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추가로 읽는 366편

27.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이집트의 헬렌'

정준극 2008. 9. 7. 07:23

이집트의 헬렌(Egyptian Helen, The )

Richard Strauss (리하르트 슈투라우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가장 이상적인 헬렌으로 생각한 소프라노 마리아 예리차(Maria Jeritza)

 

타이틀: The Egyptian Helen (Die ägyptische Helena). 전2막. 대본은 휴고 폰 호프만슈탈(Hugo von Hofmannsthal).

초연: 1928년 6월 9일 드레스덴 슈타츠오퍼. 수정본의 초연은 1933년 8월 14일 잘츠부르크 페스티발

주요배역: 헬렌(헬레나: S), 메넬라우스(메넬라스: T), 헤르미오네(이들의 딸: S), 아이트라(마법사: S), 알타이르(이집트 왕자: Bar), 다-우드(그의 아들: T)

사전지식: 헬렌이라고 하면 유리피데스의 헬렌을 생각한다. 고대 그리스의 서사시에 나오는 유명한 트로이의 헬렌이다. 그러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에서는 또 다른 헬렌이 등장한다. 물론 똑 같은 트로이의 헬렌이다. 하지만 이집트에서 새로 등장한 헬렌의 주장에 따르면 메넬라우스가 되찾아온 트로이의 헬렌은 실은 환상에 지나지 않는 것이며 진짜 메넬레우스의 부인인 헬렌은 이집트에서 메넬레우스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어떻게하여 그런 일이 있을수 있는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이집트의 헬렌’에 의하면 천하 미인으로 알려진 트로이의 헬렌은 여신 헤라(Hera)가 그리스 사람들을 놀려주기 위해 환영으로 만들어 파리스(Paris) 왕자의 품에 있도록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메넬라우스가 데려온 헬렌은 환영이라는 것이다. 그 이야기는 줄거리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에피소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이집트의 헬렌’을 드레스덴에서 초연하기 몇주 전에 비엔나에서 가진 신문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 오페라의 멜로디는 듣기에 편한 것이다. 하지만 19세기에 자란 사람들의 귀에는 좀 생소하게 들릴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새로운 무조음악에 대한 풍자일까? 그나저나 ‘이집트의 헬렌’은 당시 전위음악처럼 곧바로 잊혀졌다. 20세기에 등장한 새로운 오페라와 경쟁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볼수 있다.


'이집트의 헬렌' 무대


줄거리: 시기는 트로이 전쟁 후이며 장소는 이집트의 파로스(Pharos)라는 섬이다. 마법사 아이트라(Aithra)가 지배하는 섬이다. 멀리 아틀라스 산맥이 보인다. 메넬라우스(Menelaus)는 자기를 배반하고 파리스 왕자를 따라 갔던 헬렌을 찾아서 병사들과 함께 배를 타고 스파트타로 돌아가는 중이다. 메넬라우스는 헬렌이 트로이 전쟁을 일으킨 원인이며 그로 인하여 수많은 병사들이 죽었으므로 헬렌을 죽이는 것이 자기에게 부여된 신성한 의무라고 생각한다. 그보다도 메넬라우스는 딸까지 있는 처지에 자기를 배신하고 트로이로 도망간 헬렌에게 복수하고 싶은 심정이다. 마법사 아이트라(Aithra)는 메넬라우스가 헬렌을 죽이지 못하게 만들기 위해 마법의 약으로 그의 지난날 기억을 모두 지워준다. 그리고 메넬라우스에게 파리스 왕자에게 갔던 트로이의 헬렌은 하나의 환영일 뿐이라고 말해 준다. 아이트라는 헬렌에게도 묘약을 먹여 젊음을 되찾도록 해준다. 아이트라는 젊어진 헬렌을 이집트의 헬렌이라고 부른다. 아이트라는 그런 헬렌을 메넬라우스에게 소개한다. 메넬라우스는 아이트라의 말대로 트로이로 갔던 헬렌은 진짜 헬렌의 환영일 뿐이라고 믿고 이집트의 헬렌과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하지만 과거와 같은 일들이 반복된다. 아름다운 헬렌을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게 되고 그럴 때마다 메넬라우스는 라이벌들을 죽이지만 그런 일이 반복되는 것이다. 진실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헬렌은 메넬라우스에게 묘약을 주어 기억을 되살려 준다. 이것이 기둥 줄거리이다.


머셀에 질 그로우브, 아이트라에 디아나 담라우. 도이체 오퍼 베를린


제1막. 아이트라 궁전의 어떤 방이다. 포세이돈의 연인인 아이트라는 무엇이든지 알고 있는 커다란 조개를 통하여 트로이 전쟁을 마친 스파르타 병사들이 배를 타고 고국으로 가는 도중 아이트라의 섬을 지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이트라는 메넬라우스가 수많은 병사들이 전사한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헬렌이라고 믿고 있어서 헬렌을 죽여 전사한 병사들의 넋을 위로코자 한다는 사실도 알아낸다. 아이트라는 폭풍을 보내어 메넬라우스의 배를 전복시킨다. 메넬라우스와 헬렌은 어쩔수 없이 아이트라의 섬으로 밀려온다. 가까스로 해안에 도착한 메넬라우스와 헬렌을 마법사 아이트라가 영접한다. 아이트라는 정령들의 도움을 받아 메넬라우스가 이미 자기 아내인 헬렌을 죽인 것으로 믿도록 한다. 한편, 아이트라는 헬렌에게도 묘약을 주어 젊음을 되찾도록 한다. 아이트라는 정신이 혼란해진 메넬라우스에게 그가 죽인 것은 헬렌의 환영이며 진짜 헬렌은 신들의 도움으로 이곳 이집트에 와서 그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 아이트라는 메넬라우스에게 묘약을 먹여 과거를 모두 잊도록 한다. 메넬라우스는 칼을 내려 놓고 ‘진짜’ 헬렌이라고 생각되는 헬렌과 화해한다. 아이트라가 메넬라우스와 헬렌을 스파르타로 돌려보내려고 하자 이번에는 헬렌이 주저한다. 집에 돌아가서 메넬라우스의 기억이 되살라 나면 안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트라는 두 사람을 일단 아틀라스 산맥의 자락에 있는 오아시스로 데려간다. 그러나 정령들은 두 사람이 화해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메넬라우스의 칼과 기억을 되살리는 약을 메넬라우스의 짐에 몰래 숨겨 넣는다.


아이트라에 디아나 담라우. 헬렌에 드보라 보이그트. 도이체 오퍼 베를린


제2막. 아틀라스 산맥의 계곡에 있는 야영지이다. 헬렌은 자기가 바라던 것을 모두 달성했다고 믿는다. 아틀라스 산에 살고 있는 알타이르(Altair) 왕자가 메넬라우스 일행의 방문을 환영한다. 알타이르 왕자는 헬렌을 보자마자 사랑에 빠진다. 오래된 수법이 다시 등장한다. 알타이르 왕자는 메넬라우스를 자기 아들 다 우드(Da-ud)와 함께 사냥을 보내고 그 틈에 헬렌을 유혹하려 한다. 사냥을 나간 메넬라우스는 어린 다-우드가 헬렌을 사랑한다고 믿고 서로 다투다가 결국 다-우드를 죽인다. 이제 헬렌은 자기와 메넬라우스가 구원을 받을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메넬라우스가 과거의 진실을 깨닫도록 하는 길뿐이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과거의 기억을 되살릴수 있는 약을 짐속에서 찾아 메넬라우스에게 먹인다. 메넬라우스는 지금까지 줄곧 자기가 원래부터 사랑하는 헬렌과 함께 있었던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사랑으로 헬렌의 잘못을 감쌀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자 침몰되었던 배가 파도를 헤치고 솟아난다. 배에는 메넬라우스와 헬렌의 딸인 헤르미오네(Hermione)가 기다리고 있다. 배는 메넬라우스와 헬렌을 태우고 스파르타로 향한다.   

 

아틀라스 산맥의 계곡에 있는 야영자와 렐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