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 어정]
궁궐의 우물은 어정(御井) 또는 용정(龍井)이라고 부른다. 특히 임금이 마시는 물을 긷는 우물에 대하여는 함부로 하지 못하고 무척 조심했다. 경복궁 드넓은 곳에 큰 우물이 두 개 있다. 하나는 왕비의 침소인 교태전 구내에 있고 다른 하나는 어디서 보았더라? 그렇지. 흠경각 앞에 있다. 두 우물중에서 궁궐 안의 살림살이를 총지휘하던 곳이 교태전이었으므로 교태전 우물이야말로 경복궁을 대표하는 우물이라고 할수 있다. 우물치고는 상당히 크다. 우물 둘레에 물이 흘러내리는 홈이 둥그렇게 있어서 우물가에서 여러 일들이 진행되었으리라는 짐작을 갖게 한다. 쌀도 씻고 배추도 헹구고 그릇도 씻고 등등! 밥해 먹을 때가 되면 우물 주변이 궁녀들의 재빠른 발걸음 때문에 북적거렸을 것이다. 그들을 무수리라고 불렀던가? 생각만 해도 흥미롭다. 그나저나 수라간인가 하는 부엌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경복궁의 어느 건물을 보아도 종합부엌같이 생긴 곳은 찾지 못했다. 교태전에도 분명히 주방이 있었을 것이다? 어딘가? 아무런 표시가 없다. 건청궁에서는 분명히 부엌을 보았다.
부엌도 부엌이지만 옛날에 화장실은 어디에 있었나? 각 건물마다 화장실이 있었을 텐데 찾아볼수 없다. 예를 들어 근정전같으면 그 큰 건물에 화장실이 붙어 있어야 하는데 도무지 없다. 어디로 가야했나? 근정정 양쪽으로 회랑이 있고 기둥들이 늘어서 있는 곳에도 화장실처럼 생긴 공간은 없었다. 그런 구석에 화장실 하나 쯤을 있을법 한데 말이다. 궁궐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개인별로 요강을 사용했단 말인가? 그렇다면 요강만해도 수백개가 될텐데 모두 어디 있다는 것일까? 그보다도 매일 요강은 어디서 깨끗이 닦았을까? 설마 우물가는 아니었을테고! 개천에다 그냥 버렸나? 도무지 궁금해서 살수가 없다. 제주도에서 돼지를 수입해서 키웠다는 흔적도 없고! (나중에 안내원으로부터 설명을 들으니 왕과 왕비, 왕세자는 각자 자기의 방에서 용무를 보았고 그외의 사람들은 궁궐의 한갖진 곳, 주로 담장이 있는 곳에 재래식 화장실이 있어서 그곳에서 용무를 보았다고 한다. 경복궁에는 담장 주변의 으슥한 곳에 화장실이 20 여개가 설치되어 있었다고 한다. 상궁, 나인, 무수리 등 여자들은 주로 밤에 용무를 보러 갔는데 무서워서 두사람 이상이 짝을 지어 다녀왔다고 한다. 요즘에 TV 사극을 볼것 같으면 주로 왕이나 왕비의 침소 밖에 궁궐의 여직원들 여러명이 줄을 지어 고개를 숙이고 주야를 가리지 않고 무조건 서 있는 모습을 보는데 용변을 보고 싶으면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의 말을 잠시 소개하였다.
교태전의 우물
흠경각 앞의 우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