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상진원]
열상진원(冽上眞源)은 향원정 옆에 있는 샘이다. 집옥재가 있는 곳에서부터 흘러내리는 샘이다. 경복궁 안에 이런 멋진 샘이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무더운 여름이면 졸졸 흘러내리는 시원한 물을 한바가지 떠서 마시고 싶은 생각이 절로 나게 한다. 겨울에 갔더니 물이 말라 있었다. 향원지 넓은 연못에 물을 대는 것도 열상진원이라고 생각된다. 맑은 샘물이 아름다울 것 같다. 마치 산중 절에서 감로수를 보는 것과 같을 것이다. 열상진원의 물은 분명히 식수로도 사용했을 것이다. 열상이란 말은 찬물을 식힌다는 의미라고 한다. 열상진원샘에서 나오는 물은 너무 차서 향원지로 그냥 내보내면 물고기들의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샘에서 나온 물은 반드시 한바퀴 돌게 하여 식힌후 연못으로 내보낸다는 것이다. 창경궁에도 비슷한 시스템의 샘물이 있다. 열천이다. 그나저나 향원정 북쪽의 건청궁에는 우물이 없다. 그러므로 열성진원샘에서 물을 길어다 사용했을 것이다. 종종거리며 열상진원에서 물을 길어가던 궁녀들의 모습이 연상된다. 건청궁은 궁안에 있는 궁이다. 고종이 거의 10년 동안 건청궁에서 기거했다. 그보다도 건청궁의 장안당(長安堂)에서는 민비(명성황후)가 일본 놈들의 손에 죽임을 당한 장소이다. 일본 놈들은 우리의 국모를 시해한후 그 시신을 건청궁 옆 언덕인 녹산에서 불에 태우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른바 을미사변이다. 아니? 열상진원을 설명하다 말고 갑자기 민비와 을미사변은 왜 또 들먹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