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의 거리들/베치르크 점검

6구 마리아힐르프 (Mariahilf)

정준극 2008. 4. 12. 11:24

 6구 마리아힐르프 (Mariahilf)

 

 

마리아힐르퍼 슈트라쎄(Mariahilfer Strasse)는 비엔나에서 가장 활발한 쇼핑구역이다. 마리아힐르프는 노이바우(Neubau)와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남쪽으로는 비엔나 강(지금은 지하철 로선이 설치되었음)을 사이에 두고 있으며 서쪽으로는 귀어텔(Guertel)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마리아힐르프는 인근 다섯 지역을 통합하고 있다. 모두 옛 비엔나 성내의 마을들로서 마리아힐르프, 굼펜도르프(Gumpendorf), 빈트뮐레(Windmuehle), 라임그루버(Laimgruber), 맛달레넨그룬트(Magdalenengrund)이다. 마리아힐르프라는 말의 뜻은 아기 예수가 헤롯의 핍박을 피해 애굽으로 피난할 때에 마리아의 도움과 보호를 받아 무사히 피난을 갔었다는 뜻이다. 마리아힐르프 거리에는 이 사실을 기념하는 성당이 서 있고 그 앞에는 하이든 기념상이 있다.

 

아르 누보 스타일의 필그라더슈티게(Fillgraderstiege)

 

현재의 마리아힐르프에 마을이 조성된 것은 주후 1천년경 로마의 치하에서였다. 마리아힐르프는 로마의 주요 군사도로였다. 이 지역이 처음 언급된 것은 1428년이다. 당시에는 쇠프(Schoeff)라는 이름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쇠프라는 명칭은 차츰 잊혀져 갔다. 그러다가 파싸우(Passau)에서 가져온 성화 복사본을 이 지역의 어떤 성당 묘소에 설치할 때에 누가 우연히 마리아힐르프(마리아의 도음으로!: Maria's help)라고 소리치는 바람에 그후부터 이 지역의 명칭이 마리아힐르프가 되었다. 1683년 터키군이 제2차 비엔나 공성을 풀고 퇴각하자 마리아힐르프에는 사람들이 몰려와 살기 시작하였고 이로써 마을이 번창하게 되었다. 더구나 마리아힐르프는 서부역으로 가는 길목에 있기 때문에 점차 발전하게 되었다.

 

마리아힐르프 교회 앞의 하이든 기념상


굼펜도르프에는 원래 로마군 망루가 있었다. 중세에 들어서서 굼펜도르프는 여러 봉건영주들의 소유가 되었다가 1798년 비엔나 시당국에 매각되어 비엔나에 편입하게 되었다. 맛달렌넨그룬트는 In Saugraben an der Wien an der Gestaetten(In the sow pit on the Wien on the meadow: 초원과 비엔나 강변에 있는 돼지우리)라는 긴 이름이었다. 아마 돼지를 키우는 우리가 있었던 모양이지만 비엔나에 통합할 당시에는 포도밭뿐이었다. 라임그루버는 점토(찰흙) 구덩이라는 뜻이다. 마리아힐르프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이다. 이곳에는 점토를 사용한 벽돌 공장이 있었다. 빈트뮐레는 풍차를 말한다. 풍차를 이용한 방앗간은 여러 봉건영주들의 소유였으며 주로 수도원에서 사용하였다. 빈트뮐레는 1529년 터키의 제1차 비엔나 공성때에 파괴되었다. 페르디난트1세 황제는 여러개의 풍차를 설치하는 조건으로 이 지역을 측근인 요한 프란콜린(Johann Francolin)에게 이전해 주었다. 그러나 그는 단 한 개의 풍차만을 건설하였다.

 

마리아힐르퍼슈트라쎄의 초입. 비엔나의 쇼핑 스트리트

 

마리아힐르프, 굼펜도르프, 빈트뮐레, 라임그루버, 맛달레넨그룬트의 여섯 마을은 1850년 비엔나의 제5구로서 통합 발족하였다. 그러다가 1861년 뷔덴이 분구가 되자 마리아힐르프는 비엔나의 제6구가 되었다. 1862년에는 마리아힐르퍼 슈트라쎄의 북부 지역 일부가 비엔나 제7구인 노이바우에 이관되었다. 마리아힐르프는 게이와 레스비안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동성연애자들을 위한 술집이나 클럽 등이 많다. 그보다도 마리아힐르퍼 슈트라쎄는 쇼핑가로서 명성을 얻고 있다. 구민회관인 로사 릴라 빌라(Rosa Lila Villa)는 마리아힐르프의 명물이다.

 

동성애자(Lesben u. Schwulen), 성전환자 등등의 집합장소인 로사 릴라 빌라. 링켄 빈차일레에 있다.

 

비엔나기술대학교는 마리아힐르프에 속한다. 이밖에도 마리아힐르프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란츠 슈베르트 음악원’, 그리고 직업전문학교가 있다. 마리아힐르프에 살았던 인사들로서는 요셉 하이든, 페르디난트 라이문트(Ferdinand Raimund), 지그프리트 마르쿠스(Siegfried Marcus), 오스카르 베르너(Oscar Werner)등을 꼽을수 있다. 마리아힐르프의 필견 명소로는 아리크 브라우어 하우스(Arik Brauer Haus), 마리아힐르프 소방서, 구스타프 아돌프 교회, 라이문트(Raimund)극장, 유명한 테아터 안 데어 빈(비엔나 강변극장), 마리아힐르프 교회(앞에 하이든 기념상이 있다), 굼펜도르프 교회, 비엔나 최대의 야채과일 시장 겸 주말 벼룩시장이 열리는 나슈마르크트(Naschmarkt), 아르 누보 스타일의 필그라더슈티게(Fillgraderstiege), 카페 빌렌도르프(Willendorf) 등이다. 구민회관인 로사 릴라 빌라도 유명하다.  

 

테아터 안 데어 빈 (빈 강변 극장) - '박쥐, '메리 위도우', '휘델리오' 등이 초연되었다.


[나슈마르크트]

 

나슈마르크트(어떤 사람들은 보통 나슈막이라고 부름)는 비엔나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시장이다. 비엔나 강변의 비엔차일레(Wienzeile)에 위치한 나슈마르크트는 길이가 1.5 km에 이른다. 나슈마르크트는 일찍이 16세기부터 있었다. 주로 우유병을 팔았다. 우유병은 아슈(Asch)라고 불렀다. 그래서 시장 이름을 아셴마르크트(Aschenmarkt)라고 불렀다. 당국은 1793년부터 마차에 실어 비엔나에 들어오는 모든 야채와 과일을 이곳에서만 팔도록 했고 도나우 강을 통해 배로 들어오는 물건들은 아무 곳에서나 팔도록 했다. 오늘날 나슈마르크트에서는 신선한 야채와 과일은 물론 향신료, 치즈, 빵류, 고기, 수산물 등 거의 모든 식품을 살수 있다. 나슈마르크트에는 여러 나라의 음식을 맛볼수 있는 식당들이 있다. 카이저슈마른(Kaiserschmarrn)이나 팔라친켄(Palatschinken)과 같은 비엔나 전통음식도 얼마든지 살수 있다. 1977년부터는 매주 토요일 비엔차일레를 따라 벼룩시장이 열린다.

 

나슈마르크트의 상점들. 120여개가 있다.


[라이문트 극장]

라이문트 극장(Raimund Theater)은 마리아힐르프구의 자랑이다. 오스트리아의 유명한 극작가인 페르디난트 라이문트(Ferdinand Raimund)를 기념하여 라이문트 극장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1893년 11월 28일의 개관에서는 라이문트의 희곡 Die gefesselte Phatasie가 공연되었다. 라이문트 극장에서는 주로 독일 민속 연극이 공연되었으나 1908년 요한 슈트라우스의 ‘집시 남작’(Zigerner Baron)을 무대에 올린 후부터 오페레타에도 눈을 돌렸다. 이곳에서 초연을 가진 오페레타로는 ‘집시 남작’ 이외에도 슈톨츠(Stolz)의 Das Gluecksmaedel(행운의 아가씨)과 Dreimaederlhaus(세아가씨의 집)가 있다. 이들 오페레타는 프란츠 슈베르트의 여러 음악을 배경으로 한 것으로 1916년부터 1927년까지 무려 1천2백회 이상이나 공연되었다.         

 

요한 슈트라우스의 '집시 남작'의 화려한 무대


라이문트 극장은 2차대전의 무서운 공습에도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았다. 그래서 전쟁이 끝나자마자인 1945년 4월 25일 재개관되었다. 재개관 작품은 슈톨츠의  ‘세 아가씨의 집’이었다. 1948년 루돌프 마리크(Rudolf Marik)가 극장감독으로 취임했다. 그는 거의 30년 동안 이 극장을 운영하면서 국제적으로 유명한 오페레타 극장으로 변화시켰다. 이 기간동안 요한네스 헤스터스(Johannes Heesters), 마리카 뢰크(Marika Roekk) 등 뛰어난 오페레타 성악가들을 배출하였다. 1976년부터는 간혹 뮤지컬도 공연하였다. 쿠르트 봐일(Kurt Weil)의 Lady in the Dark(아둠 속의 부인)은 대단한 호평을 받은 뮤지컬이었다.

 

쿠르트 봐일의 '레이디 인 더 다크'. 스트리트 신
 

1985년 극장은 대대적이 보수를 마쳤다. 재개관 기념 공연은 갈라인 Seinerzeit(그대의 시대)였다. 1988년에는 ‘코러스 라인’에 이어 ‘레 미제라블’이 무대에 올려졌으며 1990년에는 ‘오페라의 유령’(Phantom of the Opera)를 공연하여 대성공을 거두었다. 1993년에는 개관 1백주년 기념 행사들이 잇따랐다. 독일어 버전인 Kiss of the Spider Woman(스파이더 우먼의 키쓰)가 초연되었다. 이듬해에는 Grease(그리스)의 오스트리아 초연이 있었고 1995년에는 월트 디즈니의 Beauty and the Beat(미녀와 야수)의 유럽 초연이 있었다. 1997s년에는 Dance of the Vampires(뱀파이어의 댄스)의 세계 초연이 있었고 2002년에는 Hair(헤어)의 새로운 제작이 선보였다. 로크 뮤지컬도 공연되었다. 2004년 데이브 스튜워트(Dave Stewart)의 Barbarella(바바렐라)가 세계 초연되었다. 2005년에는 제라르 프레스거비츠(Gerard Presgurvic)의 뮤지컬 Romeo & Julia가 초연되었다. 그리고 2006년에는 마이클 쿤체(Michael Kunze)와 실베스터 리베이(Silvester Levay)의 뮤지컬 Rebecca(레베카)가 처음으로 무대에 올려졌다. 2008년 1월 24일부터는 뮤지컬 We Will Rock You가 공연되었다. 세계적 팝 그룹인 Queen이 직접 출연하였다. 라이문디 극장이 문을 연 이래 가장 많은 입장권이 예매되었다. 모두 9만장이 예매되었다.

 


라이문트 극장. 마이엘링의 비극 루돌프를 공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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