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라스의 파트너 Giuseppe di Stefano (주세페 디 스테파노)
1921년 시실리의 카타니아(Catania) 부근 코타 산타 아나스타시아(Motta Santa Anastasia)라는 마을에서 태어난 주세페 디 스테파노는 1940년대부터 70년대에 이르기까지 세계 오페라 무대를 석권하였던 세기적 테너이다. 디 스테파노는 특히 마리아 칼라스와 각별한 사이로서 두 사람이 콤비가 되어 여러차례 함께 공연하였으며 잠시나마 마리아 칼라스와 로맨스가 있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디 스테파노의 아버지는 가난한 구두장이였고 어머니는 드레스 만드는 일을 했다. 가난하게 살았던 그는 예수회신학원의 배려로 그곳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한때는 신부가 되려는 생각까지 할 정도로 음악과는 거리가 멀었었다. 그러나 뛰어난 미성과 배우와 같은 마스크로 성악의 길로 접어들었으며 과연 당대 세계 최고의 테너라는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으니 사람의 운명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시실리에서 기본적인 성악 공부를 한 디 스테파노는 1946년 레지오 에밀라(Reggio Emilla)에서 마농(마스네)의 데 그류로서 오페라에 처음 도전하였다. 그는 이듬해 같은 역할로 라 스칼라의 무대에 올라서서 갈채를 받았으며 그 다음해에는 메트로에서 리골레토의 만토바 공작을 맡아 대단한 찬사를 받았다. 그로부터 디 스테파노는 메트로에서 몇 년동안 최고의 테너로서 활동하였다. 코벤트 가든에는 1957년 네모리노(사랑의 묘약)로 진출하였고 몇년후인 1961년, 다시 코벤트 가든에서 카바라도씨(토스카)를 맡아 최고의 격찬을 받았다.
데뷔 시절의 디 스테파노 리골레토의 만토바 공작
테너로서 디 스테파노는 비단처럼 부드러운 음성, 뛰어난 딕션, 특유의 음색과 정열적인 음악 표현으로 존경의 대상이 되었다. 그는 뛰어난 테크니를 구사하는 아티스트였다. 메트로플리탄에서 파우스트를 공연할 때에 그는 하이 C를 강하게 공격하였다가 곧이어 피아니씨모로 부드럽게 처리하는 기막힌 테크닉을 보여주었다. 메트로의 음악총감독인 루돌프 빙은 ‘인간의 목에서 저런 아름다운 소리가 나오다니 놀라울 뿐이다. 생전 처음 듣는 기쁨이다’라고 말했다. 놀랄만한 테크닉에도 불구하고 그는 너무 지나치게 무거운 역할만 맡아 힘을 소진하여 리릭 테너로서 장수를 하지 못했다. 그는 1960년대에 화려했던 오페라 무대를 떠나 은퇴해야 했다. 하지만 콘서트는 계속하였다. 1973년 그는 마리아 칼라스와 함께 마지막 리사이틀 순회연주를 가졌다. 불행하게도 이 순회 연주회는 1년을 넘기지 못했다. 두 사람 모두 목소리에 어려움이 닥쳤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마지막 용기를 내어 1992년 투란도트의 늙은 황제 알툼 역할을 맡는 놀라운 정열을 보여주었다. 그것이 마지막 공연이었다. 2004년 12월, 디 스테파노는 아프리카 켄야에 있는 그의 별장에서 어떤 괴한으로부터 무자비한 공격을 받아 중태에 빠졌다. 인도양에 면한 몸바싸(Mombasa)의 아름다운 별장에서 부인과 함께 차를 타고 나오는 순간, 뜻하지 아니한 폭행을 당했던 것이다. 디 스테파노는 병원에서 혼수상태에 빠져 음식도 호스를 통해 공급받는 식물인간이 되었다. 몇 번이나 어려운 수술을 받았으나 별로 차도가 없었다. 한때 세계를 주름잡았던 디 스테파노는 밀라노로 공수되어 현재까지 혼수상태에 있다.
칼라스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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