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섬(Troubled Island )
William Grant Still (윌리엄 그랜트 스틸)
주인공인 데쌀랭의 초상화
타이틀: Troubled Island. 전3막의 그랜드 오페라. 대본은 랭스턴 휴스(Langston Hughes).
초연: 1949년 9월 뉴욕 시티오페라
주요배역: 데쌀랭(T), 아젤리아(데쌀랭의 부인: S), 마르텔(데쌀랭의 친구: Bar), 부발(T), 클레어(S), 스테니오(B)
사전지식: 1791년 프랑스령 아이티(Haiti)를 배경으로 한 오페라로서 아이티 혁명에 있어서 지도자였던 장 자크 데쌀랭(Jean-Jacques Dessalines: 1758-1806)의 투쟁과 몰락에 초점을 맞춘 내용이다. 데쌀랭은 암살되기 전에 아이티를 제국으로 만들어 스스로 황제에 올랐었다. 오페라는 1939년 완성되었다. 뉴욕시티오페라(NYCO)에서 1945년에 공연키로 계획했으나 2차대전의 와중에 성사되지 못하였다. 이어서 1948년에도 초연이 계획되었으나 역시 거절되었다. 아마 흑인이 쓴 오페라라는 이유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1949년에 겨우 뉴욕시티오페라에서 공연할수 있었다. 오페라 ‘고통의 섬’은 흑인 작곡가의 작품으로서 미국의 유명 오페라극장에서 처음 공연된 작품이다. 오페라의 주역인 데쌀랭과 아젤리아가 모두 아이티의 흑인이지만 초연에서는 백인들이 주역을 맡았다. 초연의 로버트 위드(Robert Weede)와 마리 파워스(Marie Powers)는 흑인으로 분장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에피소드: 미국인이 쓴 오페라이지만 프랑스 그랜드 오페라이다. 중간에 발레가 나오는 것이 특히 그러하다. 대본을 완성한 베르나 아르비(1910-1987)는 오페라의 초연 이후 작곡자인 윌리엄 스틸과 결혼하였다. 아르비는 피아니스트 겸 작가로서 오페라 대본을 써본 경험이 없었다.
뉴욕시티오페라 초연의 무대
줄거리: 제1막. 황폐한 설탕공장 앞마당에 성난 노예들이 모인다. 백인 착취자들로부터 자유를 얻고 해방되려는 흑인 노예들이다. 이들은 백인사회를 뒤엎고 흑인이 다스리는 평화의 나라를 만들기를 원한다. 반란의 기운이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흑인 지도자인 데쌀랭(Dessalines)을 기다리고 있다. 데쌀랭에 앞서서 그의 부인인 아젤리아(Azelia)가 과일 바구니에 무기를 숨겨가지고 온다. 노예들은 무기를 나누어 가지며 당장이라도 정부 청사로 몰려갈 기세이다. 드디어 데쌀랭이 나타난다. 그는 우선 보초들을 군데군데 세우고 길을 봉쇄한다. 이어 그는 다른 사람들과 자유를 위한 봉기에 대하여 의논한다. 이제 이들은 모든 준비가 끝났다. 오직 기다리는 것은 부두(voodoo) 사제들이 와서 제사를 지내주는 것이다. 모두들 조용히 기다린다. 이 틈을 이용하여 데쌀랭과 아젤리아는 노예로서 아무런 희망도 없이 살아왔던 것을 한탄하며 서로의 사랑을 다짐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많은 노예들이 모여든다. 그중에는 데쌀랭의 오랜 친구인 마르텔(Martel)도 포함되어 있다. 마르텔은 흑인들의 고통을 누가 알아주겠느냐며 눈물을 흘린다. 고통의 섬 하이티(아이티: Haiti)를 위해 흘리는 눈물이다. 부두 사제(무당)들이 도착한다. 이들은 이제야 말로 자유를 위해 일어설 때라고 역설한다. 부두 사제들은 반란의 지도자로 데쌀랭을 임명하며 그에게 행운이 따르기를 기원한다. 데쌀랭은 사람들에게 셔츠를 찢어 백인 주인으로부터 채찍을 맞은 상처들을 보여준다. 데쌀랭은 우리 자신들과 우리 아이들의 자유가 기다리고 있는 저 언덕을 향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고 나아가자고 외친다.
제2막. 그로부터 몇 년후 하이티 황제의 궁전이다. 데쌀랭은 이제 황제이다. 그러나 비록 작은 왕국이지만 어설픈 황제 때문에 모든 일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황제의 비서인 부발(Vuval)은 노골적으로 황제 데쌀랭가 무식하다고하며 비웃는다. 화가 난 데쌀랭은 부발을 쫓아 버린다. 데쌀랭은 오랜 친구 마르텔에게 왕관이 너무 무거워서 불안하고 걱정이 된다고 털어 놓는다. 데쌀랭은 흑인들만 따로 자유롭게 사는 나라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마르텔은 하이티의 형편에서는 흑인과 백인이 공존하여 자유스럽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데쌀랭은 점차 정치에 관심이 없고(정치를 알지 못해서) 연회와 연애에 더욱 신경을 쓴다. 데쌀랭은 끝내 조강지처인 아젤리아와 이혼하고 혼혈미인인 클레어(Claire)와 결혼한다. 이제부터는 클레어가 왕비이다. 이날도 정원에서는 대규모 연회가 열린다. 데쌀랭의 비서였던 부발이 들어선다. 실은 클레어와 부발은 서로 비밀스럽게 사랑하는 사이이다. 부발이 클레어에게 데쌀랭 같은 무식한 사람과 무엇 때문에 함께 사느냐고 힐난한다. 부발이 데쌀랭에 대하여 반항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하자 클레어는 돕겠다고 약속한다. 그후에 두 사람은 파리로 날아가 함께 살기로 한다. 그때 데쌀랭의 옛 부인인 아젤리아가 찾아오지만 사람들로부터 조롱과 비웃음을 받고 어쩔수 없이 그대로 사라진다.
파티가 시작된다. 열대의 원색과 음악이 파티장을 압도하고 있다. 귀족들과 귀부인들로 분장한 사람들이 퇴폐적인 몸짓으로 행렬을 지어 등장한다. 이어 데쌀랭이 나타난다. 데쌀랭은 자기의 위대함과 권력을 스스로 자랑한다. 아젤리아는 데쌀랭에게 반혁명의 기운이 있다는 것을 경고하기 위해 다시 한번 파티장으로 들어가려고 시도하지만 경비병들이 쫓아낸다. 아젤리아가 울부짖는 소리는 데쌀랭의 뒤에 들리지 않는다. 파티장에서는 무도회가 시작된다. 유럽식으로 잘 차려입은 신사숙녀들이 우아하게 메뉴엣을 춘다. 갑자기 무도회장에 야만적이고 섹시한 댄서들이 나타나서 시끄러운 광란의 춤을 춘다. 이들은 정글 북소리에 맞추어 동물적인 몸짓과 소리를 지른다. 클레어는 그런 광란이 너무 싫다. 클레어는 제발 북소리를 중지하라고 소리친다. 파티장에서는 북소리가 그쳤지만 또 다른 북소리가 저 멀리서부터 들린다. 데쌀랭의 못난 정치에 불만을 품은 시민들의 봉기하며 두드리는 북소리이다. 한때 백인들의 핍박에 견디지 못하여 항거했던 시민들은 이제 흑인 지도자에 불만을 품고 봉기를 한 것이다. 데쌀랭은 반도들의 손으로부터 왕국을 보호하기 위해 급히 파티장을 빠져 나간다.
제3막. 평상시와 같은 풍경이다. 어촌의 부두이다. 사람들은 바다를 노래한다. 시장의 여인들은 물건을 파느라고 정신이 없다. 어부들은 여자들과 시시덕거린다. 어부들이 배를 타러 자리를 뜨자 여자들은 별로 악의가 없이 어부들을 놀린다. 평화스러운 광경이다. 그때 어떤 남루한 옷의 미친 노파가 행복한 거리의 풍경을 깨트린다. 아젤리아이다. 아젤리아는 시장에 과일을 팔러 나온 것이다. 시장 여인들이 아젤리아를 보고 놀리며 쫓아낸다. 부발과 스테니오(Stenio)가 이끄는 병사들이 시장에 들어선다. 이들은 반역자로 낙인이 찍힌 데쌀랭을 찾고 있다. 병사들은 데쌀랭이 아무것도 모르고 나타나자 재빨리 체포코자 한다. 데쌀랭이 칼을 빼내어 스테니오와 싸운다. 스테니오가 위험하게 되자 한쪽에 숨어있던 부발이 데쌀랭의 등에 총을 쏜다. 한때 자유와 해방을 외치던 지도자 데쌀랭은 광장에 쓰러져 움직일 줄을 모른다. 넝마주이들이 나타나 데쌀랭의 털달린 멋있는 모자와 코트와 와인색 셔츠를 뺏어간다. 아젤리아가 데쌀랭의 시체에 달려가 부등켜 안고 눈물을 흘린다. 아젤리아만이 진실 속에 남아 있다. 아젤리아가 데쌀랭의 등에 있는 채찍 상처에 키스를 할 때에 막이 내린다.
작곡자인 윌리엄 그랜드 스틸의 지휘장면과 '고통의 섬' 배경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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