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오백년의 발자취/고대 그리스-21세기

(1914-1990) 신앙행전의 메시앙과 새들

정준극 2008. 3. 5. 10:09

(1914-1990) 신앙행전의 메시앙과 새들

[역사의 팁: 그때 그 당시]

1923: 뉴욕의 맨해튼에서 마리아 안나 세실리아 소피아 칼로게로풀로스라는 이름으로 마리아 칼라스가 태어났다. 그리스 이민가족이었다. 칼라스는 나중에 La divina(라 디비나)라는 타이틀로 불렸다. 사람들은 간단히 디바라고 불렀다.

1968: 한 수인(Han Suyin)이 Birdless Summer(새 없는 여름)이라는 소설을 펴냈으나 이와는 관계 없이 새들의 노래 소리는 메시앙의 여러 작품에서 계속 울려 퍼졌다. 메시앙은 프랑스 각 지방에 살고 있는 새들의 노래 소리를 구분할 정도로 새박사가 되었다.

1975: 사라 컬드웰(Sarah Caldwell)이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의 지휘자가 되었다.

 

메시앙의 '아씨스의 성프란시스'의 한 장면. 어린이들과 함께 있는 성자

 

베르디와 같은 작곡가는 오페라만을 작곡하기 위해 태어났다. 바흐는 마음속 신앙심을 표현하기 위해 작곡했다. 바흐의 신앙심은 신부님이나 목사님보다 더 깊었으면 깊었지 결코 덜하지 않았다. 프랑스 출신의 올리비에 메시앙(Olivier Messiaen: 1908-1992)은 신앙심 콘테스트에 있어서 바흐 다음이라고 한다면 서러워 할 사람이다. 메시앙의 작품도 바흐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깊은 신앙심을 표현한 것이다. 오죽하면 그의 이름도 메시아와 비슷한 메시앙일까! 그런 그가 오페라를 작곡했다. 무려 8년이란 기간이 걸렸다. 제목은? 깊은 신앙심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St Francis d'Assisi(아씨시의 성 프란시스: San Francisco)였다. 메시앙은 새들을 무척 좋아했다. 새소리를 찾아 며칠씩이나 숲속을 헤매고 다니며 새소리를 악보에 적는 '새 소리광'이었다. 그런 그가 동물, 특히 새들의 수호신인 아씨시의(Assisi) 성자 프란체스코를 주제로 삼아 오페라를 작곡한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메시앙도 새로운 형식을 추구하는 현대음악가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할수 없다. 오페라 ‘성 프란시스’에는 합창단원 150명, 오케스트라 단원 120명, 여기에 수많은 타악기와 특수악기가 동원된다. 특수악기중에는 새소리 전문의 옹드 마르트노(Ondes Martenot)라는 악기가 등장한다. 마침 그의 두 번째 부인 이본느 로리아는 피아노 및 옹드 마르트노 연주의 일인자였다. 오페라의 마지막 장면은 세상을 떠난 성 프란시스가 부활하는 장면이다. 무대는 온통 번쩍이는 섬광으로 넘쳐흐르며 찬란한 하늘나라의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다.

 

오디오 비주얼 장치를 동원한 현대적 무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