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동산 집중탐구/생명나무-선악나무

기독교와 선악나무

정준극 2008. 7. 23. 10:46
 

[기독교와 선악나무]

기독교 신학에 있어서 ‘선악지식나무’는 원죄(Original sin)와 깊게 연관되어 있다. 히포의 아우구스틴은 인간이 아담과 이브가 지은 죄를 이어 받았다고 믿었다. 즉, 창세로부터 죄악 자체를 상속받았다는 것이다. 아담과 이브는 선악과를 먹음으로서 하나님처럼 되고자 했으며 하나님과 같이 되고자 했던 것은 큰 죄악이 아닐수 없다는 설명도 덧 붙였다. 기독교의 어떤 종파는 모든 인간이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이브가 처해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죄악과 구원 가운데서 하나를 선택할 입장에 처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므로 인간이 죄를 짓거나 선한 생활을 하는 것은 각자의 선택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이브의 추방. 천사(케럽)가 칼을 들어 다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고 있고 또 한 천사는 아담과 이브를 밀어내고 있다. 이탈리아 오르비에토 성당의 부조

 


[다른 종교에서는?]

다른 종교에서도 신통하게도 유태교와 기독교의 선악지식나무와 같은 나무얘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고대 수메르의 인장을 보면 뱀이 어떤 나무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 각인되어 있다. 마치 창세기의 에덴동산을 연상케 하는 조각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헤스페리데스의 정원에서도 뱀이 지키는 장면이 나온다. 이 뱀은 라돈(Ladon)이라는 이름까지 가지고 있다. 불교에서는 석가모니 부처가 보리수 아래에서 득도했다고 한다. 유태교와 기독교의 선악나무는 감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열매는 먹음직스럽고 보기에도 좋았다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교에 나오는 보리수는 오로지 순수한 지혜(지식)를 주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범신론적인 힌두교에는 지바(Jiva)와 아트만(Atman)이라는 나무가 등장한다. 영혼, 마음, 육신의 변형체라는 것이다. 북구 신화(Saga)에는 이그드라실(Yggdrasil)이라는 물푸레나무가 나온다. 신비한 지식의 샘에서부터 기원한 나무로서 하늘과 땅, 지옥을 연결하는 거대한 나무를 말한다. 성경은 비유가 충만한 책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선악지식나무 역시 비유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선악지식나무가 실제로는 모든 지식의 근원인 도서관과 같은 존재이며 또는 어떤 형태의 교과서라고 믿고 있다. 

 

프레데리히 빌헬름 하이네가 그린 이그드라실 나무. 온 세상을 감싸고 있다. 이그드라실 나무는 물푸레나무의 일종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