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추가로 읽는 366편

75. 가브리엘 포레의 '페네로페'

정준극 2008. 9. 21. 17:50

Penelope(페네로페)

Gabriel Fauré (가브리엘 포레)

 

구혼자들의 집요함을 한사코 물리치는 페네로페


타이틀: Penelope (Pénélope: 페네로프). 전3막. 호머(Homer)의 오딧세이(Odyssey)를 바탕으로 르네 포수아(Rene Fauchois)가 대본을 썼다.

초연: 1913년 3월 4일 몬테칼로 살르 갸르니에(Salle Garnier)

주요배역: 페네로프(S), 울리쎄(율리시즈: T), 유메(유메우스: Bar), 유리클레(유리클레아: Ms), 안티누(T), 멜란토(S), 필로(Ms)

사전지식: 포레는 오딧세이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사실, 그리스 신화는 당시 어느 예술가라고 해도 관심을 가지는 분야였다. 포레는 1907년 소프라노 루시앙 브레발(Lucienne Breval)을 만나고 나서 만일 오딧세이에 나오는 페네로페 이야기를 오페라로 만든다면 루시앙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여인이라고 생각했다. 이 얘기를 들은 루시앙 브레발은 포레에게 제발 페네로페에 대한 이야기를 오페라로 작곡해 달라고 간청하였다. 루시앙은 대본가로서 르네 포수아를 포레에게 소개하였다. 포레의 작곡은 계획대로 진척되지 못했다.파리음악원에서의 강의로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작곡이 늦어지는 것을 미안하게 생각한 포레는 대본가인 포수아에게 전5막을 전3막으로 단축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율리시스의 아들인 텔레마쿠스가 나오는 것도 빼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리하여 포레는  루시앙 브레발과 페네로페 이야기를 오페라로 만들기로 약속한 때로부터 5년후인 1912년 이탈리아의 루가노(Lugano)에서 ‘페네로페’를 완성하였다. 율리시즈와 페네로페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작곡가들이 오페라로 남겼지만 그 중에서도 1640년 몬테베르디의 ‘율리시스의 조국 귀환’(Il Ritorno d'Ulisse in patria)가 유명하며 비교적 현대작곡가의 작품으로서는 아우구스트 분게르트(August Bungert)가 1898년에 발표한 ‘오딧세이의 귀향’(Odysseus Heimkehr)가 있다.

에피소드: 1913년 몬테 칼로에서의 초연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음악감독인 라울 귄스부르(Raoul Gunsbourg)가 페네로페보다 4일 뒤에 초연되는 자기의 오페라 Vénise(베니스)에 더욱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그러나 페네레페가 약 두달 후인 5월 10일 파리의 샹젤리제극장에서 공연되었을 때는 그야말로 열광적인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또 다시 불행하게도 그로부터 며칠후 샹젤리제 극장이 파산하는 바람에 페네로페는 더 이상 빛을 보지 못했다. 

 

 

페네로페와 유리시즈. 현대적 연출


줄거리: 제1막. 페네로페(Penelope)는 이타카(Ithaca)의 왕 율리시스(Ulysses)가 돌아오기를 10년동안 기다려 왔다. 그러는 사이에 수많은 구혼자들이 아름다운 왕비 페네로페를 둘러싸고 남편 율리시스는 죽은 것이 틀림없으니 어서 결혼해 달라고 하며 압박한다. 페네레포는 시아버지인 레르테스(Laertes)를 위한 수의를 짜고 있으니 그 일이 끝나면 새로운 남편을 선택하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면서 페네로페는 밤마다 낮동안에 짜놓았던 옷감을 풀어 놓는다. 마침내 율리시스가 천신만고 끝에 해신의 도움을 받아 이타카에 도착하여 거지로 변장하고 성안에 들어가 보려 한다. 아내 페레로페가 다른 남자와 결혼할 것이라는 소문을 들어서였다. 그런 율리시스를 유모인 유리클레아(Euryclea)가 알아본다.

 

해신의 도움을 받아 이타카로 돌아갈수 있게 된 율리시즈


제2막. 그날 밤도 페네로페는 언덕에 올라가 바다를 내려다보며 혹시나 율리시스의 배가 오지 않나 지켜보고 있다. 페레로페는 목동 유메우스(Eumaeus)에게 향수에 젖은듯 그 옛날 율리시스와의 행복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얘기해준다. 그러면서 내일이며 어쩔수 없이 욕심 많은 구혼자들 중에서 한 사람을 새로운 남편으로 받아 들여야 하는 비운을 원망한다. 이때 거지가 나타나 페네로페에게 자기가 구혼자들을 물리쳐 왕비를 돕게 되기를 바란다고 청한다. 거지는 자기가 크레테의 왕이었지만 지금은 도망자 신세이며 언젠가 자기의 궁전에서 율리시스를 만난 일이 있다고 전한다. 페네로페가 궁성으로 돌아가자 율리시는 목동에게 자기의 신분을 밝힌다. 목동은 크게 기뻐하며 착하고 아름답고 기품 있으며 백성들로 존경을 받고 있는 페네로페 왕비가 이제는 고난에서 벗어나게 되었다고 말한다.


제3막. 구혼자들이 궁성의 홀에서 페네로페와의 결혼을 준비하고 있다. 페네레페는 율리시스의 활을 가져오게 하여 누구든지 이 활을 당겨 과녁을 정확하게 맞히는 사람과 결혼하겠다고 언명한다. 아무도 성공하지 못한다. 그때 어떤 거지가 나타나 활을 쉽게 당긴후 페네로페를 괴롭혔던 구혼자들을 향하여 화살을 당긴다. 목동들도 합세하여 칼을 빼어들고 이타카의 원수들을 처치한다. 마침내 율리시스와 페네로페는 행복하게 다시 결합한다.

 

 

현대적 연출. 페네로페와 구혼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