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오페라 작곡가/이탈리아

미세스 푸치니: 엘비라

정준극 2008. 3. 11. 16:10
 

미세스 푸치니: 엘비라

푸치니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전부터 관계를 맺어온 아마추어 소프라노 엘비라 제미냐니(Elvira Geminagni)와 함께 고향 루카 마을을 도망치듯 떠났다. 엘비라는 기혼부인으로 이미 두 아이의 어머니였다. 1886년부터 동거했다. 그러나 정작 결혼식을 올리기는 8년이 지난 1904년이었다. 엘비라가 푸치니의 아들을 낳았기 때문이다. 엘비라와 파뿌리를 다짐했던 푸치니였지만 세상의 여자들이 줄줄 따라 다니는 통에 정신을 차리지 못할 지경이었다. 어디를 가든지 여난으로 즐거운 비명을 올려야했다. 따라서 부인 엘비라의 질투 및 강짜는 점점 강화될 수밖에 없었다. 어느때는 엘비라가 예쁘장하게 생긴 하녀 도리아 만프레디(Doria Manfredi)와 푸치니와 관계를 맺었다고 소문을 내며 온갖 구박을 거듭한 끝에 내보낸 일이 있었다. 도리아 만프레디는 16세의 예쁜 소녀였다. 얼마후 도리아 만프레디는 자기의 결백을 주장할 길이 없어서 독약을 마시고 자살했다. 시신을 해부한 결과 만프레디는 처녀인 것이 확인되었다. 만프레디의 가족들은 엘비라를 상대로 손해배상 고소를 하였다. 엘비라는 5개월 5일의 감옥생활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위대한 푸치니 선생의 부인을 감옥에 보낼수는 없었다. 화해가 이루어져 상당한 금액의 위자료를 주고 그 선에서 마무리지었다. 그런 사건이 있은후 참으로 놀랍게도 푸치니와 엘비라의 사이가 처음처럼 온화해졌다. 앞으로는 아무리 천하일색이라고 해도 다른 여자들에게 눈길을 보내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는 종종 어려움을 겪었다. 당대의 푸치니였기 때문이었다. 그건 그렇고 푸치니의 오페라에는 간혹 여자가 남자를 믿지 못하여 질투하는 대목이 나온다. 예를 들면 토스카에서의 티격태격, 마농 레스코에서의 사랑싸움, 외투에서의 질투 등이다. 아마 엘비라를 염두에 두고 그런 내용을 첨가한 것 같다.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남편 푸치니와 함께 산책하는 엘비라(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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