있다.
브륀힐데 살로메
토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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