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와 음악/세기말의 작곡가

요한네스 브람스 (Johannes Brahms)

정준극 2008. 3. 7. 18:57

요한네스 브람스 (Johannes Brahms: 1833-1897)의 발자취

 

요한네스 브람스

 

브람스가 비엔나에서 살았던 집은 다섯 곳이 있다.

 

- 첫번째 집은 지하철 1호선(U1)역 네스트로이플라츠에서 가까운 체르닌가쎄(Czerningasse) 7번지이다. 네스트로이플라츠 지하철역에서 프라터슈트라쎄 방향으로 나와서 도나우 카날쪽으로 템펠가쎄(Tempelgasse)와 갈라져 난 골목길로 들어서면 체르닌가쎄이다. 템펠가쎄에는 현관에 세개의 둥근 기둥(템펠조일레)이 우뚝 서있는 유태교 회당이 있어서 안식일에는 유태인들의 모습을 많이 볼수 있다. 체르닌가쎄 7번지에는 브람스가 살았었다는 어떠한 명판도 붙어 있지 않다.

 

브람스가 비엔나에서 잠시 살았던 체르닌가쎄 7번지. 그런 내용의 명판은 붙어 있지 않고 오히려 옛비엔나의 격언인 Schab den Russel 이라는 글귀와 함께 그림이 붙어 있다.

 

- 두번째 장소는 칼스키르헤 옆에 있는 칼스가쎄(Karlsgasse) 4번지로서 현재의 비엔나기술대학교 건물이다. 칼스가쎄는 칼스키르헤와 비엔나기술대학교 사이에 있는 거리이다. 기술대학교 한쪽 날개건물인 칼스가쎄 4번지에는 브람스가 살았었다는 명판이 붙어 있다. 브람스는 이 집에서 1872 1월부터 살았으며 이 집에서 18974 3일 세상을 떠났다. 이를 기념하여 칼스키르헤 앞의 칼스플라츠(Karlsplatz) 한쪽에 브람스 기념상을 세웠다. 퀸스틀러하우스 쪽으로 있는 브람스 기념상은 나무에 가려 있기 때문에 혹시 모를수 있으니 잘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음악교과서에 나오는 브람스 기념상이다. 브람스는 칼스가쎄에 있으면서 가까운 곳에 있는 비엔나악우회의 도서관을 자주 찾아갔다. 걸어서 5분도 안 걸리는 거리이다. 브람스는 한때 악우회 건물에 사무실을 가지고 있었다.

 

칼스가쎄 4번지. 원표시는 기념명판이 부착되어 있는 곳

칼스가쎄 4번지의 집에서 1892년 가을

칼스플라츠의 브람스 기념상

 

- 세번째 장소는 노바라가쎄(Novaragasse) 7번지이다. 노바라가쎄는 노르드반호프(북부역) 앞의 로타리에서 네스트로이플라츠 쪽으로 약간 내려와 아우가르텐 쪽으로 뻗어 있는 좁은 길이다. 노르드반호프 앞의 로타리 (프라터슈테른)에서 노바라가쎄를 따라 계속가면 끝에서 N번과 21번 전차길을 만나게 된다. 노바라가쎄 7번지에도 아무런 명판이 붙어 있지 않아 무심히 지나칠수 있다.

 

노바라가쎄 7번지. 브람스가 한때 살았던 집이다.

 

- 네번째 장소는 포스트가쎄(Postgasse) 6번지이다. 역시 아무런 명판이 붙어 있지 않다. 포스트가쎄는 슈테판성당에서 슈베덴플라츠 쪽으로 로텐투름슈트라쎄를 따라 내려 가다가 오른쪽에 나 있는 볼차일레(Wollzeile)로 지쳐 올라가다가 도미니카너바스타이(Dominikanerbastei)길로 구부러지기 전에 나 있는 작은 길이다. 볼차일레에서 꺽어 들어가 오른쪽에 포스트가쎄 6번지가 있다.

 

포스트가쎄. 앞에 보이는 교회가 도미니카너키르헤이다. 이 골목에 있는 6번지에 브람스가 잠시 살았었다.

 

- 다섯번째 집은 징거슈트라쎄(Singerstrasse) 7번지이다. 그런데 지금은 7번지에 도이치 오르덴스 하우스라는 명판이 붙어 있다. 브람스에 대한 명판은 없다. 아무런 명판이 없는 것은 그 집이 예전에 브람스가 살았던 집이 아니라 허물고 다시 지은 집이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전쟁으로 많은 집들이 부서져서 종적을 찾을수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동안 주소가 변경되었을 가능성이 많다. 특히 나치 독일이 오스트리아를 합병한 이후에는 길 이름도 많이 달라졌고 주소도 달라졌었다. 현재 7번지는 독일기사단 교회와 보물전시실이 있는 건물이며 그 안에 있는 어떤 방에서는(실제로는 하인들의 숙소) 모차르트가 잠시 기거했던 일이 있다. 징거슈트라쎄는 케른트너슈트라쎄에서 슈테판성당에 이르기 바로 전에 오른쪽으로 나 있는 큰 길이다. 이 길로 조금 올라가면 한국식당인 교토가 있으며 그 앞에는 헝가리 왕’(Konig von Ungran) 호텔이 있다. 브람스가 살았던 집은 징거슈트라쎄 바로 초입에 있지만 아무런 표시가 없어서 '정말인가?'라고 궁금해 할수 있다.

브람스는 7번지와 인연이 많다. 체르닌가쎄에서 살던 집, 노바라가쎄에서 살던 집, 징거슈트라쎄 에서 살던 집이 모두 7번지이다. 우연일까?

 

징거슈트라쎄 7번지는 현재 도이치 오르덴스 하우스이다. 브람스가 살았던 당시의 주소는 변경된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그곳이 그곳이다.

 

- 여섯번째 집은 운가르가쎄(Ungargasse) 2번지이다. 아마 이 곳에서 헝가리무곡을 작곡하지 않았나 싶다. 슈타트파르크 뒷길인 암 호이마르크트(Am Heumarkt) 길에서 포아데레 촐암트슈트라쎄(Vordere Zollamtstrasse)로 굽어 가기 전에 오른쪽으로 조금 올라가 있는 길이 운가르가쎄이다. 운가르가쎄와 연결되는 길은 링케 반가쎄(Linke Bahngasse)이다. 그래서 주소로는 링케 반가쎄 1a이기도 하다. 이 건물은 원래 '황금물레소녀의 집'(Zur Goldspinnerin)이라는 여관 겸 주점이었다. 지금은 골데네스핀네 호텔(Hotel Goldene Spinne)이다. 힐튼 호텔에서 가까운 철도 옆이어서 소란한 면은 있는 호텔이다. 반가쎄인 것은 부근에 란트슈트라쎄(Landstrasse) 역이 있기 때문이다. 운가르가쎄 5번지는 베토벤이 잠시 살면서 교향곡 제9번을 완성한 곳이다. 그러니까 브람스는 베토벤이 살았던 집의 길 건너에 살았었다.

 

 링케 반가쎄 1a의 호텔 골데네 슈핀네. 전에는 운가르가쎄 2번지였다. 브람스가 한때 살았던 집이다.

브람스가 1869-1871년간 살았던 집의 외벽에 설치된 기념 명판. An dieser Stelle stand das Haus Zur Goldspinnerin. 1869-1871 wohnte hier der Komponist Johannes Brahms. Zur 100. Wiederkehr seines Todestages 3 April 1997. Ein Musikfreund 라고 적혀 있다.

 

 

- 3구 란트슈트라쎄(Landstrasse) 96번지에는 브람스가 1893년부터 세상을 떠나던 해까지 자주 출입하면서 연주회를 가졌다는 명판이 붙어 있다. 이 집은 부호 펠링거(Fellinger)가문의 저택으로 당시 지멘스 회장이던 펠링거씨의 부인 마리아 펠링거는 브람스를 지극하게 후원한 사람이었다.

 

란트슈트라쎄 하우프트슈트라쎄

 

- 6구 마리아힐프퍼슈트라쎄의 중간쯤 길에서 갈라진 곳에서 조금 떨어져 한적한 곳에 있는 하이든가쎄(Haydngasse) 19번지에 브람스를 기념하는 또 하나의 장소가 있다. 하이든이 거주했던 곳을 하이든기념관으로 만든 건물의 1층에 요한네스 브람스 기념실이 있다. 한때 브람스가 살았었기 때문이다. 그림, 사진, 브람스가 사용했던 악기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이곳에 가려면 지하철 케텐브뤼케가쎄에서 내려 하이든가쎄 방향으로 나가면 된다.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10시부터 12 15분까지, 오후에는 1시부터 4시까지 문을 연다.

 

하이든가쎄에 있는 하이든하우스는 하이든-브람스기념관이라고도 불린다. 이집에서 하이든이 세상을 떠났다. 브람스는 하이든을 매우 존경했기 때문에 하이든하우스의 아랫층을 브람스 기념관으로 만들었다.

                              

- 잘츠부르크로 가는 도중에 있는 트라운제(Traunsee)의 한쪽 끝에 그문덴(Gmunden) 마을이 있다. 브람스는 1880년의 여름을 바드 이슐의 잘츠부르거슈트라쎄 51번지에 있는 하우스 그루버(Haus Gruber)에서 지냈다. 이때 그는 이슐에 와서 보내고 있는 요한 슈트라우스, 장크트 길겐 암 볼프강제에 와 있는 테오도르 빌로트(Theodor Billroth), 그리고 그문덴에 빌라를 가지고 있는 비엔나의 기업인으로서 음악애호가인 독토르 빅토르 폰 밀러와 자주 만나며 소일했다. 브람스가 세상을 떠나자 독토르 빅토르 폰 밀러는 1900년에 그가 소장하고 있던 브람스 유품들을 그문덴의 자기 빌라에서 전시하고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 현재 브람스스퇴클베그(Brahmsstockklweg) 12번지의 집이다. 그후 독토르 빅토르 폰 밀러는 유언으로 브람스의 유품들을 그문덴 시당국에 기증하였다. 그문덴 시당국은 캄머호프가쎄(Kammerhofgasse) 8번지의 슐로스 오르트(Schloss Ort)에 있는 그문덴시립박물관(캄머호프무제움)의 한쪽을 할애하여 브람스기념관으로 만들고 독토르 빅토르 폰 밀러로부터 기증받은 브람스의 유품들을 영구 전시했다. 슐로스 오르트에는 국제브람스회의(Internationale Brahms Kongress)가 자리잡고 있기도 하다. 그문덴은 브람스를 기념하여서 린덴슈트라쎄(Lindenstrasse) 11번지의 초등학교를 브람스학교(Brahmsschule)라고 명명했다. 브람스학교는 뒤편에 숲이 있어서 자연속의 학교로 사랑받고 있다.

 

그문덴의 브람스기념관

그문덴의 브람스학교

 

- 비엔나악우회 건물에 있는 비엔나필 도서관은 브람스가 노상 드나들던 장소이다. 브람스는 악우회에 사무실을 하나 가지고 있었다. 그런 흔적이 남아있다. 악우회의 연주회장의 하나는 브람스를 기념하여 브람스 홀이라고 부른다.

 

 비엔나악우회의 브람스 홀

 

- 브람스의 묘소는 잘 아는대로 첸트랄프리드호프(중앙공동묘지)의 음악가 구역에 있다. 저명인사들을 안치한 구역중 32번 구역에 있다. 바로 왼편에는 평소에도 친하게 지냈던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묘지가 있고 오른쪽에는 비엔나 악우회와 빈필을 후원했던 그리스계의 기업가인 니콜라스 둠바의 묘지가 있다.

 

비엔나중앙공동묘지의 브람스 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