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디보의 세계/세계의 명베이스

가장 아름답고 강력한 베이스 Mark Reizen (마르크 라이젠)

정준극 2008. 3. 5. 12:49
 

가장 아름답고 강력한 베이스 Mark Reizen (마르크 라이젠)

 

 마르크 라이젠


우크라이나 니키토브카(Nikitovka) 출신의 베이스 마르크 오씨포비치 라이젠은 비길수 없는 넓은 음역과 깊이 있는 작품 해석으로 세계를 주름잡았던 위대한 인물이다. 그는 90세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연주활동을 했던 오페라 아티스트로서 세계적인 기록을 세웠다. 라이젠은 원래 엔지니어였으나 노래에 대한 열정으로 카르코프(Kharkhov)에서 부가멜리라는 이탈리아 교수로부터 본격적인 성악을 공부하고 데뷔하였다. 만학이었던 그의 첫 오페라 데뷔는 1921년, 그가 36세때에 카라코프에서 단역을 맡은 것이었으나 그후 같은 극장에서 루슬란, 도씨페이, 루살카의 방안갓집 사람, 돈 바질리오, 메피스토펠레 등을 맡아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어 찬사를 받았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자 그는 유럽의 각국에 이름을 떨치게 되었고 레닌그라드, 모스크바 볼쇼이, 베를린 슈타츠오퍼, 바르셀로나, 모나코, 파리, 런던의 오페라 무대를 그의 대단한 음성과 연기로서 압도하였다. 그는 1954년까지 모스크바의 볼쇼이에 정규적으로 출연하였으며 그 이후에는 콘서트 등에 간헐적으로 출연하였다. 그는 세계적 성악가 중에서 가장 장수하며 활동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80세 생일을 기념하여 독창회를 열었으며 90세 때인 1985년에는 볼쇼이에서 그레민(Gremin)을 맡아 노익장의 기염을 토하기도 하였다.

 

 보리스 고두노프 역할의 마르크 라이젠


20세기의 가장 아름답고 가장 강력한 베이스라고 인정받고 있는 그는 뛰어난 연기력과 음성으로 위에서 열거한 루슬란 등이 역할 이외에도 보리스 고두노프, 살리에리(모차르트와 살리에리), 수자닌(황제를 위한 삶), 메피스토(구노의 파우스트), 콘챠크(Konchak), 사드코에서 바이킹 상인, 알레코(Aleko)에서 늙은 집시, 바그너의 보탄(Wotan), 베르디의 돈 카를로 중에서 필립 왕등을 맡아 무한한 역량을 과시하였다. 그는 전성기에 무려 2옥타브 반이나 되는 음역에서 아리아를 불렀다. 저음은 낮은 F였고 고음은 높은 A플랫이었다. 가곡에서는 차이코브스키의 가곡에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몇장의 음반을 남겼다. 제일 마지막으로 취입한 음반은 그가 87세 때였다. 그는 따듯하고 확고하며 권위가 있는 음성의 베이스였다. 그는 당시 러시아 성악가 중에서 가장 순수하고 세련된 음성의 소유자였다. 보리스 고두노프에서는 샬리아핀처럼 강력하게 격앙되지 않았으며 고통에 눌린 표현을 하지는 않았다. 그는 1992년 97세로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첼로의 저음과 같다는 평을 받았다. 

 

 마르크 라이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