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슈베르트의 '휘에라브라스'

Fierrabras (휘에라브라스)

Franz Schubert (프란츠 슈베르트)

 

           

타이틀: Fierrabras. 전3막. 대본은 비엔나 궁정극장(당시는 케른트너토르극장) 음악총감독인 요셉 쿠펠뷔저(Joseph Kupelwieser)가 썼다.

초연: 1835년 5월 7일 비엔나의 요셉슈타트극장. 콘서트 버전이었다. 대본이 미약하다는 평을 받았다. 완전 공연된 것은 1897년 칼스루에 호프테아터(Hoftheater)에서였다.

주요배역: 칼(프랑크의 왕: B), 엠마(공주: S), 에긴하르트(칼 왕의 기사: T), 롤란트(칼 왕의 기사: Bar), 볼란트(무어 지도자: T), 플로린다(볼란트의 딸: Ms), 휘에라브라스(볼란트의 아들: T)

사전지식: 휘에라브라스는 무어족 지도자인 볼란트의 아들이다. 이 오페라는 그의 모험과 그가 기독교로 개종하게 된 사연을 담고 있다. 슈베르트는 1822년 비엔나의 케른트너토르 극장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이 오페라를 작곡했다. 당시 케른트너토르 극장이 재정적으로 난관을 겪고 있었다. 케른트너토르 극장은 1821년 이탈리아 극장주의 손에 넘어갔다. 도메니코 바르바야(Domenico Barbaja)는 음악총감독인 쿠펠뷔저의 제안에 따라 독일어 오페라를 확대할 생각이었다. 그래서 베버에게 오이리안테(Euryante)를 의뢰했고 슈베르트에게 휘에라브라스를 의뢰했던 것이다. 이와 함께 바르바야는 로시니를 비엔나로 초청하여 그의 작품의 공연을 감독해 주도록 요청했다. 비엔나는 온통 로시니의 이탈리아 오페라에 열광하였다. 독일 오페라는 자연히 소외되었다. 케른트너토르 극장의 음악총감독인 쿠벨뷔저는 사임하면서 극장주인 바르바야가 너무 오만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한 환경에서 1823년 베버의 오이리안테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휘에라브라스를 무대에 올리려던 계획도 포기되었다. 극장 내부의 복잡한 사정, 오이리안테의 실패, 로시니에 대한 인기 집중...이 모든 것이 휘에라브라스를 불행하게 만들었다. 더구나 슈베르트와 친분이 많았던 쿠벨뷔저가 케른트너토르 극장을 떠난 것은 큰 후원자를 잃은 것이었다. 1823년 케른트너토르 극장은 휘에라브라스를 무대에 올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슈베르트는 생전에 휘에라브라스가 공연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 휘에라브라스는 슈베르트가 세상을 떠난지 7년후에 요셉슈타트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에피소드: 슈베르트는 휘에라브라스를 통하여 과거 징슈플(Singspiel)의 전통에서 벗어나 독일적 그랜드 로맨틱 오페라를 완성코자 했다. 불행하게도 슈베르트의 휘에라브라스는 초연 이후 널리  알려지지 못하여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갔다. 휘에라브라스에 등장하는 칼 왕은 유명한 샬레마뉴(Charlemagne)대제를 말한다. 샬레마뉴 대제를 독일어로는 Karl der Gross라고 한다.

 

줄거리: 제1막. 칼 왕의 딸인 엠마(Emma)는 기사 에긴하르트(Eginhart)를 사랑하고 있다. 이들의 사랑은 비밀을 지켜야 한다. 왜냐하면 칼 왕이 승낙하지 않기 때문이다. 롤란트(Roland)가 이끄는 칼 왕의 기사들이 무어군을 무찌르고 휘에라브라스를 생포한다. 기사 휘에라브라스는 무어군의 지휘자인 볼란트(Boland)공의 아들이다. 휘에라브라스는 칼 왕의 성으로 잡혀온다. 하지만 칼 왕은 그를 감옥에 가두지 않고 손님처럼 편안하게 대한다. 무어군과의 평화를 위해서이다. 휘에라브라스는 칼 왕의 성에 있으면서 우연히 엠마 공주를 본다. 휘에라브라스는 엠마가 오래전 로마에서 자기와 만나 사랑에 빠졌던 여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잠시후 정원에서 엠마와 에긴하르트(Eginhard)가 은밀하게 만난다. 그럴 때에 칼 왕이 정원으로 오는 소리가 들린다. 휘에라브라스가 이들 앞에 나선다. 깜짝 놀라는 두 사람! 만일 칼 왕이 에긴하르트와 엠마가 밀회하는 것을 알게 되면 에긴하르트는 죽음을 면치 못하게 된다. 엠마는 휘에라브라스에게 칼 왕으로부터 에긴하르트를 보호해 달라고 간청한다. 휘에라브라스는 엠마가 진정으로 에긴하르트를 사랑하고 있는 것을 알고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한다. 에긴하르트는 무사히 피신한다. 곧이어 칼 왕이 등장한다. 칼 왕은 공주의 정원에 휘에라브라스가 있는 것을 보고 그가 공주를 납치하려는 것으로 오해한다. 칼 왕은 휘에라브라스를 쇠사슬로 묶도록 한다. 휘에라브라스는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는다. 막이 끝날 즈음에 에긴하르트를 포함한 칼 왕의 기사들이 출전코자 준비하고 있다.

 

잘츠부르크음악제에서 휘에라브라스의 공연을 마치고 출연진들이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와 함께 기념촬영

제2막. 에긴하르트는 칼 왕의 명령에 따라 무어군과의 평화협상을 위해 롤란트와 함께 무어군 병영의 볼란트를 찾아간다. 에긴하르트를 본 무어군은 그를 체포하여 볼란트 공의 성으로 데려간다. 볼란트 공은 딸 플로린다(Florinda)와 함께 휘에라브라스가 어찌 되었는지 걱정하고 있다. 휘에라브라스는 볼란트와 플로린다에게 휘에라브라스가 칼 왕의 성에 포로로 잡혀 있다고 알려준다. 이에 분노한 볼란트는 그 자리에서 에긴하르트와 롤란트를 감옥에 넣고 곧 처형하라고 명령한다. 플로린다가 롤란트를 알아본다. 플로린다는 로마에 있을 때 롤란트와 만나 사랑에 빠졌던 일이 있다. 플로린다는 기사들을 돕기로 결심한다. 결국 플로린다는 에긴하르트와 롤란트를 탈출시킨다. 무어병사들이 추격하여 온다. 칼 왕의 기사들은 무어병사들과 전투를 벌이지만 중과부적으로 후퇴하였으며 다만 롤란트만이 체포되어 볼란트의 성으로 압송된다. 볼란트는 딸 플로린다의 행동에 크게 실망한다.

제3막. 에긴하르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엠마는 아버지인 칼 왕에게 휘에라브라스는 잘못이 없으며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은 에긴하르트라고 고백한다. 이에 칼 왕은 휘에라브라스를 석방하고 마침 돌아온 에긴하르트와 함께 무어군의 진영으로 함께 가서 평화협정을 마무리짓고 휘에라브라스와 잡혀 있는 롤란트와 교환키로 한다. 볼란트의 성에서는 포로로 잡혀온 칼 왕의 기사들을 화형에 처할 준비가 되어 있다. 플로린다는 아버지 볼란트에게 제발 롤란트를 살려 줄것을 간청한다. 그러자 화가 치민 볼란트는 딸 플로린다에게 ‘그렇게도 롤란트를 사랑한다면 함께 죽여주겠다’고 말한다. 그때 칼 왕과 에긴하르트와 휘에라브라스가 당도한다. 휘에라브라스가 아버지 볼란트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한다. 칼 왕과 볼란트가 평화협정을 맺는다. 롤란트와 플로린다가 맺어졌으며 에긴하르트와 엠마가 맺어진다. 휘에라브라스는 기독교로 개종하고 칼 왕의 기사단에 합류한다.

 

엠마 공주. 라 스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