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오백년의 발자취/고대 그리스-21세기

(1920-1998) 작게, 더 작게: 규모인가 개념인가?: 미니멀리즘의 추세

정준극 2008. 3. 5. 10:09

(1920-1998) 작게, 더 작게: 규모인가 개념인가?: 미니멀리즘의 추세


[역사의 팁: 그때 그 당시]

1952: 존 케이지(John Cage)의 작품인 4'33″가 발표되었다. 이 작품에서는 출연자가 무대에서 아무런 소리를 내지 않으며 음악은 관중들의 수군거림과 고함으로 대신하는 것이었다.


20세기의 미국은 몇가지 위대한 것들을 세상에 남겼다. 오페라의 경우, 버질 톰슨(Virgil Thompson)의 놀라운 실험 작품도 이에 포함된다. 미니멀리즘의 선조쯤 되는 작품들이었다. 미니멀리즘(축소주의) 그 자체는 원래 1960년대에 시작되었던 예술 형태의 하나이다. 물론 미니멀리스트들은 자기들이 축소적이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이 사조는 서구 음악세계에 비서구적인 것을 추구하기 위해 등장했다. 서구 음악의 복잡성에 대한 일종의 반대 반응으로 등장했던 것이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음악은 대체로 장식음을 반복하는 것에 기본을 두고 있다. 그러나 서구음악은 과거에 그런 도전적인 음악을 자기들의 오페라에 활용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세 시간이나 관중들을 매료케 하는 독자적인 아프리카 형태의 오페라가 있었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 미니멀리즘은 규모의 면에서도 축소적이지만 (실제로 어떤 미니멀리스트의 작품은 전혀 적은 규모가 아닌데 주목해야 할것임) 근본적으로는 음악의 복잡성에서 탈피하자는 생각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미니멀리즘에 있어서 메트로폴리탄, 또는 코벤트 가든과 같은 대형 오페라 무대는 의미가 없다.

 

 

스티브 라이히의 '동굴'의 한 장면


필립 글라스(Philip Glass), 존 애덤스(John Adams), 그리고 대단히 도전적인 마이클 나이만(Michael Nyman: 1948년생), 또한 좀 더 부드럽고 예민한 개빈 브라이어스(Gavin Bryars: 1943년생)는 이른바 미니멀리즘 작곡가들이다. 글라스의 Oeuvres(외브르)는 대단한 성공을 거둔 것이었다. 그의 작품은 제목부터가 특이하다. 1000 Airplanes on the Roof(지붕위의 1천대의 비행기)는 1988년 비엔나 국제공항의 제3격납고에서 초연되었다. 애덤스는 현대감각의 제목을 가진 오페라를 내놓았다. 일반적으로 그는 필립 글라스에 비하여 아이디어의 처리에 있어서 그다지 축소주의적은 아니었다. 영국의 나이만이 발표한 The Man Who Mistook his Wife for a Hat(모자 하나로 아내를 잘못 택한 남자: 1986)는 스트라빈스키와 록 앤 롤의 연결이라는 평을 받았다.


필립 글라스의 '지붕 위의 1천대의 비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