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추가로 읽는 366편

29. 존 케이지의 '유로페라'

정준극 2008. 9. 7. 07:24

유로페라(Europera)

John Cage (존 케이지)

 

인더스트리 장면

 

타이틀: Europera

초연: 유로페라 1, 2부는 1987년 12월 12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유로페라 3, 4부는 1990년  6월 17일 런던에서, 유로페라 5부는 1991년 4월 12일 버팔로의 뉴욕주립대학교에서 초연되었다.

사전지식: 유로페라는 유럽(Europe)과 오페라(Opera)의 합성어이다. 작곡자 케이지는 ‘과거 수세기 동안 유럽은 우리에게 수많은 오페라를 퍼부었다. 이제는 그 모두를 단 한번에 되돌려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존 케이지(1912-1992)는 아마도 20세기 후반에서 음악의 현대화를 가장 일관되게 추진해온 작곡가일 것이다. 그는 표현, 구조, 극작법에서 우연이라는 개념을 도입함으로서 예술의 모든 주관성을 일소코자 했다.


유로페라 설명: 카르멘, 트리스탄과 이졸데, 피가로의 결혼, 디도와 이니아스, 노르마, 미뇽, 마적, 파르지팔, 라 조콘다, 체네렌톨라, 발퀴레...이들 오페라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존 케이지의 오페라 ‘유로페라’에 일부분씩이나마 등장한다는 것이다. 유로페라 1, 2부는 프랑크푸르트의 알테 오퍼(Alte Oper)가 의뢰한 것이다. 전체 장면과 음악적 이벤트의 복잡한 동시성은 12개 이상의 액션을 동시에 펼치는 것을 통해 나타내 보이고 있다. 유로페라 3, 4부와 5부에서 케이지는 각 장면을 모두 함께 분배하였으며 무대에서의 액션은 전적으로 음악적이 되도록 했다. 이렇듯 각 장면을 동시에 연결한 것은 ‘우연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아무것도 어떤 것에 연결되지 않는다’는 모토에 기반을 둔 것이다. 동시에 이 말은 ‘우주에서는 모든 것이 원인과 결과이다’라고 해석된다. 유로페라의 진행에 따라 생기는 이벤트는 현재의 유럽 오페라에서 한 부분씩을 따 온 것으로 일종의 현대와 고전의 중재역할을 하는 것이다. 유로페라에는 64편의 오페라가 부분적으로 나온다. 코디네이션은 모니터와 디지털 타이밍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유로페라 1은 90분이 소요되며 유로페라 2는 45분만이 소요된다. 19명의 솔리스트들은 각자 자기가 잘 아는 오페라 아리아를 부른다. 다만, 반주는 아리아와 관련이 없다. 동시에 케이지가 테이프로 녹음한 오페라 101편에서 발췌한 곡들이 스피커를 통해 나온다. 101편을 선택한 것은 천일야화를 비유한 것이다. 각자가 맡은 역할과 의상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런 것들도 무대 세트나 조명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챈스에 의해 통제되기 때문이다. 유로페라 3은 70분, 4는 30분이 걸린다. 유로페라 3, 4의 개념은 다양하다. 6개의 전축과 카세트 플레이어가 가동되며 두명의 피아니스트들이 스윙식으로 연주한다. 유로페라 4에는 성악가가 2명만 출연한다. 들려주는 음악의 오페라 100편에 나오는 것으로 테이프에 녹음한 것도 있고 라이브로 연주하는 것도 있다. 유로페라 5에는 두명의 성악가와 한명의 테크니션이 등장한다. 유로페라 5는 60분이 걸린다. 피아니스트는 아무 음악이나 생가나는 대로 연주한다. TV 모니터 한 대가 무대를 장식한다. 그러나 소리를 죽여 놓았으며 화면에는 아무 의미도 없는 장면들이 전파방해를 받는 듯 나타난다. 과연 케이지는 주관성과 감성이 풍부한 오랜 문화에 대하여 관심을 집중시키려고 했는가? 그렇지 않으면 지성 있는 유럽인들의 정신 상태와 그들의 영적인 부담에 대하여 관심을 끌려고 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