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디보의 세계/세계의 명테너

감미로운 리릭 Heddle Nash (헤들 내쉬)

정준극 2008. 3. 1. 23:18
 

▒ 감미로운 리릭 Heddle Nash (헤들 내쉬)

 

 

영국은 1차대전과 2차대전의 와중에서도 수많은 리릭 테너를 배출하였다. 튜도 데이비스(Tudor Davis), 에반 윌리엄스(Evan Williams), 리챠드 루이스(Richard Lewis), 그리고 헤들 내쉬가 그들이다. 이들 중에서 내쉬는 가장 감미롭고 가장 아름다운 음성을 지닌 뛰어난 리릭 테너로서 사랑을 받은 인물이다. 내쉬는 1894년 런던 교외의 뎁트포드(Deptford)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성가대원으로 활동했던 그는 1914년 장학금을 받아 블랙히스(Blackheath)음악원에 들어갔지만 1차대전이 터지는 바람에 공부를 계속할수 없었다. 전쟁에 참가한 그는 부상을 당했고 병원에서 만난 매력적인 간호원과 결혼하여 두 아들을 두었다. 그중 한명은 유명한 바리톤이 되었다.


전쟁이 끝나자 그는 불랙히스음악원을 마치고 처음에는 이탈리아의 인형극장에서 일했다. 그러므로 처음에는 그의 음성을 무대 뒤에서만 들을수 있었다. 기왕에 이탈리아에 있게된 그는 본격적으로 성악을 공부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탈리아에서 꾸준히 공부한 그는 밀라노의 카르카노(Carcano)극장에서 처음으로 오페라에 데뷔하였다. ‘세빌리아의 이발사’(로시니)에서 알마비바 백작을 맡은 테너가 갑자기 사정이 생겨 출연하지 못하게 되자 공연을 불과 며칠 앞두고 내쉬가 발탁되었던 것이다. 내쉬의 알마비바는 대성공이었다. 영국으로 돌아온 그는 이탈리아에서의 경력을 바탕으로 여러 오페라에 주역으로 출연하였다. 그가 처음 코벤트 가든에 등장한 것은 1929년이었다. 코벤트 가든에서의 인기는 대단했다. 주로 맡은 역할은 돈 오타비오, 타미노, 페드리요(타우버의 벨몽트), 로돌포, ‘뉘른베르크의 명가수’중 다비드(이 역할은 그의 가장 세련된 역할임), 두카, 알마비바, 로미오 등이다. 그는 또한 요한 슈트라우스와 밀뢰커가 작곡한 오페레타의 명해석자로 이름나있다. 그는 오페라도 오페라이지만 영국의 가장 훌륭한 오라토리오 테너였다. 메시아는 누구도 따를수 없는 명연주였다. 메시아에서 ‘모든 골짜기’라는 아리아를 들으면 모든 시름과 답답함을 말끔이 씻을수 있었다. 그의 마지막 오페라 출연은 1957년이었다. 그러나 콘서트 연주는 계속하였다. 그는 1961년 세상을 떠나기 바로 몇 달전에도 메시아에서 ‘위로해’(Comfort Ye)를 불렀다. 마치 자기 자신을 위로하듯!

 

로돌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