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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너(Tenor)

정준극 2009. 5. 5. 04:56

테너(Tenor)


합창에서는 테너의 음역이 C3(중간 C로부터 한 옥타브 아래)로부터 A4(중간 C의 위에 있는 A)정도까지이지만 오페라에서는 고음의 경우, 이른바 ‘테너 C’ 또는 '하이 C'라고 불리는 C5를 낼수 있어야 한다. 테너라는 단어는 라틴어 테네레(Tenere)에서 비롯한 것이다. ‘붙잡는다’(hold)라는 뜻이다.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의 다성음악에서는 테너의 역할이 구조적으로 기본음을 유지해 주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기본음, 즉 멜로디를 붙잡아준다는 뜻에서 테네레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다른 모든 파트들은 일반적으로 테너를 기본으로 하여 조성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테너는 주로 긴 음표로서 길게 소리를 내었다. 15세기에 이르기까지 다성음악에서 높은 음은 콘트라테너(Contratenor)가 맡았다. 그러므로 일반 테너는 낮은 음을 유지해 주어 전반적인 화음을 잡아주는 역할이었다. 따라서 중세의 악보에서 테너라고 적혀 있으면 이는 음역을 뜻하기 보다는 파트의 역할을 의미했다.

 

테너라고 하면 우선 엔리코 카루소가 생각난다. 카루소는 테너의 대명사이다.


테너의 구분


테너는 소리의 특색에 따라 몇가지로 구분되며 음역과 음질에 따라서도 구분될수 있다. 4부 합창에서 테너는 베이스보다는 높은 음을 내는 파트이지만 소프라노와 알토보다는 아래의 음을 낸다. 테너를 제1테너와 제2테너로 구분하는 경우에 제1테너(First Tenor)는 테너가 알토보다도 높은 음을 낼수 있다. 이 경우에 테너의 음역은 대략 B2에서 A4까지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남성은 그런 높은 음을 내기가 어려우므로 실제로 테너는 바리톤과 거의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다. 아카펠라에서는 가벼운 바리톤(하이 바리)이 활세토(Falsetto)로서 테너의 음역을 노래할수 있다.


남성4중창(Barbershop quartet)의 경우에는 테너가 가장 높은 음역을 담당한다. 남성4중창의 네 파트는 테너, 리드, 바리톤, 베이스이다. 이 경우에 테너는 대체로 활세토로서 노래를 부른다. 남성4중창에서의 테너는 대체로 카운터테너를 말한다. 남성4중창에서 테너의 음역은 저음의 경우 중간 C의 아래인 Bb으로부터 고음의 경우 하이 C 또는 하이 D까지 갈수가 있다. 테너라는 용어는 성악에서뿐만 아니라 기악에서도 해당된다. 예를 들면 테너 색소폰이다. 다른 색소폰보다 더 높은 음역의 소리를 낼수 있는 색소폰을 말한다. 미국 남부음악인 블루그래스(Bluegrass)음악에서는 멜로디를 리드(Lead)라고 부르며 테너는 리드보다 더 높은 음역의 소리를 내도록 하고 있다. 블루그래스 음악에서는 바리톤이 멜로디를 부를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 바리톤을 ‘하이 바리톤’이라고 부른다.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의 한 장면. 테너 리챠드 해독

 

오페라에서 테너의 역할


우리 말로 번역하기는 어렵지만 성악의 음역, 또는 성역(聲域)을 구분하는 용어로 Vocal range와 Tessitura라는 것이 있다. 둘 다 음역, 또는 성역이라고 번역하고 있지만 정확한 표현인지는 모르겠다. 두 용어의 의미는 분명히 다르다. 합창단원이나 팝송 가수는 보컬 레인지에 따라 음성의 타입이 구분된다. 하지만 고전음악의 독창자(솔리스트)는 테씨투라에 따라 음성의 타입이 구분된다. 테씨투라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음색이 가장 훌륭한 상태에 있는 경우를 말하며 또한 성량에 있어서도 가장 힘들이지 않고 낼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어쨌거나 일반적으로 테너가 낼수 있는 저음은 A3이지만 특별한 경우에는 중간 C보다 한 옥타브 아래에 있는 C3까지 내야하는 경우도 있다. 테너는 고음의 경우에 C6(중간 C로부터 한 옥타브 위의 C)를 무리 없이 낼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오페라에서는 테너로 하여금 더 높은 음을 내도록 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벨리니의 ‘청교도’에서는 F5까지 내도록 되어 있다. 실제로 테너중에 이정도로 높은 음을 낼수 있는 테너는 별로 많지 않다. 그래서 테너로서 ‘청교도’를 공연의 참가하게 되면 아르투로(Arturo)역을 맡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만일 맡았을 경우에도 F5를 내야할때에 적당히 음을 낮추어 부르는 일이 많다. 


오페라의 테너는 레제로(Leggero) 테너, 리릭 테너, 스핀토 테너, 드라마틱 테너, 그리고 헬덴(영웅)테너, 테노르 부포(슈필테노) 등으로 구분할수 있다.


레제로 테너


레제로 테너는 남성의 리릭 콜로라투라라고 보면 된다. 가볍고 경쾌한 음성이며 고음에서는 하이C를 어려움 없이 부를수 있어야 한다. 말하자면 테너중에서도 가장 높은 음을 낼수 있는 테너를 말한다. 레제로 테너는 간혹 Tenore di grazia(우아한 테너) 또는 Light-lyric tenor(라이트 리릭 테너)라고 부른다. 주로 모차르트, 로시니, 도니제티, 벨리니, 그리고 프랑스 작곡가의 오페라와 바로크 레퍼토리에 등장하는 테너이다.


오페라에서 레제로 테너(테노레 디 그라치아)의 대표적인 역할은 다음과 같다.


- Almaviva(알마비바 백작):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

- Arturo(아르투로): 벨리니의 ‘청교도’

- Don Ottavio(돈 오타비오):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

- Ferrando(페란도): 모차르트의 ‘여자는 다 그래’

- Gerald(제랄드): 비제의 ‘라크메’

- Cahpelou(샤플루): 아돌프 아당의 ‘롱쥐모의 마부’

- Ramiro(라미로): 로시니의 ‘라 체네렌톨라’

- Tonio(토니오): 도니체티의 ‘연대의 딸’


세계적인 레제로 테너는 페루치오 탈리아비니(Ferruccio Tagliavini), 후안 디에고 플로레즈(Juan Diego Florez), 프릿츠 분더리히(Fritz Wunderlich), 존 알러(John Aler), 라크웰 블레이크(Rockwell Blake), 윌리엄 마테우찌(William Matteuzzi), 크리스 메리트(Chris Merritt)등이다.


리릭 테너


일반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테너이다. 우아하면서도 찬란하며 강력한 소리를 낸다. 그러면서도 무겁지 않다. 루치아노 파바로티(Luciano Pavarotti), 호세 카레라스(Jose Carreras), 로베르토 알라냐(Roberto Alagna), 롤란도 빌라존(Rollando Villazon), 마르첼로 알바레즈(Marcelo Alvarez) 등이 리릭 테너를 대표한다.


오페라에서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가장 사랑받는 역할들이 리릭 테너이다.


- Alfredo(알프레도):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 David(다비드): 바그너의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 Duke of Mantua(만투아 공작): 베르디의 ‘리골레토’

- Edgardo(에드가르도): 도니제티의 ‘람메무어의 루치아’

- Elvino(엘비노): 벨리니의 ‘몽유병자’

- Faust(파우스트): 구노의 ‘파우스트’

- Hoffmann(호프만): 오펜바흐의 ‘호프만의 이야기’

- Idomeneo(이도메네오):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

- Rodolfo(로돌포): 푸치니의 ‘라 보엠’

- Romeo(로메오): 구노의 ‘로메오와 줄리엣’

- Tamino(타미노): 모차르트의 ‘마술 피리’

- Werther(베르테르): 마스네의 ‘베르테르’

- Wilhelm Meister(빌헬름 마이스터): 토마의 ‘미뇽’


스핀토 테너


스핀토 테너는 리릭 테너에 비하여 보다 무겁고 보다 드라마틱한 음색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드라마틱 테너보다는 드라마틱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스핀토 테너는 드라마틱 테너보다는 리릭 테너에 가깝다고 볼수 있다. 스핀토라고 부르는 것은 소리를 밀어내어 멀리까지 뚫고 나갈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스핀토 테너로서는 엔리코 카루소(Enrico Caruso), 카를로 베르곤치(Carlo Bergonzi) 등이 있다.


오페라에서 스핀토 테너의 역할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 Alvaro(알바로): 베르디의 ‘운명의 힘’

- Andrea(안드레아): 칠레아의 ‘안드레아 셰니에’

- Canio(카니오):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

- Don Carlos(돈 카를로스): 베르디의 ‘돈 카를로스’

- Don Jose(돈 호세): 비제의 ‘카르멘’

- Erik(에릭): 바그너의 ‘방랑하는 화란인’

- Ernani(에르나니): 베르디의 ‘에르나니’

- Manrico(만리코):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

- Mario Cavaradossi(마리오 카바라도씨): 푸치니의 ‘토스카’

- Maurizio(마우리치오): 조르다도의 ‘아드리아나 르쿠브로’

- Pinkerton(핀커튼): 푸치니의 ‘나비부인’

- Riccardo(리카르도): 베르디의 ‘가면무도회’

- Turiddu(투리두):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드라마틱 테너


멀리 울려 퍼지는 강력하고 풍부한 음성의 테너를 말한다. 주로 영웅적인 역할을 맡는 테너가 이에 속한다. 대표적인 드라마틱 테너로서는 프랑코 보니솔리(Franco Bonisolli), 마리오 델 모나코(Mario del Monaco), 프랑코 코렐리(Franco Corelli), 플라치도 도밍고(Placido Domingo), 호세 쿠라(Jose Cura)등이다.


오페라에서 드라마틱 테너의 대표적인 역할은 다음과 같다.


- Calaf(칼라프): 푸치니의 ‘투란도트’

- Otello(오텔로): 베르디의 ‘오텔로’

- Radames(라다메스): 베르디의 ‘아이다’

- Rodolfo(로돌포): 베르디의 ‘루이자 밀러’

- Samson(삼손): 생-생의 ‘삼손과 델릴라’

- El Cid(엘 시드): 마스네의 '르 시드'


헬덴테너(Heldentenor)


풍부하고 강력하며 드라마틱한 음성을 지닌 테너를 말한다. 헬덴(영웅)이라는 단어가 말해주듯 헬덴테너는 대체로 독일 낭만주의 오페라의 주인공들이다. 이탈리아에서 말하는 테노레 드라마티코(Tenore dramatico)와 같은 의미이지만 헬덴테너는 테노레 드라마티코보다 더 바리톤에 가깝다. 바그너 오페라의 주인공들이 헬덴테너에 속한다. 가장 대표적인 역할은 바그너의 지그프리트(Siegfried)이다. 폭넓은 음역, 강력한 스태미나, 여기에 뛰어난 극적분위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대표적인 헬덴테너로서는 요셉 티하체크(Josef Tichatschek), 루드비히 슈노르(Ludwig Schnorr), 에른스트 크라우스(Ernst Kraus), 로릿츠 멜키오르(Lauritz Melchior), 베른트 알덴호프(Bernd Aldenhoff), 제임스 킹(James King), 볼프강 빈트가쎈(Wolfgang Windgassen), 욘 비커스(Jon Vickers), 벤 헤프너(Ben Heppner) 등이다.


대표적인 헬덴테너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 Florestan(플로레스탄): 베토벤의 ‘휘델리오’

- Loge(로게): 바그너의 ‘라인의 황금’

- Lohengrin(로엔그린): 바그너의 ‘로엔그린’

- Parsifal(파르지팔): 바그너의 ‘파르지팔’

- Siegfried(지그프리트): 바그너의 ‘지그프리트’와 ‘신들의 황혼’

- Siegmund(지그문트): 바그너의 ‘발퀴레’

- Tannhauser(탄호이저): 바그너의 ‘탄호이저’

- Tristan(트리스탄):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 Walter(발터): 바그너의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테노르 부포(Tenor buffo)


연기력이 뛰어나며 자기의 독특한 음성을 창조할수 있는 테너를 말한다. 독일에서는 슈필테노르(Spieltenor)라고 한다. '연극테너'라는 의미이다. 테노르 부포는 조역이지만 코믹한 역할을 주로 맡는다. 대표적인 역할로는 ‘피가로의 결혼’(모차르트)에서 돈 바질리오(Don Basilio), 지그프리트(바그너)에서 미메(Mime), ‘마술 피리’(모차르트)에서 모노스타토스(Monostatos), ‘후궁에서의 도주’(모차르트)에서 페드릴로(Pedrillo) 등이다.


오페레타에서의 테너 역할


길버트-설리반의 코믹 오페라에서는 최소한 한명의 주역급 리릭 테너가 등장한다. 다른 역할들로서는 번슈타인의 ‘캔다이드’에서 Candide(캔다이드), 요한 슈트라우스의 ‘박쥐’에서 Eisenstein(아이젠슈타인), 레하르의 ‘메리 위도우’에서 Camille(카미유), 롬버그의 ‘학생 왕자’에서 Prinz Karl(칼 왕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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