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마리아 이야기/가브리엘의 수태고지

마리아의 무오수태

정준극 2008. 8. 20. 17:14

[마리아에 대한 기본 교리]


(마리아의 무오수태)

로마 가톨릭은 마리아의 무오(無汚)수태를 믿는다. 다시 말하여 마리아는 그의 어머니 안나가 마리아를 수태하였을 때부터(태에 있을 때부터) 원죄(原罪)에 물드는 것으로부터 보호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를 무오의 상태에서 수태할수 있었다는 것이다. 로마 가톨릭 교회는 안나가 마리아를 수태한 날을 축일로 정하여 기념하고 있다. 12월 8일이다. 로마 가톨릭에서는 마리아의 수태를 ‘무오수태’(The Immaculate Conception)라고 부르지만 비잔틴교회에서는 ‘더  할수 없이 거룩한 신의 어머니’(Most Holy Theotokos)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동방가톨릭교회들도 로마 가톨릭의 영향을 받아 ‘무오수태’라는 타이틀을 사용하였으며 교회 건물에 ‘무오수태’라는 글을 남겨 놓은 곳이 많다. 예를 들면 미국 디트로이트(Detroit)에 있는 우크라이나인들을 위한 그리스정교회의 대성당에 ‘무오수태’라는 글귀가 크게 쓰여 있다.


동방정교회는 ‘무오수태’라는 개념을 거부하는 경향이다. 왜냐하면 동방정교회가 말하는 원죄라는 것은(동방정교회는 이를 조상의 죄라고 부름) 로마 가톨릭에서 말하는 원죄와 개념이 다르다고 믿기 때문이다. 동방정교회는 만일 마리아에게 원죄가 없다면, 즉 하나님으로부터 추방당한 타락한 인간이 아니라면 처음부터 어떤 특별한 조건에 의해 일반 사람과는 다르게 분리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마리아는 요셉과 정혼하기 전까지도 일반 사람과 다를바 없이 생활했으며 예수 그리스도를 낳고 나서도 일반사람들과 다름없이 생활하였으므로 일반사람들과 다름없이 원죄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로마 가톨릭에서 말하는 ‘무오수태’는 나아가 마리아가 전 생애동안 원죄에서 벗어난 무오의 생활을 했다는 것이며 ‘하나님의 아들의 어머니’로서 마리아가 무오이듯 하나님의 나라, 곧 천국에 들어갈수 있는 열쇠를 가지고 있는 교황(Pope)도 무오의 존재라는 개념으로 발전하였다고 한다. 아무튼 다시 동방정교회의 개념으로 돌아가서, 어떤 정교회는 마리아가 일반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수태하였다고 믿고 있다. 아담으로부터의 원죄를 가지고 수태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가 마리아의 몸 안에서 하나님이 육신으로 오신 모습으로 형성되었을 때 원죄로부터 깨끗함을 받았다는 견해이다. 나아가 마리아는 그로부터 어떠한 죄도 짓지 않았다는 것이며 이로써 완전한 그릇(vessel)으로 남아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그릇이란 하나님의 사람이란 의미이다. 이는 사도바울이 말한 선택된 그릇과 같은 의미이다(사도행전 9장 15절). 이렇듯 동방정교회에서는 로마 가톨릭과 조금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정식으로 그런 입장을 천명한 것은 아니다. 그저 이런 저런 견해도 있다는 얘기이다.


개신교는 마리아가 처음 순간부터(안나의 태에서부터) 죄로부터 구원받았다는 아이디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마리아가 태어날 때부터 무오였다는 주장은 마리아가 전생애 동안 죄를 짓지 않았다는 주장과 비교가 된다. 태어날 때부터 무오였다면 전생애 동안 죄를 짓지 않았다는 말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개신교와 영국교회, 그리고 일부 동방정교회는 마리아를 존귀하게 여기고 있지만 그렇다고 로마 가톨릭에서 가르치는 것처럼 마리아의 무오수태에 대한 교리를 받아들이려 하고 있지 않다.

 

 나사렛에 있는 마리아 수태고지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