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과 부활 이야기/무덤 방문자

예수님의 수의에 대한 궁금증

정준극 2008. 10. 7. 18:12

[예수님의 수의에 대한 궁금증]


누가복음과  요한복음에는 예수님의 몸을 쌌던 수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누가복음에는 베드로가 몸을 구부려 무덤 안을 보니 세마포만 있는 것을 보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요한복음에는 베드로가 무덤에 들어가 보니 세마포가 놓였고 또 머리를 쌌던 수건(burial cloth)은 세마포와 함께 놓이지 않고 딴 곳에 쌌던 대로 놓여 있다고 했다. 누가복음(24장 53절)에는 아리마대 요셉이 빌라도에게 가서 예수님의 시체를 달라고 하여 허락을 받아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내려 세마포로 싸고 아직 사람을 장사한 일이 없는 바위에 판 무덤에 넣어 두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요한복음에는 조금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아리마대 요셉이 예수님의 시체를 가져다가 ‘유대인의 장례법대로 니고데모가 사온 향품과 함께 세마포로 쌌다’고 되어 있다. 세마포는 담요와 같이 넓은 것이 아니라 마치 큰 붕대처럼 생겼다고 보면 될 것이다. 영문성경에는 세마포를 Strips of linen이라고 했다. Strip은 붕대와 같이 폭이 좁은 천을 말한다. 세마포를 사용하여 어떻게 시체를 쌌는지는 당시 유대인의 장례법이 어떠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확실히 모른다. 그 세마포는 혹시 어떻게 되었나? 누가 챙겨 놓았는가? 로마 가톨릭의 전설에 따르면 예수님의 몸을 쌌던 세마포, 즉  수의(shroud)는 이탈리아의 토리노(Torino: Turin)로 가져왔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토리노의 수의’(Turin Shroud)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토리노의 수의가 진짜 예수님 시대의 것인가? 이를 규명하기 여러 과학자들이 방사선측정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그 수의는 중세 때의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한다. 2천년 전의 직물이어야 하는데 고작 몇백년 전에 만든 직물이라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토리노의 수의를 예수님의 몸을 쌌던 진짜 세마포였다고 믿고 있다. 

 

       

 튜린의 수의의 모습              튜린의 수의에 대한 과학검토 결과를 발표하는 학자들 (1260-1390의 물건이라고 주장)


또 한가지 흥미 있는 내용은 요한복음에만 기록되어 있는 사항으로 세마포와는 별도로 머리를 쌌던 수건(burial cloth: Sudarium)이 있었다는 것이다. 머리를 쌌던 수건이란 일반적으로 시체의 턱을 고정시키기 위해 머리를 둘렀던 터번과 같은 천이지만 평상시에는 땀을 닦기 위해 가지고 다니던 손수건이라고 보면 된다. 로마 가톨릭 전설에 의하면 이 수건은 나중에 스페인의 오비에도(Oviedo)로 오게 되어 이른바 ‘오비에도의 손수건’(Sudarium of Oviedo)으로서 신성시 되고 있다. Sudarium(수다리움)이라는 단어는 땀을 닦는 수건을 말한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다를 향하여 가실 때 베로니카라는 여인이 나와 그의 손수건으로 예수님의 얼굴에 있는 피와 땀을 닦았는데 이를 Sudarium of Veronica이라고 한다. 여담이지만 베로니카의 손수건에는 예수님의 얼굴 형상이 그려져 있어서 신앙의 대상이 되었다.

 

스페인의 오비에도 성당에 있는 수다리움을 보관한 성궤

 

수의(Shroud) 및 손수건(Sudarium)과 관련하여 학자들 사이에 흥미 있는 추측이 있었다. 요한복음에 따르면 머리를 쌌던 수건(burial cloth: Sudarium)은 세마포와 함께 놓이지 않고 딴 곳에 쌌던 대로 놓여 있었다고 한다. 만일 머리 수건이 몸을 쌌던 세마포와 함께 있었다면, 즉 시체가 있던 곳에 머리수건과 세마포가 한자리에 있었다면 이는 예수님의 몸이 옷을 통하여 그대로 들려짐을 받았다고 생각할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예수님의 몸이 비물질화(De-materialized)되었다가 재물질화(Re-Materialized)되었다고 생각할수 있다. 신비주의를 추구하는 학자들이라면 아마 비물질화-재물질화의 주장을 지지했을 것이다. 그러나 요한복음에 있는 대로 머리 수건과 몸을 쌌던 세마포가 따로 떨어져 있었다는 것은 누군가가 이들 머리수건과 세마포를 벗긴 것이 아닌가라는 추측을 하게 한다.

 

오비에도의 수다리엄(손수건). 스페인의 오비에도 성당에 보존되어 있다.


최근 어떤 학자는 예수님이 부활하실 때에 세마포로 쌌던 몸이 비물질화되어 옷에서 그대로 빠져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 학자는 이같은 현상이 신의 섭리로 간혹 발생한다는 말까지 곁들였다. 그러나 초대교회에서는 이런 주장, 즉 세마포로 쌌던 예수님의 몸이 육신만 비물질화되어 세마포에서 빠져 나와서 다시 재물질화되었다는 주장은 나오지 않았다. 초대교회에서는 머리 수건과 시체를 쌌던 세마포가 따로 떨어져 놓여 있었던 것은 머리 부분과 몸 사이의 거리 때문이라고 말했다. 요한복음에 이처럼 구체적인 설명이 나오는 것은 요한이 직접 현장을 목격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다. 그렇다면 새벽에 베드로와 함께 무덤으로 달려간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던 제자’는 나사로가 아니라 요한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로 예수님의 부활 이후 나사로에 대한 기록은 어디에도 없지만 요한은 십자가의 옆에 있었다. 요한은 예수님이 십자가상에서 당부하신대로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를 모시고 살았으며 터키의 밧모섬에까지 가서 환상을 보고 요한계시록을 작성했다, 한편, 어떤 학자는 예수님의 몸을 쌌던 세마포가 그대로 풀어져 남아 있다는 것은 예수님의 옷을 걸치지 않은채 부활하신 것이 아니냐는 궁금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것 까지 논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무덤에서 부활하신 예수. 칼 하인리히 블로흐 작품. 천사들이 경배하며 부활의 상징인 백합이 있다. 저 옷은 어디서 나신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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