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와 음악/슈트라우스 왕조

영화 '그레이트 왈츠'

정준극 2008. 10. 21. 11:40

영화 ‘그레이트 왈츠’ 

 

영화 '그레이트 왈츠'(The Great Waltz)는 요한 슈트라우스(2세)의 데뷔 시절과 결혼, 그리고 요한 슈트라우스와 소프라노 칼라 돈너와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것이다. 하지만 영화의 스토리는 실제 요한 슈트라우스의 생애 이야기와 차이가 있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1938년 MGM 작품이다. 페르난드 그레이베트(Fernand Gravet)가 샤니(요한 슈트라우스 2세)를, 루이스 라이너(Luise Rainer)가 폴디 포겔후버를, 밀리차 코르유스(Miliza Korjus)가 칼라 돈너의 역을 맡았다.

 

1938년도 미국 MGM 영화 '그레이트 왈츠'의 포스터

 

19세기 중반의 비엔나. 왈츠 작곡가로 인기를 끌고 있는 요한 슈트라우스1세의 아들인 요한 슈트라우스2세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은행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샤니(Schani)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는 요한 슈트라우스2세는 아버지처럼 왈츠를 작곡하고 싶어서 은행 일에는 관심조차 없다. 어느날, 샤니는 갑자기 왈츠의 선율이 머리에 떠오르자 하던 일을 제쳐놓고 오선지에 음표를 그리느라고 정신이 없다. 결국 샤니는 은행장의 질타를 받고 해고된다. 하지만 샤니는 오히려 행복하다. 이제부터는 마음 놓고 왈츠의 작곡에만 전념할수 있기 때문이다. 샤니의 여자 친구인 폴디(Poldi)도 샤니가 은행을 그만두었다는 얘기를 듣자 기뻐한다. 폴디는 빵집 딸이다. 빵집 주인인 폴디의 아버지 키엔츨(Kienzl)은 아마추어 음악가이다. 키엔츨은 샤니가 찾아와서 이제부터는 왈츠를 작곡하겠다고 하자 아마추어 악단을 조직해서 샤니의 왈츠를 연주하겠다고 격려한다. 얼마후 샤니는 키엔츨이 조직한 오케스트라와 함께 유명한 도마이어(Dommayer) 카페에서 연주를 할수 있게 된다. 그러나 카페 주인인 오토 도마이어(Otto Dommayer)는 샤니의 왈츠를 별로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

 

샤니와 폴디의 결혼


카페 주인이 바야흐로 샤니를 해고하려 할때 제국오페라의 스타인 프릿츠 쉴러(Fritz Schiller)와 칼라 돈너(Carla Donner)가 카페에 도착하여 자기들을 위해 왈츠를 연주를 해 달라고 요청한다. 샤니는 그의 새로운 왈츠인 ‘예술가의 생애’를 연주한다. 카페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샤니의 새로운 왈츠를 듣고 박수를 보낸다. 샤니의 왈츠에 깊은 감명을 받은 프릿츠 쉴러는 며칠후에 있을 호엔프리트(Hohenfried)백작 궁전에서의 파티에 와서 연주하여 줄것을 부탁한다. 칼라 돈너가 샤니의 새로운 왈츠에 맞추어 노래를 부른다. 마침 그 자리에 있던 유명한 음악출판가인 율리우스 호프바우어(Julius Hofbauer)가 칼라 돈너의 노래와 샤니의 왈츠에 깊은 관심을 표명한다. 하지만 샤니는 사람들이 자기의 음악을 한낱 유흥으로만 생각하자 화가 나서 연주를 집어치우고 카페를 떠난다. 다음날 샤니는 사랑하는 폴디와 결혼식을 올린다.

 

샤니가 폴디에게 칼라를 소개하고 있다.

 

얼마후 나라에는 혁명이 일어난다. 샤니는 혁명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샤니의 행진곡은 혁명주의자들의 애창곡이 된다. 어느날 시위자들이 거리에서 샤니의 혁명행진곡을 노래 부르며 어떤 귀족의 마차를 에워싸고 폭행을 벌일것 같은 기세를 보이는 일이 생긴다. 마침 그 자리를 지나가던 샤니는 칼라 돈너가 마차에 타고 있는 것을 본다. 샤니가 칼라 돈너를 위기에서 구출해 준다. 군중들은 요한 슈트라우스가 혁명행진곡을 작곡한 사실을 잘 알고 있어서 샤니의 요청대로 마차를 무사히 지나가게 한다. 샤니는 칼라와 함께 마차를 타고 비엔나 숲으로 나간다. 샤니는 비엔나 숲에서 새로운 멜로디의 영감을 받고 왈츠를 작곡한다. ‘비엔나 숲의 소리’이다. 칼라가 새로운 왈츠인 ‘비엔나 숲의 소리’를 노래한다. 두 사람은 즐겁다. 마침 폭우가 쏟아져 두 사람은 가까스로 인근의 작은 여관에 몸을 피한다. 요한 슈트라우스를 잘 알고 있는 여관주인은 칼라를 샤니의 부인으로 알고 칼라에게 ‘요한 슈트라우스와 같은 훌륭하신 작곡가의 부인이 되신 것은 참으로 영광이올시다’라며 치하한다. 요한 슈트라우스가 여관에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어 샤니에게 왈츠를 연주해 달라고 간청한다. 칼라도 샤니에게 바이올린을 건네주며 연주를 부탁한다. 마을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오케스트라를 구성한다. 샤니가 마지못해 바이올린을 손에 쥐고 이들의 연주를 지휘한다. 마을 오케스트라는 샤니의 새로운 왈츠인 ‘비엔나 숲의 소리’를 연주한다. 칼라 돈너가 왈츠에 맞추어 노래를 부른다. 샤니와 칼라는 서로 사랑하고 있음을 느낀다.

 

폴디(루이제 라이너)와 샤니(페르난드 그레베트)

                  

잠시후 호엔프리트 백작이 나타난다. 백작은 칼라가 거리에서 혁명주의자들에게 봉변을 당할뻔 하다가 어디론가 가버렸다는 소리를 듣고 칼라를 정신없이 찾아 헤매다가 겨우 이 작은 여관에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것이다. 백작은 칼라의 열렬한 후원자이며 흠모자이다. 말하자면 칼라는 백작의 애인이다. 백작은 칼라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간다. 혁명은 실패했다. 모두들 일상으로 돌아간다. 샤니는 칼라를 잊고 폴디에게 돌아간다. 그러나 칼라에 대한 마음을 씻기가 어렵다. 샤니는 칼라를 잊기 위해 잠시나마 폴디와 함께 비엔나를 떠나 있기로 결심한다. 그때 칼라로부터 연락이 온다. 후하게 사례를 할 것이니 자기를 위해 오페라를 작곡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평소부터 오페라를 작곡하고 싶었던 샤니는 멀리 떠나려던 생각을 접어두고 오페라 작곡에 전념한다. 드디어 ‘박쥐’가 완성되어 리허설이 진행된다. 칼라가 주인공인 로잘린데 역할을 맡는다. 칼라와 샤니의 사이는 전보다 더욱 가까워진다.

 

칼라 역의 밀리차 코르유스


폴디는 두 사람의 관계를 알면서도 모른채 한다. 남편 샤니의 음악을 위해서는 참아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드디어 오페라의 막이 오른다. 극장에 온 백작은 당연히 와 있어야 할 샤니의 부인 폴디가 참석하지 않은 것을 발견한다. 백작은 폴디를 찾아가 남편의 오페라 오프닝에 제발 참석해 달라고 당부한다. 한편, 백작은 샤니와 칼라가 멀리 도피할 생각인 것을 눈치 채고 당장 칼라를 만나 샤니와의 관계를 끝내라고 요구한다. 만일 그렇지 않는다면 여러 사람에게 불행만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잠시후 백작의 당부를 받은 폴디가 극장에 나타난다. 폴디는 칼라를 만나 자기는 칼라처럼 샤니에게 음악적인 영감을 줄수 없으므로 샤니를 포기할 것이니 부디 샤니와 더불어 그가 훌륭한 작곡가가 되도록 힘써 달라고 부탁한다. 이 말을 들은 칼라는 폴디의 간절한 심정에 감동하여 스스로 샤니를 떠날 것을 결심한다. 그로부터 세월이 흘렀다. 요한 슈트라우스는 왈츠의 황제로서 모든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위대한 인물이 된다. 그리고 끝까지 폴디를 떠나지 않는다.

 

칼라를 맡은 세기의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인 밀리차 코르유스(Miliza Korjus). 영화에서는 오페라 '박쥐'의 초연에서 로잘린데를 맡았다. 실제로 1874년 4월 5일 비엔나의 빈강변극장(Theater an der Wien)에서의 '박쥐' 초연에서는 유명한 소프라노 마리 가이스팅거(Marie Geistinger)가 로잘린데를 맡았다. 그리고 아델레는 카롤리네 샤를르-히르슈(Caroline Charles-Hirsch)가 맡았다.


* 1972년에 역시 MGM이 제작한 The Great Waltz 도 있다. 호르스트 부흐홀츠가 요한 슈트라우스 2세를, 소프라노 메리 코스타가 예티를, 나이젤 패트릭이 요한 슈트라우스 1세를, 이본느 미첼이 안나 슈트라우스를, 빅키 울프가 릴리 봐일을, 로싸노 브릿지가 토데스코를 맡은 것이었다. 1993년의 The Great Waltz는 패트리스 먼젤(Patrice Munsel), 야르밀라 노보트나(Jarmila Novotna), 버트 라르(Bert Lahr) 등이 출연한 것이었다.

 

패트리스 먼젤이 출연한 그레이트 왈츠의 포스터

 

호르스트 부흐홀츠가 요한 슈트라우스 2세를, 메리 코스타가 예티를 맡았던 1972년의 '그레이트 왈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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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 디즈니의 1963년도 영화 '왈츠 킹'(The Waltz King)

비엔나 출신의 세기적 미인 젠타 버거가 예티의 역할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아름다운 오페라 소프라노인 예티를 위해 오페라를 작곡하자 아버지인 요한 슈트라우스 1세는 크게 화를 낸다. 아마 아들이 더 유명해지자 질투를 느꼈는지도 모른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집에서 나가라고 강요한다. 요한 슈트라우스(샤니)는 예티(젠타 버거)와 사랑에 빠진다. 바이올린을 가르쳐서 먹고 살아야 하는 샤니는 작곡도 해야 하고 연주도 해야하느라고 생활이 궁핍하다. 그러나 기회가 있어서 연주를 하게 될 때마나 아버지의 훼방으로 난관에 부딪친다. 아버지는 아들 샤니의 재능을 너무 과소평가했던 것이다. 결국 샤니는 왈츠와 오페라 작곡가로서 크게 성공하고 예티와의 사랑도 아름다운 결실을 맺는다. 예티 역할의 젠타 버거(Senta Berger)는 1941년에 비엔나에서 태어난 미모의 여배우이다. 그러나 젠타 버거는 어릴 때부터 음악가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음악가가 되고자 했다. 젠타는 네살 때에 이미 아버지의 피아노 반주로 노래를 불러서 성악가로서의 재능을 보여주었다. 젠터는 14세 때에는 발레를 공부했다. 그리고 얼마 후에는 영화배우가 되어 세계에 이름을 떨치게 되었다. 월트 디즈니는 그동안 주로 어린이를 위한 영화를 제작하였으나 '왈츠 킹'은 사실상 어른들을 위한 영화이다. 그러나 디즈니 특유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화면이 펼쳐지며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샤니 역은 미국의 배우인 커윈 매튜스(Kerwin Mathews: 1926-2007)이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