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 구스타브 홀스트의 '완벽한 바보'

The Perfect Fool(완벽한 바보)

Gustav Holst (구스타브 홀스트)

타이틀: The Perfect Fool. 단막. 작곡자 자신이 대본을 썼다.

초연: 1923년 5월 14일 런던 코벤트 가든

주요배역: 바보(대사 파트), 어머니(CA), 마법사(Bar), 공주(S), 음유시인(T), 여행자(B)

 

1923년 초연에서 공주역할을 맡았던 에드나 손튼(Edna Thornton)

 

줄거리: 한밤중. 마법사가 땅의 정령, 물의 정령, 불의 정령을 차례로 불러낸다. 마법사는 이들의 힘을 빌려 사랑의 묘약을 만든다. 이약은 마시고 난후 눈을 뜨고 처음 바라보는 사람의 사랑을 얻게 되는 효험이 있다고 한다. 묘약을 만든 마법사는 푹 잠에 떨어진다. 장소는 바뀌어 바보의 집이다. 바보의 어머니가 해가 중천인데 아직도 침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바보를 이불을 벗기며 깨운다. 어머니는 바보를 낳을 때 들은 예언의 말을 자기도 모르게 중얼 거린다. “첫눈에 반하여 신부를 얻네, 한번 쳐다보아 원수를 죽이네, 한마디 말로 경쟁자를 물리치네” 대강 그런 내용이다. 그래도 바보는 계속 잠만 잔다. 잠에서 깨어난 마법사는 어머니에게 묘약을 만들었지만 아직 먹지 않고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계속하여 마법사는 공주에게 청혼할 것이라고 말한다. 공주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얘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아무도 할수 없는 일을 한 사람과 결혼한다’는 얘기다. 마법사는 자신만만하다.

마법사는 어머니를 대상으로 공주에게 청혼하는 연습을 한다. 어머니가 공주 역할이다. 하지만 어머니는 공주의 역할을 잘 해내지 못한다. 싱거워진 마법사는 어머니에게 공주가 오면 깨어 달라고 부탁하고 그냥 잠이나 잔다. 마을 처녀들이 물동이를 이고 나타난다. 물동이를 본 어머니는 마법사가 만들었다는 묘약을 생각한다. 어머니는 마법사가 잠든 틈을 타서 묘약을 찾아내어 바보 아들에게 몰래 먹인다. 그리고 마법사의 컵에는 보통 물을 담아 놓는다. 나팔소리가 들리고 공주가 시녀들과 종자들을 거느리고 들어온다. 공주는 어쩐지 결혼할 것만 같아 결혼노래를 부른다. 공주가 들어오는 소리를 들은 마법사가 황급히 깨어 일어난다. 그리고 컵에 담아 두었던 묘약을 얼른 마신다. 마법사는 묘약의 힘만 믿고 아무 거리낌 없이 공주에게 다가가서 마치 남편처럼 행세한다. 사람들이 마법사를 비웃고 조롱한다. 마법사는 무안을 당하여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다. 마법사는 다시 정령들을 불러 새로 묘약을 만들고자 한다.

어떤 음유시인이 여러 종자들과 함께 들어온다. 공주에게 청혼하러 온 것이다. 종자들이 음유시인을 둥그렇게 둘러싸고 움직이지 않고 서있다. 음유시인은 도니제티 스타일의 노래를 부른다. 그러나 고음에서 그만 실수를 범한다. 공주가 그에게 노래 공부 좀 더하라고 하며 어서 나가라고 권유한다. 다음 청혼자는 여행자 모습이다. 그는 보탄(Wotan) 스타일의 노래를 부르지만 역시 실패한다. 그는 창피하고 억울해서 밖으로 뛰쳐나가다가 잠들어 있는 바보를 발로 건드려 깨우고 만다. 잠에서 깬 바보는 눈을 뜨고 처음으로 공주를 바라본다. 약효가 일어나 공주는 곧바로 바보를 사랑하게 된다. 이로써 첫 번째 예언인 첫눈에 반하여 신부를 얻는다는 성취된 셈이다.

마법사와 그의 부하로서 불같은 성깔이 있는 악마들이 나라를 휘저으며 초토화시키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온다. 모두들 두려워하고 있다. 어머니는 바보에게 절대로 동요하지 말고 그대로 있으라고 권유하며 두 번째 예언이 성취되기를 두 번째 예언은 ‘한번 쳐다보아 원수를 죽인다’라는 예언이다. 바보는 마법사와 새끼 악마들이 몰려오자 한번 쳐다보아 모두를 없애 버린다. 공주는 그런 바보가 좋아서 죽을 지경이다. 하지만 바보는 아무리 공주가 매력적이라고 해도 어머니 말씀대로 소신을 굽히지 않고 동요치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공주가 바보에게 ‘당신은 정말 저를 사랑하시나요?’라고 묻자 단연코 ‘아니오’라고 대답한다. 공주는 바보가 여자에게 약한 자가 아니라 진정한 애국자라고 생각하여 왕으로 삼기로 한다. 바보에게 막 왕관을 씌어주려고 할때 바보는 어쩐 일인지 그대로 잠이 빠져 다시는 일어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