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러셀 베네트
편곡자라고 하니까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경우는 다르다. 원래 미국의 뮤지컬은 지방 순회공연이 본연의 임무였다. 그러므로 악단의 규모도 그저 그 정도였다. 그런 음악을 브로드웨이의 대형무대로 옮겨와 화려한 오케스트라 음악으로 만드는 일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로버트 러쎌 베네트(Robert Russel Bennett: 1894-1981)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오케스트라 편곡자로서 오스카 햄머슈타인과 함께 놀라운 명성의 인물이었다. 40여년동안 300편 이상의 뮤지컬 음악을 오케스트라 편곡했다. 그 중에는 우리 귀에도 너무나 익은 Show Boat(쇼 보트), Oklahoma(오클라호마), Annie Get Your Gun(애니여 총을 잡아라!), South Pacific(남태평양), The King and I(왕과 나), Sound of Music(사운드 오브 뮤직), My Fair Lady(마이 페어 레이디), Camelot(카멜롯)등이 포함되어있다. 베네트가 편곡한 이들 뮤지컬 음악은 세기가 바뀐 오늘날에도 뉴욕의 브로드웨이 극장에서 연주되고 있다.
캔자스시티에서 태어난 베네트는 파리에서 작곡을 공부했다. 고전음악 작곡가가 되려는 뜻을 품고 미국으로 돌아왔으나 그가 찾을수 있었던 일은 댄스 밴드에서 연주하는 것뿐이었다. 밴드멤버로 있으면서 몇가지 노래를 오케스트라를 위해 편곡했다. 그의 음악적 운명을 바꾸어 놓은 일이었다. 편곡가로 알려지자 아예 그 길로 나섰다. 아마 역사상 베네트만큼 편곡에 성공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1930년부터는 할리우드에서 영화음악 작곡을 하는 한편 직접 지휘를 했다. 할리우드 생활은 만족이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 구석에는 고전음악에 대한 집념이 남아 있었다. 마침내 그는 할리우드에서의 음악 생활을 정리하고 교향곡, 실내악, 기악곡을 작곡하기 시작했다. 오페라도 남겼다. Maria Malibran(마리아 말리브란)이다. 1935년 줄리아드에서 초연되었다. 베네트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작곡가 중의 한 사람이지만 국제사회에서는 그의 존재가 별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오페라 '마리아 말리브란'의 실제 주인공 초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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