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궁 일화/아, 건청궁

관문각 터전

정준극 2009. 3. 31. 13:48

한국 최초의 전기 발상지 - 향원지 옆


건청궁 뒤편에는 서양건물인 관문각이 있었다. 지금은 공터로 남아 있다. 원래는 전통적인 목조건물이었으나 1891년 러시아 건축가인 사바틴(A. Sabatin)의 설계로 서양식 3층 건물로 다시 지어졌다. 사바틴은 덕수궁(경운궁)의 정관헌(靜觀軒)을 설계한 사람이다. 사바틴은 일본 놈들이 민비를 시해코자 침입한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고 한다. 그로 인하여 사바틴은 일제로부터 많은 고초를 겪었다고 한다. 고종은 향원지와 건청궁 사이의 빈터에 에디슨 발전기를 설치하고 한국 최초로 전기를 생산하여 건청궁을 밝혔다. 현재 향원지 북쪽 그 자리에 한국 최초의 전기 발상지(發祥地)라는 기념비가 마련되어 있다. 사람들은 석유를 사용한 등잔불이나 촛불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에 너무나 신기해했다. 건청궁의 전등은 대단한 구경꺼리였지만 아무도 함부로 들어와 볼수는 없었다. 호기심이 많았던 창덕궁의 궁녀들은 무슨 핑계를 대던지 건청궁에 심부름을 와서 늦게까지 머물다가 밤에 환하게 밝혀진 전등을 보고 돌아갔다. 당시에 전등을 보았다는 것 자체가 큰 벼슬이었다.

 

 관문각이 있던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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