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디보의 세계/세계의 메조소프라노

놀라운 파워와 성량 Rita Gorr (리타 고르)

정준극 2008. 2. 28. 13:14
 

▒ 놀라운 파워와 성량 Rita Gorr (리타 고르)


벨기에 출신의 리타 고르는 자기가 맡은 역할의 이미지를 새로운 각도에서 독창적으로 표현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나 그 보다도 놀랄만큼 풍부한 성량과 폭발적인 힘을 지닌 성악가로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무대에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청중들은 그의 탁월한 메조 또는 콘트랄토 아리아를 듣기 위해 숨을 죽여야 했다. 그의 음성은 거창한 폭포와 같다고 할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피아니시모의 감미로움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레코드에서는 무대에서 보여주는 그의 진정한 음성을 듣기가 어렵다. 레코드 엔지니어들에게 있어서 대형 성량 성악가들의 녹음은 언제나 문제이다. 이들이 내뿜는 거창한 음량을 그대로 녹음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다른 성악가들과 함께 녹음할 경우, 그들의 성량을 감안하지 않을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 비르기트 닐쓴, 에바 터너등이 그랬었고 이제 리타 고르가 그랬다. 그러므로 음반이나 CD에서 들을수있는 리타 고르의 음성은 무대에서의 진정한 드라마틱 음성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리타 고르는 1926년 벨기에의 젤자트(Zelzate)에서 태어났다. 브뤼셀음악원의 제르멩 회르너(Germaine Hoerner)에게서 공부한 그는 안트워프오페라에서 프라카로 처음 오페라에 데뷔하였다. 이후 그는 스트라스부르(Strasbourg)오페라에 거의 10년이나 있으면서 많은 활동을 했다. 그러면서 파리의 오페라 코미크와 그랑 오페라에도 등장하여 호평을 받았다. 스트라스부르에서는 주로 델릴라, 오르페, 지글린데, 프리카, 비너스, 마르가레드(랄로의 Le Roi d'Ys), 에로디아드, 프린시페사(아드리아나 르쿠브로), 암네리스등을 맡았다. 다른 역할로는 아주체나, 에로디아스, 예누파의 코스텔니카, 루이제의 어머니, 즈느비에브, 산뚜짜, 이피게니, 메데 등이 있다. 1952년 스트라스부르를 잠시 떠나 파리를 비롯한 각국의 유명 무대에서 활동했던 그는 5년만인 1957년 제2의 고향인 스트라스부르로 돌아왔다. 로엔그린에서 볼프강 빈트가쎈(Wolfgang Windgassen)의 상대역으로 오르트루트를 맡기 위해서였다. 그런후 그는 다시 파리의 오페라로 돌아가 1972년까지 머물러 있었다. 그는 많은 사람, 큰 규모의 극장에서 공연하는 것은 흥분되는 일이기도 하고 경력에 많은 도움이 되며 무엇보다 자기를 발전시키기 위한 연마를 할수 있기 때문에 파리의 오페라에 남아있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대가족분위기’가 너무 좋아서였다는 것이다. 오페라 코미크에서는 주로 브랑게네(트리스탄과 이졸데), 비너스(탄호이저)를 맡아 박수를 받았다.


☹ 파리 제일의 오페라극장은 그냥 오페라(L'Opéra) 또는 그랑 오페라(Grand Opéra)라고 부른다. 메트로나 코벤트 가든과 같은 별도의 명칭이 없다. 다만 갸르니에극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극장 설계자 갸르니에를 기념해서이다. 파리의 또 다른 오페라극장은 오페라-코미크라는 이름의 극장이다. 물론 코미디만 공연하는 극장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이밖에 파리에는 최근 문을 연 바스티유극장, 샤틀레극장, 빨레 드 꽁그레극장 등이 있다. 비교적 최근에 오픈된 바스티유 오페라극장은 음향적 환경이 가장 훌륭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바이로이트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58년이었다. 프리카를 맡았지만 몇 년후 빌란트 바그너(Wieland Wagner) 제작의 로엔그린에서 오르트루트를 맡은 것이 가장 성공을 거두었다. 그때 엘자역은 엘리자베트 그뤼머였다. 메트로에서는 40여회의 공연에 출연하였다. 거장 게오르그 솔티가 이졸데로 초청한 것은 특기할 일이었다. 메트로에서는 주로 바그너에 출연하였다. 70이 훨씬 넘은 고르이지만 아직도 무대 활동을 하고 있음은 놀라운 일이다. 1990년대 말에도 그는 헤로디아스, ‘갈멜파 수녀의 대화’에서 마담 드 크화씨(Madame de Croissy), ‘스페이드의 여왕’에서 노백작부인, 파우스트의 마르게리테, 유진 오네긴의 필리프예브나를 맡아 노익장을 과시하였다. 제작자들은 리타 고르와 함께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관중들의 입장에서 무대를 독창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때문이었다. 

 

 

 돈 카를로의 에볼리 공주                                   헤로디아드

 

 

 

 갈멜파수녀의 대화에서 수녀원장 마리                        로엔그린에서 오르트루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