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동산 집중탐구/생명나무-선악나무

선악과: 타마린드, 포도, 무화과, 사과?

정준극 2008. 7. 23. 10:48

[선악과: 타마린드, 포도, 무화과, 사과?]

Tree of the knowledge of good and evil

 

선지자 에녹(Enoch)은 그가 남긴 글에서 선악과를 ‘타마린드 나무 열매의 일종’이라고 말하고 ‘열매는 포도처럼 생겼으며 대단히 맛이 좋고 향기로워서 멀리까지 향기가 이른다.’고 표현했다. 오늘날 타마린드는 열대산 콩과의 상록수로서 그 열매는 약으로 또는 요리하는데 사용한다. 선지자 에녹은 선악지식나무에 대하여 ‘얼마나 아름다운 나무인가, 얼마나 보기에 좋은 나무인가’라며 감탄했다. 이로 미루어 보아 선악지식나무는 장대하였을 것이며 열매는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열려 있었을 것이다.

 

타마린드 나무와 열매. 이것이 선악과?

 

탈무드(Talmud)에서도 선악과는 포도라고 가르치고 있다. 어떤 탈무드 전래의 기록에는 이브가 실제로 선악과(포도)로 와인을 만들었다고 되어 있다(랍비 메어). 어떤 랍비는 선악과가 무화과라고 주장했다(랍비 느헤미아). 밀이라고 주장하는 랍비도 있었다(랍비 예후다).


서구 기독교 미술에 있어서 선악과는 보통 사과로 표현되고 있다. 그런데 사과는 고대 레반트(Levant)지역에서는 알려지지 않았던 과일이다. 레반트는 시리아, 레바논, 이스라엘 등 동부 지중해 연안의 여러 나라를 말한다. 반면, 사과는 고대 중앙아시아에서 비롯된 과일이라는 주장이 유력하다. 서구에서 선악과를 사과로 표현한 것은 아마 라틴어의 말실수 때문이 아닌가 싶다. 라틴어에서 죄악이라는 단어와 사과라는 단어는 모두 말룸(Malum)이다. 라틴어에서는 ‘이브가 죄악을 저지르다’를 ‘이브가 사과를 먹다’로 번역할수도 있다. 아담은 선악과를 먹다가 씨가 목에 걸려 삼키지 못하고 목에 남게 되었다는 얘기가 있다. 그래서 남자에게는 목에 튀어나온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이브는 선악과를 다 먹었기 때문에 씨가 목에 걸리지 않았고 그래서 여자에게는 그런 뼈가 없다는 것이다. 만일 선악과가 사과라면 목에 씨가 걸리기는 어려운 일이다. 복숭아라면 몰라도!

 

루카스 크라나흐가 그린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따 먹는 아담과 이브. 사과처럼 그렸다.


에덴동산이 중동의 어느 지역에 있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선악과가 석류(Pomegranate)라고 말한다. 그리스 신화에도 석류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페르세포네(Persephone)가 일곱 개의 석류 씨를 먹자 지옥(Hades)에서 벗어나게 되었다는 얘기이다. 페르세포네는 지옥의 왕인 하데스(Hades)의 아내로 명부(冥府)의 여왕이다.  

 

하나님의 이브에게 선악과를 따 먹지 말라고 주의를 주고 있다. 이탈리아 오비에토 성당의 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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