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동산 집중탐구/에덴동산의 현주소

에덴동산의 의미

정준극 2008. 7. 19. 18:34

[에덴동산의 의미]

 

에덴동산(The Garden of Eden)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창세기에 하나님이 창조하신 동산으로 아담과 이브가 살았던 곳이다. 어떤 사람들은 에덴동산이 실제로 존재했던 장소가 아니라 상징적인 지상낙원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존 밀튼의 ‘실낙원’(Paradise Lost)은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이브가 추방 당한 것을 비유한 작품이다. 에덴동산은 과연 실재했던 곳인가? 도대체 어디에 있었다는 것인가? 아담과 이브가 하나님께 죄를 짓고 쫓겨났기 때문에 그후로는 아무도 살지 않았던 곳인가? 이런저런 문제들을 그간의 학자들의 조사연구를 토대로 고찰해본다.

 

에덴동산 


창세기의 에덴동산이 과연 어느 지점이었는가에 대하여는 기독교 학자들 사이에서 아직도 논란이 많다. 가장 강력히 주장되고 있는 지점은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의 상류 어느 지역이라는 것이다. 어떤 학자들은 그 지점으로서 현재 이란의 타브리즈(Tabrij)라는 곳을 꼽고 있다. 이밖에도 이락(메소포타미아)의 어느 지역, 아프리카 북부의 어느 지역, 페르시아만의 어느 지역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대부분 기독교인들은 에덴동산을 다만 비유적인 지역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도 어쩔수 없는 사항이다.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이브가 하나님과 함께 대화하는 장면. 크라나하 작품. 


[어원(Etymology)]

에덴동산은 히브리어의 ‘간 에덴’(Gan Eden)이라는 말에서 비롯되었으며 이 말은 원래 수메르어인 에딘(E.Din)에서 나온 것으로 ‘광활한 땅’ 또는 ‘넓고 확 트인 지역’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그러므로 동산(가든)이라고 번역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어색하다. 히브리어에서 에덴이라는 단어는 ‘기쁨’(Delight)이라는 뜻도 있다. 에덴동산은 사전적인 의미로 구약 창세기에서 하나님이 아담과 그의 아내 이브를 창조하신 후 그들로 하여금 살도록 한 곳이다. 수메르어의 에딘이라는 단어는 초원지대(스텝지대), 평야, 사막, 광야라는 의미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한편, 수메르인들은 에딘이라는 말을 유프라테스강 서쪽의 건조한 지대를 일컫는데 주로 사용하였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므로 에덴을 단순히 아담과 이브가 살았던 작은 동산이라고 번역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학자들은 ‘광활한 초원’인 에덴의 한쪽에 있는 동산이 에덴동산이라는 설명이다. 에덴동산은 창조신화(Creation Myth), 그리고 악의 존재를 신의 섭리라고 주장하는 이른바 신정설(神正說: Theodicy), 또한 아브라함 신앙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창세기에는 에덴동산뿐만 아니라 에덴동산과 관련된 네 개의 강, 즉 피숀(Pishon), 기혼(Gihon), 티그리스(Tigris), 유프라테스(Euphrates)강과 세 개의 지역, 즉 하빌라(Havilah), 아씨리아(Assyria), 쿠쉬(Cush)라는 지명도 나온다. 쿠쉬는 통상 에티오피아라고 번역되기도 한다.

 

 뱀의 유혹으로 선악과를 따 먹은 이브와 아담. 천사로부터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하는 아담과 이브.

 

[기록상의 에덴동산]

 

에덴동산에 대한 스토리는 구약성서 창세기(Genesis) 2장 4절-3장 26절에 나온다. 2장 7절에는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 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라고 적혀 있으며 8절에는 ‘여호와 하나님이 동방의 에덴에 동산을 창설하시고 그 지으신 사람을 거기에 두시니라’라고 적혀 있다. 그러므로 아담과 이브가 살던 동산은 에덴에 속한 동산이며 동방에 있는 장소라고 생각할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동방이란 곳이 어디를 말하느냐는 것이다. 그 얘기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다시 창세기의 기록으로 돌아와 보면 창세기 2장 9절에는 ‘여호와 하나님이 그 땅에서 보기에 아름답고 먹기에 좋은 나무가 나게 하시니 동산 가운데에는 생명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도 있더라.’라고 되어 있다. 그러므로 에덴동산에는 두 개의 특별한 나무, 즉 생명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가 있었음을 알수 있다. 하나님은 이브를 창조하실 때에 아담의 옆구리(Side)를 취하여 만드셨다고 되어 있지만 KJV(흠정영역성서)에는 ‘갈비뼈’(Rib)라고 되어 있다. 창세기 5장2절에는 다시 아담과 이브의 창조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남자(Man)와 여자(Female)를 창조하셨고 그들이 창조되던 날에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고 그들의 이름을 사람(Adam)이라 일컬으셨더라.’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므로 아담이라는 이름은 일반적으로 ‘사람’ 또는 전체 인류를 뜻하는 비유라고 생각된다. 

 

아담과 이브. 뒤러 작품 


창세기 2장 16절과 17절에는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에게 명하여 이르시되 동산 각종 나무의 열매는 네가 임의로 먹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 하시니라’라고 기록되어 있다. 하나님이 아담에게 이렇게 말씀하신 것은 이브를 창조하시기 전이다. 그러므로 사실적으로 말하면 아담에게만 그런 명령을 내리셨으며 이브에게는 말씀하지 않으셨다. 하지만 간교한 뱀이 여자(이브)에게 물어 이르되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에게 동산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고 묻자 3장 2-3절에 ‘여자가 뱀에게 말하되 동산 나무의 열매를 우리가 먹을수 있으나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열매는 하나님의 말씀에 너희는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 너희가 죽을까 하노라 하셨느니라’고 대답하였다. 이로 미루어 보아 아담이 하나님의 지시사항을 이브에게도 전달교육하였음이 분명하다. 그러자 뱀은 이브에게 ‘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니라.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 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고 말했다고 되어 있다. 이에 이브가 그 나무를 본즉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한 나무인지라 그 열매를 따 먹고 자기와 함께 있는 남편(아담)에게도 주매 그도 먹었다고 되어 있다. 그러자 아담과 이브는 눈이 밝아져 자기들이 벗은 줄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치마로 삼았다고 되어 있다. 얼마후 하나님이 아담과 이브에게 나타나시어 그들의 불복종함을 탓하시고 저주를 내리셨다. 신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뱀은 악마가 변장한 것이라고 한다.


3장 23-24절에 보면 ‘여호와 하나님의 에덴동산에서 그를 내보내어 그의 근원이 된 땅을 갈게 하시니라. 이같이 하나님이 그 사람을 쫓아내시고 에덴동산 동쪽에 그룹들과 두루 도는 불 칼을 두어 생명나무의 길을 지키게 하시니라’고 기록되어 있다. 하나님의 에덴동산에서 아담을 추방하신 중요한 이유는 아담이 생명나무의 열매를 먹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우리말 성경에는 ‘그룹들을 두어 생명나무를 지키게 하였다’고 되어 있지만 영어원본에는 ‘케루빔’(Cherubim: 지식의 천사: 케루빔)으로 하여금 생명나무를 지키게 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므로 그룹이라고 번역 되어 있는 것을 '단체'를 뜻하는 말로 생각해서는 정말 곤란하다. 그리고 ‘생명나무를 지키게 하였다’는 말도 정확히 표현하면 ‘누구든지 다시 동산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To guard against any future entrance into the garden)라고 할수 있다. 선악과 및 생명나무에 대하여는 나중에 좀 더 살펴보기로 하고 에덴동산에 대하여 정리해 보면 에덴동산은 에덴이란 곳의 동쪽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동산을 말한다. 결국 에덴은 동산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동산이 있던 넓은 지역을 말한다. 유대교의 탈무드에도 동산은 에덴과 구별된다고 적혀 있다.

 

하나님의 진로를 받아 에덴 동산에서 추방당하는 아담과 이브(이브는 훌쩍훌쩍 울고 있고 아담은 두 손을 모아 간절히 용서를 구하고 있다. 하지만 결과는? 한번 실수는 병가지상사가 아니었다.)

 

에티오피아정교회의 경전인 Book of Jubilees(희년경)에 의하면 천사들이 아담을 에덴동산에 인도하여 살게 한것은 하나님이 아담을 창조하신지 40일 후라는 것이며 그 전에는 적당히 살았다는 것이다. 한편, 이브는 아담의 갈비뼈로 창조된지 80일후에야 에덴동산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러면 그 전에는 어디서 살았단 말인가? 또 에티오피아정교회의 경전에 의하면 에녹(Enoch)이 365세로서 세상을 떠날 때에 천사가 그를 에덴동산으로 데려왔다고 한다. 에덴동산에 온 에녹은 남느니 시간이기 때문에 그동안 이 세상에서 인간들이 저지른 죄악들을 모두 기록했다고 한다. 에티오피아정교회의 Book of Jubilees는 에덴동산을 하나님이 세상에 정한 네곳의 성지중 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는 시내산(Mount Sinai), 시온산(Mount Zion), 그리고 동방산(Mount of the East)으로 동방산은 아마 아라라트(Ararat)산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라라트산은 노아의 방주가 대홍수 후에 정착한 지역이라고 되어 있다.

 

뱀의 역할을 했던 릴리스. 타락한 천사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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