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제의 장례식
1901년 베르디의 장례일은 그야 말로 이탈리아의 국장의 날이었다. 밀라노 오페라극장 소속의 수백명 오케스트라 단원과 합창단이 나부코에서 나오는 ‘날아라, 금 빛 날개를 타고’를 연주할 때에 광장에 모여 있던 군중들도 입을 모아 이 노래를 목이 메도록 불렀다. 이날은 밀라노가 눈물을 흘린 날만이 아니었다. 세계가 눈물을 흘린 날이었다. 베르디는 고향 마을 론콜레에 영면하였다. 그의 마지막 말, ‘나는 음악가로 태어났고, 음악가로 살았을 뿐이다’는 후배들에게 귀중한 가르침이 되었다. 그는 왕족도 아니며 귀족도 아니었다. 더구나 황제도 아니었다. 이탈리아 북부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그저 평범한 사람이었다. 훗날 사람들은 베르디를 ‘오페라의 황제’라고 불렀다. 과연! 밀라노에서의 그의 장례식은 어떤 황제의 장례식보다 많은 사람들이 애도한 것이었다.
베르디의 실제 이름은 Giuseppe Fortunino Francesco Verdi이다. Verdi라는 단어는 푸른 초원이라는 뜻이다. 베르디의 작품은 대부분 비극이지만 그 비극 속에서 용기와 희망을 찾게 해준다. 마치 메말랐던 들판에 단비가 내려 초원을 적셔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는 자기의 오페라 작품에 대하여 ‘리얼리티를 옮겨 적는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리얼리티를 발견한다는 것은 더 좋은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오페라 작품에는 리얼리티가 발견되어 있다기보다는 창조되어 있다. 베르디는 생전에 28편의 오페라를 완성했다. 모두 오페라의 역사에 금자탑을 쌓은 것들이다.
'일 트로바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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