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과 부활 이야기/무덤 방문자

부지런한 막달라 마리아

정준극 2008. 10. 7. 18:09

[부지런한 막달라 마리아]


막달라 마리아가 안식일후 무덤에 찾아간 시점에 대하여도 공관복음의 표현이 서로 달라 흥미를 끌게 해준다. 마태복음에는 ‘안식일이 다 지나고 안식 후 첫날이 되려는 새벽(dawn)’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냥 새벽이라고 되어 있으므로 날이 밝은 시점이라고 볼수있다. 마가복음에는 ‘안식후 첫날 매우 일찍이 해 돋을 때에(just after sunrise)’라고 좀 더 구체적으로 시간을 설명해 놓았다. 누가복음에는 ‘안식후 첫날 새벽(very early in the morning)’이라고 적혀 있다. 마태복음과 내용이 같다. 요한복음에는 ‘안식후 첫날 일찍이 아직 어두울 때에(while it was still dark)’라고 되어 있다. 이것은 마가복음에 기록된 ‘해 돋을 때’와는 거리가 있는 표현이다. 일반적으로 ‘해 돋을 때’는 주위가 이미 밝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요한복음의 표현인 ‘아직 어두울 때’와는 다른 표현이다.

 

 바르셀로나 성가족 교회의 예수 십자가 고난 조각


막달라 마리아가 무덤에 찾아가 무덤이 열린 것을 본 시점에 대하여도 복음서마다 약간씩의 차이가 있다. 마태복음에는 막달라 마리아가 찾아 간 바로 그 시점에 큰 지진이 나며 주의 천사(an angel of the Lord)가 하늘로부터 내려와 (무덤으로 가서) 돌을 굴려 내고 그 위에 앉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므로 무덤을 막은 돌을 누가 미리 열어 놓은 것이 아니라 천사가 내려와 돌을 굴려 냈다는 것이다. 그런 엄청난 사건이 일어나자 무덤을 지키던 자들이 천사를 무서워하여 떨며 죽은 사람과 같이 되었다는 것이며 그 후에 천사가 막달라 마리아에게 말하기를 너희는 무서워하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막달라 마리아는 무덤 안을 들여다보지도 않고 천사의 말에 따라 그대로 제자들에게 달려갔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마태복음에는 막달라 마리아가 무덤 안을 들여다보았다는 기록이 없다는 것이다.

 

일설에는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의 옆에 있는 사람이 막달라 마리아라고 한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작품.

 

마가복음에는 막달라 마리아 등이 아침 일찍 무덤에 가보았더니 무덤을 막았던 돌이 이미 굴려져 있었다는 것이며 그래서 무덤 안으로 들어가 보니 흰 옷을 입은 한 청년이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는 것이다. 마태복음에서는 막달라 마리아가 천사를 무덤 밖에서 만난 것처럼 설명되어 있지만 마가복음에서는 무덤 안에서 천사를 만났다고 설명되어있다. 누가복음의 경우에도 마가복음과 비슷한 내용이다. 막달라 마리아가 돌이 무덤에서 굴려 옮겨진 것을 보고 들어가 보니 예수님의 시체가 보이지 아니했다는 것이며 이로 인해 근심하고 있을 때 천사를 보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선 무덤 안으로 들어가 보았고 나중에 천사를 보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모습의 막달라 마리아. 다 빈치 그림.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님을 따르기 전에 환락의 여인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요한복음에는 막달라 마리아가 처음에는 무덤 안에 들어가 보지 않은 것으로 설명되어 있다. 즉, 막달라 마리아는 돌이 무덤에서 옮겨진 것을 보고 무덤 안으로 들어가서 확인해 볼 생각은 하지 않고 그대로 시몬 베드로와 예수님이 사랑하시던 다른 제자들에게 달려가서 사람들이 주님을 무덤에서 가져다가 어디 두었는지 알지 못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다시 무덤을 찾아가서 밖에서 울고 있다가 구부려 무덤 안을 들여다보니 흰 옷 입은 두 천사가 예수님의 시체 뉘었던 곳에 하나는 머리 편에, 하나는 발편에 앉아 있었다는 것이다. 요한복음의 설명은 전문가답지 않게 다른 복음서의 내용을 결합한 것이다. 막달라 마리아가 무덤 안을 들어갔었는지 또는 들어가지 않았었는지는 사실상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예수님이 다시 사셨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고 믿는 것과 보지 않고 믿는 것은 의미가 다르다.

 

성배를 들고 있는 막달라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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