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디보의 세계/세계의 명테너

불멸의 파르지팔 Helge Roswaenge (헬게 로스뱅게)

정준극 2008. 3. 1. 23:19
 

▒ 불멸의 파르지팔 Helge Roswaenge (헬게 로스뱅게)

 

 

 

덴마크 출신으로 주로 독일에서 활동했던 헬게 로스뱅게(또는 Helge Roswänge)는 나이가 들어 중년에 접어 들었어도 청년시대의 맑고 깨끗한 음성을 보여준 특별한 테너였다. 그는 실로 젊을 시절이나 나이든 시절이나 변함없이 풍부한 감정을 목소리에 담아 표현하여 사랑을 받았다. 그는 75세를 일기로 1972년 뮌헨에서 세상을 떠났지만 그 바로 직전까지도 연주회에 출연하였다. 70세가  훨씬 넘은 노장이었지만 그의 음성은 젊은 시절의 음성과 비교하여 조금도 달라진 것을 느낄수 없는 완벽한 것이었다. 그의 음성은 따듯하며 공명이 잘되어 널리 울려 퍼진다. 어려운 스케일에서도 전혀 흐트러짐이 없다. 그의 음성은 고음에서 특히 찬란하게 빛난다. 그는 1930년대부터 60년대까지 바그너 레퍼토리의 위대한 해석자로 꼽혔었다. 2차 대전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바이로이트에서 바그너를 불러 찬사를 받았다. 특히 파르지팔은 대표적인 역할이었다. 그러나 1936년 그는 더 이상 바이로이트의 무대에 서지 않기로 결심하였다. 바그너의 음악을 나치가 선전용으로 사용하는데 대하여 거부반응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2차 대전이 끝나고서야 그는 다시 베를린과 비엔나의 무대를 찾았다. 그로부터 제2의 로스뱅게의 시기가 열렸다. 모차르트, 푸치니, 베르디, 바그너에 이르기까지 어떤 때는 리릭으로, 또 어떤 때는 드라마틱으로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전쟁후 그의 대표적인 역할은 감동적인 안드레아 셰니에와 격정적인 오텔로였다. 다만, 오텔로의 경우에는 단 한번도 무대에서 부르지 않았다. 라디오와 음반을 통해서 질투심에 불타는 무어인의 목소리를 들을수 있었다. 1897년 코펜하겐에서 태어난 그는 1921년 노이슈트렐리츠(Neustrelitz)에서 돈 호세(카르멘)로 데뷔하였다. 이후 알텐버그, 바슬, 쾰른, 베를린로부터의 출연쵸청이 쇄도하게 되었다. 베를린 슈타츠오퍼에서는 1930년부터 이탈리아 오페라의 주역 테너로서 활동하였다. 1933년부터 39년까지는 비엔나와 뮌헨에서도 자주 등장하여 팬들을 기쁘게 해주었다. 비엔나에서의 대표적인 역할은 타미노(마적), 후온(오베론), 플로레스탄(휘델리오) 등이었다. 그러다가 바이로이트의 초청을 받아 1934년부터 2년동안은 바그너를 맡으며 명성을 떨쳤다. 전쟁후에는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베를린과 비엔나에서 1960년까지 칼라프(투란도트), 라다메스(아이다), 만리코(리골레토)를 불러 사랑을 받았다. 투란도트에서의 Nessum Dorma는 최고의 명연주로 꼽히고 있다. 1962년에는 미국을 순회하였으며 다시 독일로 돌아와 뮌헨을 중심으로 활동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