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오페라 작곡가/미주와 아시아

헬로우, 미국의 오페라 작곡가

정준극 2008. 3. 19. 13:55
 

헬로우, 미국의 오페라 작곡가


신대륙 미국은 서부개척시대를 거쳐 사회와 경제가 안정되자 당연히 문화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오페라 열풍은 그 중의 하나였다. 각 도시마다 경쟁적으로 오페라하우스를 건립하고 오페라단을 육성하기 시작했으며 유럽에서 유명 오페라 아티스트들을 대거 초청하여 공연을 가졌다. 그 결과 이제 미국은 세계 오페라의 중심지가 되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세계 유명 오페라극장이라고 하면 전통과 역사와 명예를 자랑하는 밀라노의 라 스칼라극장(Teatre alla Scala), 비엔나의 국립오페라극장(Staatsoper), 파리의 로페르(L'Oper)와 오페라 코믹(Opera Comique), 프라하의 오페라 극장, 독일의 드레스덴 오페라극장 등을 손꼽는다. 하지만 규모면에서는 미국의 오페라극장을 따라 갈수 없다. 최대의 객석을 자랑하고 있다.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샌프란시스코오페라극장, 애틀랜타오페라극장 등등은 규모뿐만 아니라 투자 면에서도 세계 최고이다. 미국은 막강한 달러의 위세로 유럽의 오페라를 수시로 수입하여 공연했다. 그리고 자기들의 문화생활도 유럽에 부럽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미국 사람들은 ‘아, 우리가 어떤 미국인데 우리 자체의 오페라는 없고 맨 날 외국 오페라만 보아야 하나? 알아듣기도 힘든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미국인에 의해 작곡된 오페라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 오페라에는 언감생심 근처에도 가지 못했지만 국산오페라에 대한 자구적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돌이켜보면 유럽의 어떤 오페라는 신대륙 미국을 배경으로 한 것도 있었다. 베르디의 ‘가면무도회’는 식민지시대의 미국 보스턴이 무대였다. 미국 사람들로서는 어쨌든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었다. 오페라의 황제께서 미국을 무대로 한 오페라를 만들어 주셨으니 말이다. 게다가 푸치니도 크게 일조하였다. 오페라 ‘황금서부의 아가씨’는 개척시대의 서부가 무대이다. 미국 사람들은 유럽의 식민지가 아니라 독립된 미국을 무대로 한 세계적 오페라가 있다는데 대하여 감격했다. 푸치니는 또 다른 아메리카 콘넥션 오페라를 작곡했다. ‘나비부인’이었다. 미국 해군장교와 일본 게이샤 출신 아가씨의 비련의 애정행각을 그린 것이다. 미국 사람들은 내용에 대하여는 달갑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게 어디냐고 하면서 스스로 흐뭇해했다.


독립후의 미국은 탈유럽 오페라를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다. 하지만 앞서도 말했듯이 전통이 없으니 유럽을 따라 잡을 수가 없었고 그렇다고 유럽에서 해방될 수도 없었다. 미국사람들은 오페라로서 유럽과 경쟁하기가 퍽 곤란하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오페라 대신에 오페레타의 이복형제쯤 되는 뮤지컬을 전략상품으로 내놓기 시작했다. 미국적 분위기에 맞는 것 같았다. 뮤지컬의 진흥을 위해 상당한 노력이 시도되었다. 뮤지컬은 점점 성공을 거두었다. 오페라극장을 가지 않아도 뮤지컬로서 위로를 삼을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예를 들어 오페레타 The Student Prince(학생 왕자, 영화로는 ‘황태자의 첫사랑’)를 작곡한 지그문드 롬베르크(1887-1951)는 헝가리 출신이다. Naughty Marietta(말괄량이 마리에타)를 작곡한 빅토르 허버트(Victor Herbert, 1859-1924)는 아일랜드 출신이다.


초기 미국의 뮤지컬(오페레타)은 중세 프랑스나 영국의 엎치락뒤치락하는 귀족들의 얘기, 아프리카 북부의 이국적이면서 유배지와 같은 지역에서 일어나는 스토리를 주제로 삼았다. 그러나 점차 이런 스토리에 식상한 미국 사람들은 ‘우리에게도 우리만의 스토리와 우리만이 다루어야 할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자아발견 운동이었다. 결과적으로 미국만의 독특한 아프리카-아메리카 음악(재즈), 영화산업의 발달로 인한 사운드트랙의 등장이 미국 특유의 사운드를 창조토록 해 주었다. 이와 함께 미국 본토 출신의 재능 있는 음악가를 적극 발굴하는 노력도 기울였다. 헬로우!! 하이! 미국의 오페라!


 브로드웨이 뮤지컬 - 미국적 오페레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