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디보의 세계/세계의 메조소프라노

잘츠부르크의 별 Angelika Kirchschlager (안젤리카 키르흐슐라거)

정준극 2008. 2. 28. 09:14

잘츠부르크의 별 Angelika Kirchschlager (안젤리카 키르흐슐라거)

 

잘츠부르크 출신의 메조소프라노 안젤리카 키르흐슐라거

 

모차르트의 고향 잘츠부르크 출신인 미모의 메조소프라노 안젤리카 키르흐슐라거는 다른 사람과는 달리 성악가로 데뷔하기 전에 타악기와 피아노를 공부하다가 뜻한바 있어서 늦게 성악에 입문하여 놀라운 재능을 보여준 경우이다. 타악기와 피아노는 잘츠부르크의 모차르토임(Mozarteum)에서 공부했고 성악은 1984년 비엔나 음악원에서 유명한 바리톤 발터 베리(Walter Berry)로부터 공부했다. 첫 오페라 출연은 비엔나의 캄머오퍼(실내오페라극장)에서였고 이어 그라츠에서 활동하다가 메조소프라노로서의 주요 역할을 맡은 데뷔는 1999-2000년 시즌에 비엔나 슈타츠오퍼에서 이도메네오였다. 비엔나 슈타츠오퍼의 멤버가 된 것은 1993년이었다. 비너 슈타츠오퍼에서 가장 대표적인 역할을 '피가로의 결혼'에서 케루비노였다. 뛰어난 미모와 미성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이어 라 스칼라에서의 데뷔는 '돈 조반니'에서 돈나 안나였다. 그러나 키르흐슐라거가 가장 찬사를 받은 공연은 바바리아 주립오페라에서의 '장미의 기사'의 마샬린으로였다. 그러나 실상 키르흐슐라거가 가장 내세우는 역할은 '장미의 기사'에서 옥타비안이었다. 역시 그만한 미모가 없었다. 그는 2000-2001년 비엔나 슈타츠오퍼의 시즌을 푸치니의 '자니 스키키'로 장식했다. 국제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한 키르흐슐라거의 레퍼토리는 모차르트, 로시니,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로부터 라벨과 쿠르트 바일(Kurt Weil)에 이르기까지 넓은 영역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슈트라스부르에서 맡은 쿠르트 바일의 ‘일곱가지 큰 죄악’은 대단한 찬사를 받은 것이었다.

 

'장미의 기사'에서 옥타비안 역의 안젤리카 키르흐슐라거

 

2002년 그는 런던에서 니콜라스 모(Nicholas Maw)의 오페라 ‘소피의 선택’(Sophie's Choice)의 세계 초연에서 타이틀 롤을 맡았다. 이 작품은 미국의 작가 윌렴 스타이론(William Styron)의 베스트 셀러 소설을 오페라로 작곡한 것으로 영화배우 메릴 스트립이 주인공 소피로 출연하여 오스카상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니콜라스 모는 이 오페라를 키르흐슐라거를 위해 작곡하였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발에의 데뷔는 2003년이었다. '호프만의 이야기'의 새로운 제작에서 니클라우스를 맡은 것이었다. 이어 그 다음 해에도 잘츠부르크에서 '장미의 기사'에서 옥타비안을 맡아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 더구나 잘츠부르크는 키르흐슐라거의 고향이었다. 잘츠부르크와의 인연은 계속되어서 2006년에는 사이몬 래틀 경의 지휘로 드빗시의 '플레아와 멜리상드'에서 멜리상드를 맡았다. 이처럼 키르흐슐라거는 바로크로부터 현대 인상주의 음악에 이르기까지 레퍼토리의 폭을 넓혀갔다. 키르흐슐라거는 세계의 유명 지휘자들과 함께 무대를 장식했다. 클라우디오 아바도, 베르트랑 드 빌리, 콜린 데이비스, 존 엘리오트 가디너, 크리스토퍼 호그우드, 제임스 레바인, 쿠르트 마수르, 리카르도 무티, 켄트 나가도, 세이지 오자와, 쿠르트 샌덜링, 도날드 러니클스, 그리고 사이몬 래틀 경 등이었다. 키르흐슐라거는 리더에서도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었다. 비엔나의 슈봐르첸버그 궁전에서 슈베르티아데의 초청으로 리더아벤트를 가진 것은 기억할만한 일이었다.

 

'조피의 선택'에서 안젤리카 키르흐슐라거와 고든 기츠

 

키르흐슐라거는 세계의 주요 오페라극장을 주름잡는 프리마 돈나가 되었다. 그가 오페라에 출연한 대표적인 무대로서는 밀라노의 라 스칼라, 런던의 로열 오페라 하웃, 비엔나의 슈타츠오퍼, 뮌헨의 슈타츠오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 브뤼셀의 라 모네, 파리의 오페라 드 파리, 베를린의 도이치 오퍼,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등등이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는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의 초청교수로 활동했다. 2011년부터는 그라츠예술대학교의 교수로서 봉직하고 있다. 키르흐슐라거가 맡았던 오페라의 주요 역할들은 다음과 같다. '마하고니도시의 흥망'에서 제니 힐, '비엔나 숲속의 이야기'()에서 발레리, '피가로의 결혼'에서 케루비노, '장미의 기사'에서 옥타비안, '낙소스의 아리아드네'에서 작곡가, '박쥐'에서 오를로프스키,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 로지나, '돈 조반니'에서 체를리나, '여자는 다 그래'에서 도라벨라, '메리 위도우'에서 발렌시엔느, '호프만의 이야기'에서 니클라우세,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스테파노, '피터 팬'에서 피터 팬, '이도메네오'에서 이다만테, '플레아와 멜리상드'에서 멜리상드, '헨젤과 그레텔'에서 헨젤, '조피의 선택'에서 조피, '아리오단테'에서 아리오단테 등이다. 비디오로 남긴 작품은 '여자는 다 그래'(바르바라 프리톨리와 함께), '돈 조반니'(안나 카테리나 안토나치와 함께), 조피의 선택'(고든 기츠와 함께), '장미의 기사'(아드리안느 피촌카와 함께), '줄리에 체사레'((다니엘르 드 니스와 함께), '피가로의 결혼'(안네트 다슈와 함께), '헨젤과 그레텔'(디아나 담라우와 함께) 등이다. 키르흐슐라거의 음성은 부드러우면서도 감미롭고 또한 정확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현대를 주도하고 있는 가장 확실한 메조소프라노이다. 키르흐슐라거는 비엔나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낙소스의 아리아드네에서 체르비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