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오페라 등장인물/오페라 후스 후

베이스(Bass)

정준극 2009. 5. 5. 05:03

베이스(Bass)


베이스는 가장 낮은 음역의 소리를 내는 남성 성악가이다. 일반적으로 베이스의 음역은 저음에서 중간 C 아래의 F(F2)까지, 고음에서 중간 C 위의 E(E4)까지라고 본다. 사실 그거야 웬만한 사람이면 다 낸다. 훌륭한 베이스는 저음의 경우 G2까지, 고음의 경우 A3까지 낼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인간의 욕망은 한이 없어서인지 베이스에게 더 낮은 저음을 요구한다. 특히 슬라브 계통의 작곡가들은 무슨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무조건 낮은 음을 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라흐마니노프의 ‘저녁기도’(Vespers)에서는 중간 C에서 2옥타브 훨씬 아래인 Bb까지 내도록 하고 있다. 일반 베이스들로서는 난감한 음정이다. 아무튼 이로부터 ‘러시아 베이스’(Russian bass)라는 용어가 생겨났다. 아주 예외적으로 깊고 낮은 음을 내는 베이스를 말한다. ‘러시아 베이스’들은 저음에서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지만 고음에서는 여간 고통이 아니다. 이들에게는 중간 C 이상의 소리를 내는 것이 대단히 힘든 일이다. 영국의 벤자민 브리튼은 베이스에게 중간 C 이상의 음을 내는 것을 당연한 듯 요구하였다. 그의 합창곡인 ‘어린 양을 기뻐하라’(Rejoice in the Lamb)는 베이스의 일반적인 음역을 넘는 고음을 내도록 하고 있다. 하바드음악사전(The Harvard Dictionary of Music)에 따르면 베이스의 음역은 저음 E2에서 고음 C4까지라고 정의해 놓았다. C4는 중간 C이다. 그나저나 베이스는 보통 말할 때에 아주 저음으로 얘기할 것 같지만 실제로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소리로 얘기를 한다.


합창에 있어서 베이스는 사정에 따라 각각 다르게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는 합창에서 베이스와 바리톤간에 구별이 없다. 극단적인 저음이나 고음을 제외하고는 음역이 거의 중복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성합창(T-T-Bar-B)이나 남성4중창(T-L-Bar-B)에서는 바리톤과 베이스를 구별한다. 남성합창에서는 제1테너, 제2테너, 바리톤, 베이스로 구분하며 남성4중창(Barbershop quartet)에서는 테너, 리드, 바리톤, 베이스로 구분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일반적으로 베이스는 바리톤보다 낮은 음성을 내도록 되어 있다. 특히 러시아 합창에 있어서는 베이스가 바리톤보다 무조건 낮은 음성으로 노래를 부르도록 되어 있다. 베이스는 고전음악, 특히 오페라에 있어서 다음과 같이 몇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바쏘 칸탄테(Basso Cantante): 리릭 하이 베이스(Lyric High Bass): 리릭 베이스-바리톤(Lyric Bass-baritone)

바쏘 칸탄테(Basso Cantante)는 ‘노래하는 베이스’라는 뜻이다. 바쏘 칸탄테는 다른 베이스에 비하여 좀 더 높고 좀 더 서정적인 음성을 가졌다. 그래서 리릭 하이 베이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바리톤의 한 분야인 리릭 베이스-바리톤과 같은 범주이다. 오페라에서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 푸른수염(Bluebeard): 바로토크의 ‘푸른 수염의 성’

- 돈 피짜로(Don Pizzaro): 베토벤의 ‘휘델리오’

- 로돌포 백작(Count Rodolfo): 벨리니의 ‘몽유병자’

- 블리치(Blitch): 칼리슬 플로이드의 ‘수잔나’

- 메피스토펠레(Mephistopheles): 구노의 ‘파우스트’

- 돈 알폰소(Don Alfonso): 모차르트의 ‘여자는 다 그래’

- 레포렐로(Leporello):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

- 피가로(Figaro):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 돈 바질리오(Don Basilio):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

- 실바(Silva): 베르디의 ‘에르나니’

- 필립 2세(Philip II): 베르디의 ‘돈 카를로스’

- 발터 백작(Count Walter): 베르디의 ‘루이자 밀러’

- 차카리아(Zaccaria): 베르디의 ‘나부코’

  

베르디의 '돈 카를로'에서 필립 2세 역의 베이스 바리톤 페루치오 푸를라네토와 엘리사베스 역의 마리나 포플라브스카야

                    

드라마틱 하이 베이스(Dramatic High Bass): 드라마틱 베이스-바리톤(Dramatic Bass-baritone): 호에르바쓰(Hoherbass)

드라마틱한 베이스 중에서도 바리톤에 가까운 베이스를 말한다. 바리톤 중에서 드라마틱 베이스-바리톤이 맡을수도 있다. 독일어로는 호에르바쓰(Hoherbass)라고 부른다. 대표적인 역할은 다음과 같다.


- 이고르 공(Prince Igor): 보로딘의 ‘이고르 공’

- 보리스(Boris)와 발람(Valaam): 무소르그스키의 ‘보리스 고두노프’

- 클링조르(Klingsor): 바그너의 ‘파르지팔’

- 보탄(Wotan): 바그너의 ‘링 사이클’

- 카스파르(Caspar): 베버의 ‘마탄의 사수’

 

보로딘의 '이고르 공'에서 이고르 공은 주로 드라마틱 하이 베이스가 맡는다.

                             

바쏘 부포(Basso Buffo): 벨칸토 리릭 부포(Bel Canto Lyric Buffo)

부포(Buffo)라는 말은 ‘웃기는’이란 뜻이다. 서정적인 역할이지만 콜로라투라 테크닉이 뛰어난 베이스를 말한다. 주로 벨칸토 오페라에서 코믹한 인물 또는 마음씨가 좋지 않은 인물이다. 그래서 벨칸토 베이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대표적인 역할은 다음과 같다.


- 돈 파스쿠알레(Don Pasquale): 도니제티의 ‘돈 파스쿠알레’

- 둘까마라(Dulcamara):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

- 돈 바르톨로(Don Bartolo):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

- 돈 바질리오(Don Basilio):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

- 돈 마그니피코(Don Magnifico): 로시니의 ‘라 체네렌톨라’

- 메피스토펠레(Mephistopheles): 구노의 ‘파우스트’

- 돈 알폰소(Don Alfonso): 모차르트의 ‘여자는 다 그래’

- 레포렐로(Leporello):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

 

'돈 조반니'에서 레포렐로(바닥에 누워 있는 사람)는 주로 바소 부포가 맡는다.

                                       

드라마틱 부포(Dramatic Buffo): 슈베러 슈필바쓰(Schwerer Spielbass)

드라마틱 코믹 베이스를 말한다. 그렇다고 코믹한 역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심각하게 드라마틱한 역할도 많이 있다.


- 칸 콘챠크(Khan Konchak): 보로딘의 ‘이고르 공’

- 바쿨루스(Baculus): 로르칭의 ‘밀렵꾼’(Der Wildschutz)

- 페란도(Ferrando):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

- 달란트(Daland): 바그너의 ‘방랑하는 네덜란드인’

- 포그너(Pogner): 바그너의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 훈딩(Hunding): 바그너의 ‘발퀴레’

 

바그너의 '방랑하는 네덜란드인'에서 달란트는 주로 슈베레 슈필바스가 맡는다.

                           

청년베이스(Jugendlicher Bass)

청년베이스(유겐틀리허 바쓰)라는 명칭을 붙인 것은 베이스의 나이와는 관계없이 젊은이의 역할을 맡아하는 베이스를 말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역할은 다음과 같다.


- 이고르 공(Prince Igor): 보로딘의 ‘이고르 공’

- 레포렐로, 마세토, 돈 조반니(모두 청년이다):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

- 피가로(Figaro):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 발람(Valaam): 무소르그스키의 ‘보리스 고두노프’

- 콜리네(Colline): 푸치니의 ‘라 보엠’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에서 피가로 역은 주로 유겐틀리허 바스가 맡는다. 사진에서 피가로 역은 오렌 그라두스

                        

드라마틱 베이스(Dramatic Bass)

강력한 음성을 가진 베이스이다. 드라마틱 하이 베이스(또는 호에르 바쓰)에 비하여 더 낮은 피치의 베이스이다. 대표적인 역할은 다음과 같다.


- 블라디미르 야로슬라비치(Vladimir Yaroslavich): 보로딘의 ‘이고르 공’

- 석상(Commendatore):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

- 알비세(Alvise): 폰키엘리의 ‘라 조콘다’

- 종교재판관(Grand Inquisitor): 베르디의 ‘돈 카를로스’

- 반쿠오(Banquo): 베르디의 ‘맥베스’

- 피에스코(Fiesco): 베르디의 ‘시몬 보카네그라’

- 페란도(Ferrando):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

- 달란트(Daland): 바그너의 ‘방랑하는 네덜란드인’

- 하겐(Hagen): 바그너의 ‘신들의 황혼’

- 하인리히(Heinrich): 바그너의 ‘로엔그린’

- 구르네만츠(Gurnemanz): 바그너의 ‘파르지팔’

- 파프너(Fafner): 바그너의 ‘라인의 황금’과 ‘지그프리트’

- 마르케(Marke):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에서 석상(콤만다토레)은 주로 드라마틱 베이스가 맡는다.

                      

바쏘 프로푼도(Basso Profundo): 로우 리릭 베이스(Low Lyric Bass) 

더 설명이 필요 없는 가장 낮은 베이스이다. 마치 깊은 동굴 속에서 울려나오는 소리와 같은 베이스이다.


- 아르켈(Arkel): 드빗시의 ‘플레아와 멜리상드’

- 브로니(Brogni): 자크 알레비의 ‘유태여인’

- 오스민(Osmin): 모차르트의 ‘후궁에서의 도주’

- 콤멘타토레(Commendatore):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

- 자라스트로(Sarastro): 모차르트의 ‘마술 피리’

- 피멘(Pimen): 무소르그스키의 ‘보리스 고두노프’

- 라브르(L'Arbre): 라벨의 ‘어린이와 마법’

 

모차르트의 '마술피리'에서 자라스트로 역은 주로 바소 프로폰도가 맡는다. 사진은 자라스트로와 파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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