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금시대의 드라마틱 디바 Rosa Raisa (로자 라이사)
폴란드 출신의 로자 라이사는 19세기 후반으로부터 20세기 초반에 이르는 오페라의 첫 황금시기에 가장 위대한 드라마틱 소프라노 중의 한사람으로 인정받은 전설적인 인물이다. 로자 라이사는 강력하고 호소력이 있는 음성, 콜로라투라와 같은 하이 음에서부터 메조를 능가하는 안정된 저음까지 낼수 있는 폭넓은 음역, 무대를 압도하는 뛰어난 연기력과 감정 표현으로 모든 사람으로부터 당대 최고의 디바로서 추앙을 받았다. 폴란드에서 기초적인 경력을 쌓은 그는 젊은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가 시카고에 정착하였고 그후 시카고 리릭오페라에서 무려 1천회 이상의 공연에 출연하는 놀라운 열심을 기록하였다. 그는 작곡가, 지휘자, 동료 성악가들로부터 존경을 한몸에 받았다. 푸치니는 로자 라이사를 그의 오페라의 주역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로자 라이사는 푸치니의 특별 요청으로 제비(La rondini)의 초연에 주역을 맡았으며 투란도트에서도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하였다. 이토록 사랑을 받으며 활동할수 있었던 것은 뛰어난 음악적 재능도 큰 몫을 했지만 그보다도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따듯하고 부드러운 마음씨와 남을 위해 무엇인가 도움이 되고자 애쓰는 마음씨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의 이같은 성격은 그의 정신속에 유태, 이탈리아, 미국적 문화가 복합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폴란드의 유태인 게토인 비알리스토크(Bialystok)에서 라이차 부르흐슈타인(Raitza Burchstein)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난 그는 1906년 러시아의 유태인 대학살계획(Pogrom)을 피하여 13살의 어린 나이로 천신만고 끝에 멀리 이탈리아까지 올수 있었다. 그는 나폴리에서 본격적인 성악을 공부했으며 1913년 파르마에서의 베르디 탄생 1백주년 기념 공연에서 오베르토(Oberto)의 레오노라를 맡아 오페라에 첫 데뷔하였다. 마침 이 기념행사에 참가하였던 시카고 리릭오페라의 클로에폰테 캄파니니가 젊은 소프라노 라이차 부르흐슈타인의 능력을 크게 인정하여 결국 그의 주선으로 시카고로 건너가게 되었고 이름도 로자 라이나로 바꾸었다. 시카고에서 로자 라이나는 계속적인 대성공을 거두며 시카고오페라의 주가를 올려주었다. 로자 라이사의 존재로 큰 힘을 얻은 시카고오페라는 남미와 이탈리아 순회공연을 단행하여 역시 대성공을 거두었다. 이탈리아에서 라 스칼라의 초청을 받은 로자 라이나는 토스카니니의 지휘로 역사적인 투란도트 초연을 맡아 놀라운 역량을 보여주었다. 토스카니니는 ‘푸치니 선생은 투란도트를 로자 라이나를 위해 아껴두셨다’고 말하였다. 얼마후 로자 라이나는 베를린에서 토스카를 맡아 대단한 기염을 토하였다. 베를린의 토스카 공연에는 히틀러도 직접 참석하였다. 나치 당국은 로자 라이나가 유태인이라고 하여 공연을 거부하였으나 시카고오페라의 끈질긴 주장으로 성사될수 있었다. 로자 라이나와 평생 우정을 다졌던 작가 챨스 민처(Charles Mintzer)는 ‘Rosa Raisa: A Biography of a Diva’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이 책에는 그의 파란만장한 삶과 빛나는 예술 활동을 담겨있다. 또한 이 책에는 로자 라이나가 바리톤 쟈코모 리미니(Giacomo Rimini)와 결혼했던 일, 병마와 싸우며 지냈던 일, 임신하였으나 유산으로 고통을 받았던 일, 재정이 파탄되어 고생하였던 일, 평생을 유태사회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약속했던 일, 그리고 세상을 떠난 후에는 놀랍게도 가톨릭 묘지에 안장된 일등이 기술되어 있다.
챨스 민처 저서의 책자 표지
투란도트
리미니의 프란체스카(찬도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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